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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감독, 심형래를 만나다 - 딴지인터뷰

한 때 그는, 그 자신이 용가리였다.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안 해서 못한다'는 일갈을 뿜어대며 IMF로 좌절해 있던 대한한국을 일으켜 세울 용가리 통뼈. 대한민국은 그를 찬양했다. 그러다 정작 <용가리>가 개봉하자 그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한도 끝도 없이 추락하더니 급기야 어디서도 소식을 들을 수 없어져버린 지 꽤 된다.

그를 만나기로 한 건 그러나 사살은 그 동안이 궁금해서가 아니었다. 앞으로가 궁금해서였다. <디워>라는 영화를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를 오래 전부터 들어왔으나 올해 드디어 개봉한다는 데도 도대체 어디서도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또 다시 괴수 영화라니. 미친 건가. 위대한 건가.

그를 만나보자.

3월 8일 영구아트 본사 사장실에서 이너뷰는 이뤄졌다. 본지에선 총수와 술탄이 출동했고 그는 혼자였다.

 

심: 오늘 스파이더맨 제작한 친구가 왔었어요, 미국에서..
총: 아, 그래요?

심: 그 사람은 한.. 사 천 몇 편을 제작한 친구고, 미국친구인데.. 그러니까.. 지금 이제 서서히 미국에서 소문이 나가지구, 우리한테 프러포즈한 메이저에서 보자고.. 그런 걸 보고 내가 느낀 게, 옛날에는 유니버샬에서 이사 하나 만나는데도 밖에서 40분 동안 기다렸는데, 5분 만나려고.. 지금은 거꾸로 한국까지도 찾아오고..

메이저 4군데에서 지금 들어왔는데.. 배급은 뭐 전혀 문제 없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참 그 동안.. 매스컴 플레이라고 그래야 되나? 없었던 것도 과장해서 막 하구 그러는데 앞으로는 그런 게 많이 줄어야 할 거예요. 내가 요번에 놀란 게, 이번에 영화 만들 때, 미국 스텝들이 256명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한국을 가 본 친구들이 한 명도 없었어요. 처음에 내가 그거에 놀랐고, 한국을 아는 친구들도 별로 없더라구요.

그는 아무 것도 묻지 않았음에도 이렇게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총: 그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하기로 하구요. 이 인터뷰의 특징부터 말씀 드리면 사건 하나가 아니라 그 사람 전체를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심: 예.
총: 먼저 어린 시절 이야기인데요. 어디를 찾아봐도 그런 이야기가 없던데.. 왜 어린 시절 경험이.. 그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보면.. 갈 길을 결정하고 그렇잖습니까.

심: 내 어렸을 때는, 그때는 이제 동시상영을 많이 했고. 제가 영등포에서 태어났거든요?
총: 아.. 영등포에서..

심: 영등포 문래동에서요. 영등포 초등학교를 거쳐서.. 남도극장이라고 있었어요. 영등포에 보면 군인들이 보는 극장, 화랑극장이라고 있었다구요. 거기서는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봤고..
총: 국민학교 시절에..

심: 예. 그담에 <용가리>를 보고, <빨간 마후라>를 보고. 이런 영화를 보면서 제가 굉장히 자극을 많이 받았죠. 어린 나이에..

총: 영화를 보면서 내가 크면 영화감독이 되겠다, 이런 생각 하셨어요, 혹시?
심: 아니.. 감독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처음에 이제, 아 내가 영화배우가 되어야겠다.. 처음엔 그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그때 어릴 때는 돈이 없으니까, 쎄벼 들어간다고 하죠?

총: 숨어들어가는 거요? 흐허허

심: 예, 몰래. 그러다가 걸리기도 해서 벌도 많이 서고. 또 그때는 혼자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러니까 어린이들은 이제 혼자 들어가면 옆에 꼽사리 껴서 같이 들어가고 하던 경우가 많았어요. 그렇게 해가지구 영화란 영화는...
총: 다 보고..

심: 예. 그때는 규제가 그렇게 심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아이들이 보는 거라든가 어른들이 보는 거..
총: 18금 이런 것들이요..

심: 예. 그런 것들이 별로 없었고. 그러니까 옛날에 그.. <사기왕 미스타허> 허장강씨가 나오는 영화도 보고, 고담에 이제 <별난 여자>, 뭐 <아빠 안녕>.. 하여간 그런 영화 쭉 보다가 쇼크를 받은 게 <용가리>란 영화인데, 그게 67년도니까 제가 열 살 때죠.

총: 일본영화였나요?
심: 아니요, 한국.. 김기덕 감독이 만드셨죠.
총: 아..

1967 김기덕 감독의 <대괴수 용가리>. 국내 SF 영화의 실질적 효시. 흥행에도 성공했으나 일본에 수출되는 과정에서 원판까지 넘어가 국내엔 필림이 남아있지 않다.

심: 근데 그 <용가리> 스텝들이 전부 일본 <고지라> 만들었던 스텝들이었죠.
총: 그랬군요.
심: 그때 소년중앙이라고 있었어요. 이제 어린이들 보는 잡지.
총: 알죠.

심: 거기에 보면, 용가리 제작 과정 같은 거도 보고. 저는 이제 그걸 수십 번 봤죠. 그리고 <빨간 마후라>. 그때 신영균씨가 그냥 세이버 F86 타고 다리에 추락하는 장면 같은 거. 신상옥 감독님이 제작한 건데.. 그 영화 같은 것을 보고 또 자극을 맞고. 아, 나의 길은 이제 영화배우다. 감독이고 뭐고 떠나가지고...

총: 영화를 특별히 좋아했다는 거 말고 또 동네에서 유명했다던가?
심: 동네에서 유명했다는 거는... 그때는 뭐 어린이들이니까 누가 유명하고 유별나고 그런 건 없었죠. 그런데 누가 칼을 문방구에서 사잖아요? 전부 칼을 사는데, 저는 칼을 사지 않고.. 걔네들은 전부 요만한 칼이에요. 장난감..

