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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헝가리산 '에게리 비카베르'- 전쟁통서 곰삭은 농축된 맛

▶토카이 와인셀러에서 와인의 색과 선명도를 체크하고 있다.


 

스스로 유럽의 아시아인이라는 뚜렸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 헝가리와 그 와인에 대해 알아보자.

유럽의 아시아인이라는 고립감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자살율도 높지만 무엇에 하나 파고들면 세계 제일이 되고야 마는 기질은 아시아 초원을 넘어온 유목민의 후예다운 모습이다. 이 나라의 유명한 와인은 터키와의 전쟁 중에서 나오게 된 것이나 이름 붙여 진 것이다.

에게르지역의 에게리 비카베르(Egeri Bikaver)는'황소의 피'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는데 그 이름의 유래는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552 년 이스트반 도보가 이끄는 헝가리 전사와 알리 파샤가 이끄는 터키군대가 에게르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었다. 치열한 전투도중 헝가리전사들은 에게르산 레드와인을 마시고 있었고 그들이 마시다 흘린 와인자국이 턱수염과 옷에 얼룩이 되어 남았다. 헝가리 전사들의 지칠줄 모르는 체력의 비결이 그들이 마시는 붉은 액체라고 본 터키 군대는 그것이 황소의 피를 그대로 마시는 것이라 상상하게 되었고 그다음 이 소문을 들은 터키군대는 공포에 사로잡혀 퇴각하였다.

이 이후로 에게르지역의 와인은'황소의 피'로 불린다. 와인의 스타일은 가벼우면서도 조금 거칠고 값은 대부분 10달러 미만에서 형성되어 있다.

또 하나 유명한 와인은 토카이(Tokaj)지역의 토카이(Tokaji)와인이다. 이 와인의 유래 역시 터키와의 전투에 동원된 이 지역의 농민들이 포도 수확기를 놓쳐 버리고 습하고 따뜻한 이지역의 가을날씨로 인해 포도알이 다 부패가 되어 버림으로 시작되었다. 버리기는 아까워 몇몇 농부들이 말라버린 포도알로 와인을 만들어 보았더니 농축된 당분과 지금은 노블 랏(noble rot)이라 부르는 곰팡이균의 작용으로 비할데 없는 훌륭한 맛을 내었다.

다른지역에서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와인과 비교해 보자면 독일의 트로켄 베렌 아우스레제보다는 100년 정도 프랑스의 소테른보다는 200년 정도 앞서 이 와인이 생산 되었다.

사회주의 체제하에서는 과거의 명성을 많이 잃었으나 1989년 이후에 서방자본이 들어오고 품질개선이 이루어진 후 다시 옛 명성을 찾았다.

한국식 갈비나 불고기에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