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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무더운 여름엔 화이트 와인


한국에서는 상류층을 중심으로 와인붐이 일기 시작했고 유통구조와 관세때문에 값이 비싼 탓인지 고급품 위주의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와인의 자체생산이 없거나 아주 적어 수입을 많이하는 나라들의 공통점이기도 하지만 여기에 한국만의 특기할 사항은 레드와인이 전체시장의 90%를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4년 통계를 보면 한국은 와인의 전체 소비량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레드와인이 대부분인 보르도와인의 수입량에서만은 세계 10위를 차지했다.(수입물량 1위부터 9위까지는 조금씩 양이 줄었는데 한국은 48%가 늘었다.)
여기 한인사회도 레드와 화이트의 소비 비율이 한국과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짐작될 만큼 한인 와인애호가들의 레드와인 선호도는 상당히 높다.

한국과 여기 한인사회가 서로 다른 환경에도 이런 공통점이 있다는 것은 흔히 접하는 화이트와인이 한국사람의 입맛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을것 같다.

가장 대표적인 화이트와인 샤도네를 보자.

프랑스 부르고뉴가 원산지인 이 품종은 캘리포니아에 와서 이 지역 고유의 스타일로 발전해 왔다.

샤 도네의 버터같은 풍부한 감촉에다 오랜시간 참나무통에 숙성시켜 짙은 참나무의 향이 강하게 나게 하고 와인안의 사과산(Malic acid)을 젖산(Lactic acid)으로 변화시켜 신맛을 줄이는 맬로랙틱(Malolactic)발효공법을 많이 사용해 전체적으로 무거우면서 부드러운 와인을 만든다.

거기에다 가장 인기가 있는 켄달 잭슨의 샤도네는 발효중 포도의 당분이 알콜로 변하는 과정을 조절해 잔류당분을 많이 갖도록 하여 맛이 달콤하다.

이래보면 느끼하고 단것을 좋아하는 미국사람 구미에는 딱 맞아 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사람에게는 아닌 것이다.

와인초보자는 짙은 참나무향에서 쓴맛을 느낄테고 애주가에게는 잔류당분이 거부감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 화이트와인이 없다고 아주 무더운 날 와인을 마셔야 할 자리에서 레드와인만을 마시면 미지근 하고 텁텁한게 맛을 즐길 수가 없다.

이럴때 한번쯤 마셔볼만한 화이트와인 몇가지를 소개, 추천해 보겠다.

추 천의 기준은 너무 흔하지 않으면서도 질은 좋아 와인을 찾는 사람의 식견이 돋보일 수 있으며(이런 와인을 비치한 식당이나 와인스토어는 그곳 사람들이 이 와인들을 자신있게 권할수 있는 경우이므로 소비자로서는 안전한 선택이기도 하다.) 스타일은 청량하고 가벼운 것으로 했고 브랜드나 포도품종보다 지역에 중점을 두었다.

*프랑스 르와르(Loire)지방의 상쎄르(Sancerre).....세계 최고의 소비뇽 블랑을 생산하는 지역. 레몬과 풀내음에 여러 미네랄이 느껴지며 깔끔하고 톡 쏘는 느낌을 준다. 가벼운 양념을 한 흰살생선요리나 크리미하고 향이 짙은 프랑스 치즈와 잘 어울린다. 조금 더 강한 소비뇽 블랑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같은 르와르 지역의 뿌이-퓌메(Pouilly-Fume)산 와인을 권한다.

*프랑스 알사스(Alsace)지방의 리슬링(Riesling).....프랑스지만 독일어권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알사스는 독일과 같이 포도품종을 표기한다. 우아하고 복합적인 여러 과일향이 적당한 산도와 잘 어우러져 있다. 독일의 리슬링과는 달리 달지않고 드라이하며 중국이나 한국음식같이 양념이 강한 요리와 잘 어울린다.

*오스트리아 바하우(Wachau)지방의 그뤼너 벨트리너(Gruner Weltriner)....오스트리아 역시 독일어권이어서인지 라벨에 포도품종을 표기한다. 1980년대 중반 부동액 스캔들로 와인산업이 완전 피폐화 된 후 1990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고 정밀한 품질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다시 돌아온 오스트리아의 대표와인. 어떤 인공적인 조작도 허용 안되는(심지어 참나무통 숙성도 안됨) 까다로운 법규때문에 가장 순수한 와인의 맛을 볼수있다. 깨끗하고 드라이 하면서 산도가 높아 샐러드같은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스페인 갈리시아(Galicia)지방의 리아스 바이하스(Rias Baixas).....포르투갈 북쪽과 접한 지역으로 다른 스페인지역과는 달리 강우량이 많고 비옥한 지역이다. 알바리뇨(Albarino)품종으로 만드는 이곳의 화이트와인은 복숭아와 살구등의 향이 감미롭게 다가온다. 모든 종류의 다양한 해산물요리와 잘 어울린다. 조금 더 순한 스타일을 선호하면 같은 포도품종을 쓰는 포르투갈의 빙요 베르데(Vinho Verde)가 좋다.(포르투갈에서는 알바리뇨를 알바링요(Albarinho)라 부른다.)


*뉴질랜드 말보로(Marlborough)지역의 소비뇽 블랑.....근래에 많은 인기를 끌고있는 와인. 드라이하지만 과일향이 매우 풍부하고 짜르르한 감촉을 주는 미네랄성분은 상큼한 기분을 준다. 초밥, 생선회와 좋은 조화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