총: 플라스틱 칼..
심: 저걸 이겨야 되면 최소한 따블은 되어야겠다.. 그거보다 더 큰 칼을 내가 맨들어갔구,
총: 으하하

심: 담배 은박지 있잖아요. 그걸 싸악 씌우니까, 산 거보다 훨씬 좋죠. 그리고 다 이기구.
총: 애들은 문방구에서 샀는데, 직접 만들어서...
심: 저는 그걸 이기려면 큰 칼이 필요한데, 문방구에서는 다 요만하잖아요, 칼이. 그거의 두 배 길이로 만들어 가지구 다 이겼어. 은박지 싸 가지구..(웃음)

직접 해결하는 승부욕. 이긴다는 것. 그를 설명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심 : 그리고 제가 어릴 때 발명 같은 걸 좋아했어요, 발명.
총: 직접 만들고 발명하고?
심: 예예. 누가 이렇게 보니까.. 우리 형 방에다가 전기장판이 없어 가지구, 코일을 싸악 감아 갖고. 코일 알죠?
총: 예.
심: 코일을 방바닥에다 쭈욱 감는데... 소케트에 딱 꽂으니까는 뜨뜻해지더라구요. 야아~ 저걸 보고 나도 발명 특허를 내야겠다. 보온 장갑을 만들어야겠다..

총: 보온장갑?
심: 예. 우리 아버님 가죽 장갑을 뒤집어 까 가지구....
총: 흐흐허

심: (웃음) 코일을 싸악 거기다 스카치테이프 붙여 가지구.. 실험할 사람이 있어야지요. 그래 우리 아버님 신문 보고 계시는데, 당신 장갑을 드리며 아버님 그 장갑 그거 끼우시라고. (부친께서)왜 그러냐구 자꾸.. 근데 또 막내아들이 끼우라니까, 귀찮으니까, "알았어"... 끼우고 "뭐, 이게 뭐냐?" 그러시고 신문 보시는데, 소케트 꽂았더니 그게 터지더라구.

총: (박장대소)
심: 우리 아버님 기절하고, 장판 홀라당 다 타구...(폭소) 그게 선이 길어야지 안 터지는데... 또 그런 것도 있었구... 이제.. 그런 쪽에 관심이 굉장히 많았어요.

총: 형제분들은 어떻게 되시죠?
심: 우리가 칠남매예요.
총: 어이쿠.
심: 2남 5녀죠.

총: 막내..
심: 예, 막내 아들이죠.
총: 그럼 앞으로 전부 딸이고 뒤로 두 분이 아들...
심: 아니죠. 첫째 누님 계시고 둘째 누님 계시고 고담에 저희 형님, 고담에 셋째 누님, 넷째 누님 그리고 저, 고담에 이제...

총: 연예 비즈니스계에 계시는 분들은 더 안 계시구요?
심: 아, 안 계시지요.
총: 혼자만?
심: 예.

총: 중고등학교 시절에 특별한 것은 없었나요?
심: 고등학교 때 제가 응원단장 같은 걸 좀 하고. 또 제가 기타에 흥미가 있어 가지구,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전자기타를...
총: 초등학교 4학년 때요? 굉장히 빠른 건데요.

심: 예. 그때는 벤쳐스.. 뭐 기타맨이라던가 아님 샹하이 트위스트라던가 이런 것들이 굉장히 유행했었다구요. 따다다당 따다다당 당 당 뭐 그런 거. 그런 음악 듣고 또 굉장히 좋아 가지구.. 기타 시작한 건 국민학교 4학년 때부터였죠.
총: 기타를 잘 치십니까, 지금도?

심: 뭐 지금도 조금.. 학교 다닐 때 제가 리드 기타도 하고. MBC 대학가요제 1회 때 나갔다가 떨어지기도 하고. (웃음)
총: 대학가요제 1회 때 나갔다가 떨어지셨군요.(웃음)
심: 예선에서 떨어지고.(웃음)

총: 뭘 전공하셨습니까?
심: 저는 식품공학과 나왔어요.
총: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바로 개그맨이 되셨어요?
심: 그렇죠. 군대 갔다 와서.

총: 배우가 아니라 개그맨으로 딱..
심: 그런데 그때 제가 딱 나왔을 때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이주일 선배님이 그냥 엄청나게 인기를 얻으실 때였는데. (흉내내며) 일단 뭔가를... 뭐 하고 그럴 때. (웃음)
총: 80년대.

심: 예. 친구들하고 보고 있는데, 이주일 선배님 나오면 막 자지러지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볼 때, 저걸 이길 수 있겠다, 제가...
총: 흐허허

더 웃길 수 있겠다.. 말하지 않고, 이길 수 있겠다.. 라 말한다.

심: 그래서 이제 개그맨을... 그때 개그맨 인기 있는 친구들이 많았었죠. 그런데 제가 도전을 해가지구 한번 해봐야겠다... 그때는 대상 상금이 백 오십 만원이었어요. 그런데 우리 친구들이 초봉 받을 때는 28만원 받았었다구요.

총: 개그맨 콘테스트 같은 게 있었나요?
심: 제 1회 대학 개그제. KBS에서. 대학 개그 콘테스트가 있었어요. 그래서 거기에 들어가서 제가 동상으로 입상했죠.
총: 그때 같이 했던 사람들이?

심: 그때 같이 했던 사람들이 이경래... 뭐.. 지금 다 그만 둬 가지구.
총: 그리고 나서 KBS 개그맨으로 데뷔하신 건가요?
심: 제 1회. 대학개그제 1회로 들어가고, 그 담에 들어온 게, 이봉원, 조금산...
총: 그때 KBS는 공채로 안 뽑았나요?

심: 아 그게 정식 공채죠.
총: 아, 컨테스트로 공채를 뽑았군요.
심: 예예. 그렇죠. 그때 예선이 4차 이상 통과해야 하니까...
총: 그러면 KBS 개그맨 1기네요?

심: 제가 1기죠.
총: 그 시절에 개그맨이라고 하는...
심: 그 전에는 이제 개그맨이라..
총: 코메디언이라고 했잖아요.

심: 아니, 개그맨이라고 있긴 있었죠. 전유성 선배님이 시초죠. 고영수씨 전 임성훈 선배님이라든가 전유성 선배님 이런 분들이 개그맨 창시자였고. 그런데 공채로 뽑은 것은 KBS가 처음이죠. 그때는 TBC 시절이니까 라디오에서 나오긴 많이 나왔죠. 김형곤, 이성미 이런 사람들이 라디오에서 데뷔를 해 가지고... 방송국에서는 KBS가 대학개그제로..

총: 개그맨이라고 정식으로 뽑은 건 그때가 처음이죠?
심: 처음이죠.
총: 그냥 개인기로 여기저기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했는데...
심: 예. 그렇죠.

총: 그렇군요. 그래서 개그맨으로 사실은 굉장히 인기를 누리셨잖아요?
심: 그렇죠.
총: 그러다가 일반인들은 잘 모르게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셨어요.
심: 그때는 제가 최고 인기 있을 때.. 음... 사실 어떻게 보면 그만 둔 거죠, 그거를.

총: 영구...
심: 뭐 그때는 영구, 펭귄, 파리, 칙칙이... 내일은 챔피언.. 뭐 아버지와 아들... 변방의 북소리부터 해 갖고 무지하게 많았죠.
총: 저도 그거 다 기억나는 데..
심: 그런데 그걸 하루아침에 그만두게 된 동기도 사실...
총: 개그맨으로 한 10년 가까이...
심: 10년 넘죠.
총: 그죠.

심: 제가 그때 당시에 인기 있을 때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뽑은 우상 중에서 제가 3위를 한 적이 있었는데.. 1위가 세종대왕, 2위가 이순신 장군, 3위가 심형래, 4위가 에디슨, 5위가 퀴리부인.. 살아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죠. (웃음)

총: 하하 기억 납니다, 저도.
심: 예. 그 해 신문에 났었죠.
총: 예. 신문에 났었어요.

심: 예. 그 정도였는데... 근데 제가 일본이나 외국을 다니면서 느낀 게 많아요. 정말 우물 안 개구리구나, 이게.. 그런 걸 느꼈죠.
총: 여행 다니시다가?

심: TV로... 인기가 있는데... 공중파로 쏘면 그걸로 끝이고. 아이디어는 막 죽어라 만들어야 되는데 그걸로 끝이고, 쏴버리면 끝이고.. 그러니까 너무 1회성이 강하고. 그런데 비해 외국의 밥 호프라든가 찰리 채플린. 그 사람은 죽어서도 지금까지도 그 필름이 세계적으로 코메디의... 그러면서 그런 쪽으로 제가 많은...

아무리 한국에서 인기가 있더라도 1시간 반 비행기 타고 일본만 가 봐도 나의 존재가치가 아무 것도 아니더라는 거죠. 그런 거에 비해서 외국의 배우들이라든가 코미디언들은 뭐 세계적으로... 그런 걸 보고, 아, 한국에서 암만 인기 있어봐야 소용이 없구나...

다시, 승부욕.

총: 욕심..
심: 욕심이 아니죠, 그건.
총: 야망.

심: 그렇죠. 아니 야망이라기 보다,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되나.. 암만 국내에서 우상이고 인기 있으면 뭐 하나... 그래서 세계적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매체가 영화더라구요.

총: 그게 몇 년도죠? 영화를 처음..
심: 제가 영화를 처음 시작한 거는 84년도부터 시작을 했죠.
총: 그때 첫 영화가?
심: <품바>라고, 남기남 감독의..
총: 그때는 그냥 출연만 하신 건가요?

심: 예, 그렇죠. 제가 인기가 있으니까 출연만 한 건데, 출연하다 보니까, <품바>, <작년에 왔던 각설이>, <여로>, <심형래 탐정 큐> 뭐, 이런 영화를 쭈욱 찍으면서 많이 느꼈어요.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왜냐면 그동안 제가 방송국이란 시스템에서만 일을 하다가 영화는 더 크게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밖에 나가보니까 카메라 한 대하고 조명하고, 길거리에서 영구 분장 하고 뛰어다니면 그게 영화더라구요. 근데 이건 아닌데...

제가 TV에서 볼 때, 미국에서 영화 만드는 시스템이나 이런 것들은 미국 내가 아니고 세계를 마켓으로 하는데 우리는... 방송국에서 출연료 받는 거나 똑같이 출연료 받고 그냥 여기 나오고 저기 나오고 이러면서 세월을 보내는 거죠. 기왕 이렇게 시간을 보낼 바에는 세계시장을 겨냥하는 걸 한 번 해봐야겠다... 그러면서 많은 노력을 했는데, 제 혼자 힘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만한 조건이 나라에 갖춰져야 그게 가능하더라구요. 그 당시 마케팅 하는 사람도 없고, 암만 영화를 만들어도 세계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길도 없고...

총: 처음으로 직접 만드신 영화가...
심: 제가 <영구와 공룡 쭈쭈>라는 걸 만들었죠. <용가리> 같은 영화죠. 그 담에 <티라노의 발톱>.
총: 그게 두 번째 영화인가요?

심: 그렇죠. 제가 직접 제작한 거는 그거고.
총: 그거 말고 저기 뭡니까..
심: <우뢰메>, <영구와 땡칠이> 그런 거 같은 것도 제가 다 기획한... <영구와 땡칠이> 같은 것도 국내에서는 <인디아나 존스>를 이겼지만...

총: <우뢰메>와 <영구와 땡칠이>의 경우, 제가 기억하기로는 극장 개봉을 안 하고 시민회관이나 그런데서 개봉을 해서..
심: 그랬다가 개봉관으로 갔죠, 다시. 그런데서 개봉하다가 워낙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니까,

총: 그래서 100만이 넘었다...
심: 훨씬 넘었죠.
총: 그래서 당시 공식적인 흥행 1위라고 하는 영화보다 실질적인 흥행 기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영구와 땡칠이>다...

실제 영구와 땡칠이는 200만은 족히 동원했다고 말해진다. 80년대 200만은 지금의 천만과 비견될만한 수치다. 더구나 철저히 어린이들만을 대상으로.

심: 그러니까 예를 들면, 지금 대학생이라든가 군대 간 친구들이라든가... 제 영화를 안 본 친구들이 없죠. 그게 다 관객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죠. 그 세대 전체가 다.. <영구와 땡칠이>, 뭐 <우뢰메> 안 보고 자란 아이들이 없죠.

총: 그때 그 영화들은 직접 제작, 감독은 하신 건 아니고 주연만 하신 건가요?
심: <영구와 땡칠이> 같은 거는 제가 전부 기획을 했죠. 대본도 쓰고.. 그때 장덕근이라는 작가 놓고 대본도 쓰고, 기획도 하고... <영구와 땡칠이> 같은 경우는..

총: 감독은 따로 있었나요?
심: 그때 남기남 감독이었죠.
총: 아, 그 유명한 남기남 감독..

남기남감독. 사실은 본지에서만 유명하다. 그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클릭 하시라.

심: 하지만 거기에 나오는 것들은 남기남 감독님하고 저하고 아이디어를 많이 짰죠. 펭귄 권법 같은 거.. 고런 거는 필름으로 처음 이제... 공중에 떠서 들어가고 하면서 드라큘라와 싸우는 씬 같은 거라든가...
총: 그때 와이어 액션 많이 하셨죠.

심: 그때 와이어 액션도 많이 했죠. <영구와 땡칠이> 같은 영화는 관객하고 대화하는 영화루다가... 누가 그러는데 기네스북에 올랐다나? 제일 처음 영화 시작할 때, "여러분 다같이 영구를 한번 불러봅시다, 하나 둘 셋 하면, 아이들이 "영구야~~", 그러면 성우가 "소리가 작아요, 다시 한번 불러봅시다, 하나 둘 셋" 그러면 막 극장이 떠내려가잖아요, "영구야~~~" 그러면 제가 이제 "영구 업따" 하고 시작하는 건데.. (웃음) 그걸 한 번 부르려고 난리가 났었죠. 줄이 거의.. 진짜 한 몇 백 명씩 섰었죠.

총: 아이디어 좋네요. 누가 냈던 아이디어였나요?
심: 제가 낸 아이디어죠. 제가 왜 그런 감을 가지고 있었냐면... 옛날에 <남이 장군>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남이 장군>. 김진규씨가 주인공이고 이해춘씨가 아주 나쁜 역할로 나오셨어요. 근데 너무너무 나쁜 역할이 죽지를 않는 거예요. 그래서 내 친구하고 둘이 가서, 우리가 죽이자.. 그래갖구 우산대로다가 활을 만들어갖구..

총: 영화 보다가.. (폭소)
심: 영화보다가 이해춘씨 나오면 그냥 둘이서 쐈죠.
총: 푸하하.. 스크린에다가 대구.. (폭소)

심: (웃음)어릴 때니까 거기에 몰입해갖구, 나쁜 놈인데 안 죽는 거야. 그래갖구 고때 나올 때 얼굴 쪽을 향해 쐈는데, 스크린에 구멍 나 가지구..(웃음) 그래서 난리가 났었잖아..

총: (웃음) 그게 언제 적 일입니까?
심: 그때 초등학교 때 일인데.. 3학년 땐가? 아마 그럴 거예요. 내 친구하고 우산대로 활 만들어 가지구, 앞에다가 못, 실로 감아가지구.. 이번만큼은 죽이자...
총: 흐허허허... 그러니까 어린이들은 영화 속 인물에게 그만큼 감정이입을 한다..

심: 그쵸. 영화란 걸 모르고 착각을 하는 거죠.
총: 그 기억을 되살리셔서 영화에 장치를 하신 거군요.

심: 예.. 또 내 친구 하나는.. 그때 어릴 때는 성인용도 막 봤으니까... 그때 여배우, 누군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베드씬을 하려고 하는 찰나에 기차가 지나가니까.. 그 놈은 맨날 그 장면을 보는 거야.. 그래서 너 왜 자꾸 본 거 보니 하니까, "언젠간 저 기차 고장 나겠지.."

총: 으허허허 기차 고장나서 그 장면 가리지 않을 때까지 계속 보러 갔군요.(웃음)
심: 고장은 그게 죽어도 안 나니까.(웃음)
총: 으허허허
심: 그게 영화라는 걸 잊어먹는 거죠, 어릴 때... 어린이들이 몰입하니까.

총: 그럼 직접 <쭈쭈>하고 <티라노의 발톱>을 제작하시게 된 게 몇 년도입니까?
심: 그때가... 92년도죠.
총: 거기서부터 고생길이 시작됐네요..

심: 그때는 뭣도 모르고 왜 우리나라 영화가 수출이 안 되나... 그래갖구 <티라노의 발톱>을 보면 대사가 하나도 없어요. 원시인이니까 대사 안 넣어도 되잖아요. 그래서 대사 하나도 안 넣구 거의 그냥 행동으로만 만들었는데, 결국 수출이 안됐죠. 왜냐면 이제 기준점도 안 맞고, 수출하려면 굉장히 많은 게 필요해요. 스물 네 가지 정도를 만들어야 되는데... 대본도 네 개가 있어야 되고, 칼라 코렉션이라든가 프린트라든가 이런 것들을 다 맞춰줘야 되니까.. 그런 것 자체를 우리가 몰라 가지고 준비를 못했죠.

총: 92년에 처음 <영구와 공룡 쭈쭈> 라는...
심: 그렇죠. 그게 용가리에요, 사실은. 용가리 시초.
총: 그게 아동용 영화...

심: 그렇죠. 어린이 영화죠. 뭐냐면 이제, 영구가 술래잡기를 하다가 동굴 속에 숨었는데, 못 찾게 동굴 깊이... 그거 누가 찾겠어요. 그런데 동굴에서 갑자기 지진이 나면서 알이 하나 굴러 떨어지는 거죠, 알. 그 알에서 새끼 공룡이 나온 거죠. 그걸 보고 놀래 갖구.. 학교에 가서 벌서다가.. 그 공룡이 이제 영구네 집으로 오는 거죠, 어느 날. 갈 데가 없으니까.

총: 으허허허.. 갈 데가 없으니까.. 으하하
심: 이제 거기서 공룡을 만나는데.. 어미 공룡이 새끼 공룡을 찾으러 오고 벌어지는.. 아동용 영화죠.
총: 그때 그 공룡은 어떻게 제작하셨습니까?

심: 그 공룡을 제작하는데.. 아주 죽을 고생 했어요. 그... 공룡 제작하는 데가 없는 거예요, 우리나라에...
총: 없었겠죠, 공룡 영화를 아무도 안 찍었으니까..

심: 그래서 소품 하는 아저씨한테, 제가 이런 영화를 만드는데 공룡 만들 수 있냐니까, 자기는 공룡 본 적도 없는데... 꼬리는 어떻게 이제 만들면 만들겠대, 꼬리. 화면 바깥에 공룡이 있다고 생각하고 꼬리만 잡고 있으면 안 되냐고.. 그래서 그게 무슨 공룡 영화냐고 그래갖고.. 제가 일본을 갔어요. 일본에는 그런 거 만들어주는 데가 굉장히 많더라구요.

총: 괴수영화 본산이니..

심: 예. 고지라 만들었던 오야타 프러덕션이라던가, 도에이, 가가, 도호, 닌텐도.. 하여간 그런 거 제작하는 뭐.. 파워레인저 만들었던 그 싸바이라던가 뭐 이런 회사들이 무지무지 많아요, 일본에는. 근데 제가 공룡 만드는 데를 갔어요. 동경에서 한 세 시간 정도 차타고 갔는데, 쪼그만 창고더라구요. 거기서 뭐 고지라 그걸 만들더라구요. 고무 발포시켜서 만드는데, 그거 보니까 참 한심하더라구요.

총: 별거 아니다...
심: 이걸 못 만들어 가지구 내가 여까지 사러 왔나... 얼마냐니까 이거 만들라면 한 이 천만 엔 정도 들어야 된다고 하더라구요.
총: 2억 정도네요?

심: 네, 2억 정도 되죠. 근데 이걸 하나 못 만들어가지고... 겉에만 보고 이제 간 거죠. 가서 이제 제가... 미대 나온 애들 뽑고.. 공룡 조각은 잘 됐는데, 피부는 뭘로 됐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무조건 고무로 해야 되겠다 했는데, 고무 종류가 난 또 이렇게 많은지 몰랐어요.(웃음) 라텍스부터.. 하여간 콘돔 만드는 고무부터 실리콘부터.. 무지무지 많은 거에요.

그래서 아, 실리콘으로 피부를 만들어보면 되겠다... 근데 그때 4미터가 넘는 공룡인데... 실리콘으로 피부를 씌워놓으니까, 조각은 몰라도 고무니까 다 쓰러지잖아요. 그 안에 철심을 대고. 또 움직여야 하니까 그 안에 또 우리 애들을 집어넣은 거 아니에요. 그 안에 들어갔던 애들은 이제 영화계를 떠났는데...

총: 우하하하 (박장대소)
심: 너무 힘들어가지구...(폭소)
총: (여전히 폭소)

심: 자기가 영화 하러 왔지.. 공룡 속에 들어가서... 머리를 받쳐야 하니까.. 뒤에는 이제 자기가 들고, 꼬리는 막대기 이렇게 흔들어야 되고. 걸어야 되는데 이 발이 또 안 맞는 거야. 발이 안 맞으면 또 다시 빽 해가지구... 그거 하고 고만뒀어요.
총: (폭소)

심: 그리고 <영구와 공룡 쭈쭈>에서 보면 입에서 불이 파악 나가야 되는데, 불 나면.. 들어가 있는 사람 머리 위에 공룡 머리가 있는 거죠? 그런데 잘못하면 머리털 다 타죠. 그러니까 불로는 못하고, 불 끄는 CO2 있죠? CO2 연기 확 나가는 거. 그거를 공룡머리에... 내가 입으로 '익' 하면, 입에 무는 파이프를 하나 대갖고, 이렇게 하면 입이 열리는 거예요.

열리면 그때 바깥에서 호스를 길게 해서 CO2 팍 쏴주면, 입을 이렇게 하면 CO2가 촥 나가는 건데... 멀리서 이제 카메라로 찍고 촥촥 걸어와 가지고 미니어쳐 탁 밟아야 하는데, 거기에 걸려서 자빠지지를 않나..

총: 으허허.. 공룡이 걸려 자빠진다..

심: 예, 공룡이...(웃음) 그럼 또 다시 올라가서 그거 또 일으켜 세우느라고. 세워가지고 쭈욱 오는데, 레디 액션 하면 촥 하고 입 벌리고 CO2가 촥 나오는데... 레디 액션, CO2 탁 나오더니 갑자기 발버둥을 치더라고 막... 그 쏘는 호스가 안으로 들어간 거야..

총: 으하하하
심: 순간적으로 산소가 없어지니까 (웃음) 자기 살려달라고. 갑자기 공룡이 발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가슴을 치면서..(웃음) 그래서, 저 자식 왜 그래 저거 저거? 빨리 걸어와! 그랬더니, 살려달라고, 공기가 없다고.. (폭소) 그래갖구 진짜 5분간 기절했죠. 그런데 사실 그렇게 찍어놓고 딱 보니까, 이제 상영을 해야 되는데, <쥬라기 공원>하고 같이 붙었죠.

총: 아, 그때가 <쥬라기 공원> 나올 때였군요?
심: 네. 그 1탄 나올 때니까.
총: 엄청났었죠, <쥬라기 공원>이 준 충격이.

심: 옆의 극장하고 같이 개봉했는데, <쥬라기 공원>은 뭐 암표까지 사 갖고 막 줄을 서고 그러는데... 그때 우리가 만들었던 공룡은 또 이제 탈을 만들어가지고 극장 앞에 세워놨었다구요. 누가 그러는데, 비가 온대. 공룡 혼자 비 맞고 서 있는데, 사람은 하나도 없고..

총: 허허허
심: 참... 지금 얘기니까 그렇지, 제작자는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어요. 그런데 그런 경험을 겪으면서, 또 쥬라기공원을 보면서... 아 미치겠더라구요. 어떻게 화면 속에서 저렇게 살아있는 듯한 공룡이 움직일 수 있나, 어떻게 피부가 저렇게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나... 그런 거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없죠. 실제 영화제작하는 사람들 중에서. 저걸 내가 해내야겠다..

또 다시. 승부욕. 그의 인생 터닝포인트에선 항상 이렇게 극적 승부욕이 등장한다.

총: 그때 쭈쭈를 직접 제작하셨으면 제작비를 거의 다 까먹었겠습니다.
심: 그렇죠. 다 까먹었죠.
총: 그때는 개인적으로, 개그맨으로 혹은 영화 출연해서 번 돈을 다 투입하셨겠네요.

심: 뭐 다는 아니지만... 제가 돈을 굉장히 많이 벌었어요 개그맨 하면서. CF도 많이 찍고 영화도 많이 찍고 해갖구. 연예인 소득 랭킹 1위를 제가 4년간 했습니다. 근데 영화를 제작 해야겠다 했을 때는 사실 그걸 전부 영화에 투자했죠. (공룡쭈쭈에) 전부 다 한 거는 아니고 그때 당시 돈 7억이면 굉장히 컸죠.

총: 7억. 쭈쭈 제작비가 7억.
심: 아우, <영구와 땡칠이> 제작비가 2억 5천만원이었으니까.

총: 당시 기준으로 대형 스펙타클이었네요?
심: 그렇죠. 그러고 <티라노의 발톱>이 그때 당시 돈으로 22억.
총: 쭈쭈가 나오고 나서 바로 <티라노의 발톱>으로 들어가셨나요?
심: 예예, 그렇죠.
총: 거의 동시에 진행하신 건가요, 이게?

심: 거의 동시에 진행했다고 보셔도 되죠.
총: 그러니까 쭈쭈는 아동용으로, <티라노의 발톱>은 성인용으로..
심: 예, 티라노는 성인도 같이 볼 수 있는.. 왜냐면 엄마들이 제가 영화 만든다고 하면은 지는 안 들어오고 애만 들여보냈다가 자기는 바깥에서 쇼핑하고, 몇 시에 여기에서 만나. 그런 걸 탈피해보자 그래 가지구..
총: <티라노의 발톱>은 무슨 스토리였습니까?

심: <티라노의 발톱>은 한 원시인 부락이 있는데, 하나의 반항이죠, 반항. 족장이 하나 있는데 모든 걸 족장이 먹고 난 다음에, 찌끄럭지를 나머지 원시인들이 먹고. 계속 왜 힘이 세다고 해서.. 그런데 거기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 하나가 족장이 먹는 다리를 훔쳐 먹다 걸려 가지구 티라노의 제물로 받쳐지는 거죠. 그걸 바라보는 원시인 하나가 - 제가 직접 나왔는데, 그것을 과감하게 깨는 거죠.

그래서 티라노가 먹으려고 하는 여자를 구해가지고 도망을 가는 거죠. 도망가다가, 고생 뭐 무지무지 하죠. 도망가다가 우리보다 더 조금 발달한, 그쪽 마을을... 제가 이제 쓰러지는데 그쪽 마을의 원시인이 구해 가지구... 그쪽 마을을 가보니까, 돌화살도 있고..

총: 문명을 배워서..
심: 문명을 배워 가지구 그 마을로 다시 돌아가서 화살로 이제 촌장을 죽이는.. 그래서 평화를 되찾고 서로 나눠먹는.. 고기를... 그런 얘기예요.

총: 고기를 나눠 먹는다.. 으하하하(박장대소)

웃고 나선 살짝 미안했지만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그래서 결국 고기를 나눠 먹는 대미를 상상하자니.

심: 근데 중요한 건..
총: 그런데 그게 개그가 아니었죠, 중요한 건.
심: 아, 진지했죠, 되게.
총: 하하...

심: 그런데 가면서 이제 공룡들을 만나야 되는데. 공룡들이.. 그때 만든 게 익룡도 만들고, 박쥐공룡도 만들고.. 많이 만들었어요. 그리고 그 사이에 코믹한 것도 많이 들어갔죠. 그래도 연기가 좀 되는 것들이.. 우리 개그맨 후배들이었으니까, 개그맨 후배들이 많이 고생을 했죠. 티라노에 나왔던 개그맨들이 다 스타 됐어요.

총: 그랬나요?
심: 예. 그런데 진짜 웃기는 게..
총: 진지한 건데 어떻게 다 개그맨을 쓰셨습니까?
심: 왜냐면 연기가 되니까.
총: 배우들은?

심: 예, 배우들은 쓰려면 비싸니까. 그래갖구 우리 후배들을 다 벗겨놓고, 정말 산 속에다, 선운사였는데, 그때가 3월 초니까 무지무지 추웠죠. 지금 이 상태에서 선운사에 벗겨놓으니까 3일 되니까 진짜 원시인 되더라구요, 애들이.

총: 으하하하하

심: 그러고 웃기는 게, 새벽 4시에, 족장이 서찬호라고 키가 2미터... 우리나라에서 제일 클 거예요. 레슬링 했던 친군데, 거인이죠 거인. 서찬호라고.. 새벽 4시에 났어요. "감독님, 제가 먼저 내려가겠습니다." 그러고 그 복장에 지팡이 들고 내려오다가 등산객들을 만났대요. 등산객 두 명 기절했답니다.
총: 으하하하

심: 산 속에서 그런 사람을 만나니까.
총: 소위 말하는 영화제작 시스템이 있는 충무로하고 아무 상관없이 그냥 영화사를 혼자 만드신 다음에, 공룡 만드는 법은 일본 가서 눈대중으로 보고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서 혼자 하신 거잖아요, 전부 다.

심: 그렇죠.
총: 영화배우들 비싸서 개그맨 후배들 다 불러 가지고.. (웃음)
심: 거의 반 강제죠. (웃음) 선배가 하라면 하는 거니까.
총: 흐하하하

심: 그래도 돈은 다 줬어요, 그때.
총: 이거는 해외에 진출할 거니까 진지하게 찍고.
심: 예, 진지하게 좀 찍자..
총: 또 해외에서는 어차피 그 사람들이 개그맨인지 모르니까...

심: 그때 우리 개그맨 후배들은 진짜 원시인 같았어요. 생긴 게 다....(폭소) 이제 정상적으로 올바르게 생긴 애들도 거기 들어오면 다 상태가... 틀니를 하나씩 박았는데..
총: 으허허허

심: 첨에는 이름을 다 적어놨거든요? (웃음) 그런데 섞어놓으니까 나중에는 (웃음) 틀니가..
총: 구분이 안돼, 으하하하

심: 틀니가 안 맞아갖구.. 그리고 온몸에 털이 나야 된다고 뽄드를 다 발라가지구..
총: 뽄드, 우하하하
심: 거기다가 털을 다 심어 가지구 피부병에 (폭소) 걸리기도 하고...

총: 아니 근데, 이게 자기 돈을 쏟았다면 이게 된다고 생각하고 덤비신 거잖아요, 사실은?

심: 된다고 덤비는 거 보다도, 이제 음... 열 받는 거죠. 왜 미국은 저렇게 영화가 정말 잘 나오는데, 우리는 왜 못 나올까...
총: 그러면 왜 충무로 쪽하고 손잡고 해본다거나..

심: 그때 스텝들 다 충무로 스텝들이에요. 카메라맨, 연출부 다. 제가 충무로하고 안한 적은 없죠. 그런데 충무로란 거가 어디 딱 있는 게 아니라 영화사들이 있는 거지. 충무로하고는 계속... 지금 우리 카메라 스텝들이라든가 조명 스텝들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이 다 충무로 스텝들이예요.

총: 제 말은 예를 들어서, 충무로 제작사하고 그 쪽 감독하고 그 쪽 배우 시스템 뭐 이런 걸 이용하실 생각을 안 하시고 왜 혼자서 다..

심: 아아... 그런데 배우시스템을 이용할래도 일단 첫째 캐라가 좀 비싸고, 캐라 줄 돈으로 저는 공룡을 한 마리 더 만드는 쪽에 투입을 해야 되겠다 싶었고. 사실 이런 SF 영화 같은 경우에는 유명한 배우가 나올 필요는 없죠. 그리고 이제.. 어, 감독이란 거는... 충무로감독하고 첨에 같이 했죠. 그런데 저하고 마인드가 좀 안 맞으니까. 제가 보는 앵글하고 그 친구가 보는 앵글하고 많이 차이점이 나니까, 차라리 내가 직접 하자, 그렇게 된 거죠.

총: 이 영화 두 편은 상업적으로 성공 못했죠?
심: 그렇죠. 많이 손해 봤죠.
총: <티라노의 발톱>까지 하시고 나서 바로 <용가리>로 뛰신 건가요?
심: 아니죠. 그전에 이제 세 편의 영화를 더 만들었죠.
총: 어떤 영화죠?

심: <우주괴물 불가리>, <할매캅>, <드레곤 투카>.
총: 전부 어린이용이네요?
심: 그렇죠. 그런 것들을 만들면서 하나씩 하나씩 업그레이드가 되기 시작했죠. 그리고 고담에 <파워킹>
총: 그게 다 본전 하셨나요?

심: 아니죠. 그때... 계속 손해를 봤죠.
총: 대부분.. 직접 제작하고?
심: 다 만들었어요, 저희가. 왜? 만들어주는 데가 없으니까.
총: 자금은?

심: 그때는... 자금 정도는 제가 좀 벌어놓은 게 있어 가지구. 집도 팔고, 땅도 팔고 하면서 계속 투자를 한 거죠. 그때는 외부에서 펀딩이 없었어요. 그때는 지방 판권 배급사들이 호남 쪽은 얼마, 영남 쪽은 얼마 이렇게 모아서 영화 제작을 하던 시절이니까. 그래서 배급은 어디가 맡고 이런 시스템이었어요. 지금처럼 창투사가 투자를 한다거나 이런 시스템이 아니었죠.

그는, 직접 한다. 영화사도 직접 세우고 자금도 직접 조달하고 감독도 직접 하고 시나리오도 직접하고 주연도 직접 한다. 그 방식의 비효율을 말할 수 있다. 무모함도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도저히 무시할 순 없다. 돈 있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요, 열정만으로 설명하기도 부족하다. 이건 캐릭터다.

여기서부터 <용가리>를 묻기 시작했다.

총: <용가리> 프로젝트가 기획된 것은 언제입니까?
심: <용가리> 프로젝트는 구십... 기획된 것은 한 95년부터 기획된 거죠.

총: 그런 경험들을 계속 해 나가다가, 이제 CG를 제대로 해서 대형 프로젝트 한번 해보자..

심: 예, 근데 그때 고생 많이 했죠. 말로는 CG지만, 그때 우리 회사에서 CG하는 친구를 구해서 한 번 해보려고 했더니... 제가 7년차예요, 제가 6년차예요, 제가 CG 업계의 최선두주자에요... 그래서 그럼 용가리 한 번 만들 수 있느냐 했더니, 어우.. 사진만 주면 다 만든다고 하더라구요.

 


영구아트무비 본사 건물 옆을 차지한 용가리 동상

제가 생각할 때 기본상식으로 절대 모델링이 있어야 되는데, 사진만 주면 만든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돈을 주고 한번 만들어봐라 해서 두 달 동안 기다렸더니 소식이 없어요. 그래서 가봤더니 갖고 온 게, 악어를 만들어갖고 온 거예요, 악어.

총: 흐흐흐

심: 전혀 다른 게 나온 거죠. 이래서는 안 되겠다, 그러면 내가 직접 해야겠다, 이것도... 해서 용가리란 거를 직접 만들어가지고, 그때 최초로 해외 세일로 50만 달러, 프리세일로 딜 메모만 한 것만 270만 불.

내가 직접 해야겠다.

총: 직접 하셨다는 거는...
심: 예, CG도 앞으로 직접 해야겠다..
총: 그때 그래서 인력을 뽑아서 CG를 직접 하기 시작하셨고..

심: 예, 그 모형만 갖고는 한계가 있다. 컴퓨터 뿐만 아니라 미니어쳐까지 전부 다.. 그때부터 구축을 하기 시작한 거죠. 사실은 <영구와 공룡 쭈쭈>부터 하기 시작한 거죠.

총: <용가리>가 개봉됐던 게 2000년도 였던가요?
심: 아니죠. 99년도.
총: 그때 왜 굉장했었잖습니까?

심: 근데 이제 사람들이 몰라서 그러는데. 그때 프리세일이라는 용어도 우리가 처음 도입한 거죠. 저는 자부하는데 우리나라가 해외시장에 이렇게 많이 할 수 있다는 거를 가르쳐준 것도 <용가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그 전에는 영화 찍는 회사에서 우리나라 영화를 갖고 나가긴 나갔어요, 해외에.

실적이 거의 없었고, 있더라도 사실 그 기준점을 맞춰 갖고 다시 후반작업을 해서 줄 수가 없는 입장이었죠. 사운드트랙이라던가 이런 걸 분리해줘야 하는데 그걸 분리하지도 못했고. 그때 아날로그 시스템으로다가, 디지털이 아닌 그런 걸로 영화를 만들다 보니까 해외에 나가긴 나갔지만 전혀 판매를 할 수 없는 실정이었죠. 그때 당시 일본 하나만 우리가 150만 달러에 수출했습니다.

총: <용가리>가 150만 달러에 일본에 진출했나요?
심: 예. 계약을 했죠, 콤스탁에서.
총: 그때 말들이 많았잖습니까? 개봉하기 전에는 신지식인 이야기도 나오고, 텔레비전 광고도 나오고. 기대치가 높았다가 개봉하고 나서는 흥행이 생각만큼은 안 되고...

심: 그때도 사실 여름 방학 때 개봉을 하면 안 되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투자하시는 분들이 그때 개봉 안 하면 고소하겠다... 그런데 그때는 사실 시간을 좀 가지고.. 예를 들어 한 커트를 만들려면 여러 커트가 합작이 되어야 하는데, 그때는 기술력도 좀 딸렸고... 랜더링을 3월에 걸었는데 추석 때까지도 안 끝난 장면도 있었어요. 그런 과정도 겪고 그랬을 때는... 시간을 좀더 줬으면 더 퀄리티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었는데, 뭐 그때 무조건 개봉을 해야 된다 그렇게 하는 바람에...

CG의 퀄러티가 영화 흥행의 결정적 변수는 아니었다.

총: 또 저런 것도 있었잖습니까? 수출액이 실제 생각만큼 많이 나오지 않았다고... 실제로는 얼마나 됐나요?

심: 그거는 모르겠어요. 배급사 하는 친구가 일체 우리에게 그런 정보를 제공 안 해주고.. 뭐, 일본에 150만 달러에 계약 했는데, 프랑스는 갑자기 만 오 천불에 했다고 그러고. 또 어떤 거는 3천불에 했다고 그러고. 필름 하나 떠서 주는데 5천불인데 어떻게 3천불에 계약을 하냐고. 그건 말이 안 되죠.                    

그렇게 정확한 정보를 안 주고 감추고. 일본에 먼스터 영화제가 있었어요. 그때 용가리가 거의 메인이었었는데, 제가 용가리 우리가 여기에 만들어놓은 거 일본에 전시를 하자 그랬더니 그것도 우리 몰래... 몰래 다른 데서.. 우리 영구아트 그만뒀던 친구를 이용해서 몰래 용가리 만들어 갖고, 우리한테 알리지도 않고. 그러다가 걸려 가지구 제가 경찰에 고발도 하고...

총: 그때 뭐.. 고소 고발이라는 단어도 등장하고 사기라는 단어도 등장하고 했었는데. 지금 돌아보며 정리를 해보자면 어떤 부분은 시행착오였고, 어떤 부분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거고, 어떤 부분은 실제로 잘 됐는데 잘 안 알려져 있고, 정리를 해 주시자면...

심: 그게 뭐냐면, 이제 첫째, 배급사가 우리 영화를 해외에 배급 하겠다.. 인터넷 쭈욱 뒤져보면 다 나오거든요? 나간 데는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저한테는 1달러도 안 줬어요.

총: 해외배급에서..?

심: 예. 1불도 안주고. 그리고 계약서 조항에... 저는 사실 믿구서.. 그게 나는 계약서인 줄 몰랐어요. 갑자기 이게 있어야지만 자기가 팔 수 있다 그러니까, 나는 이제 배급하는 친구를 밀어줘야 되니까, 급하다고 하니까 얼른 싸인을 해 준거죠. 전부 다 영어로 되어 있으니까. 사실 그때만 해도 해외 변호사가 뭐 있겠습니까?

또 변호사 쓰려면 돈도 많이 들어가는데, 돈도 없었고. 그러다 보니까 계약서 조항이, 자기가 25% 가져가야 하고, 자기가 선공제해서 자기가 들어간 비용은 여기서 먼저 공제하고.. 그러면 25프로를 왜 받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지가 제목도 바꿀 수 있어요. 자기가 영화를 만든 거예요. 지가 제목도 바꿔야 하고. 그 계약서에 그렇게 되어 있더라구요.

총: 나중에 보니까..
심: 예, 나중에 보니까. 그러니까 거의 다... 그렇게 따지면 들어간 거 오만가지 다 첨가하면..

총: 그렇죠. 나중에 전부 비용으로 다 집어넣어 선 공제 해버리면.
심: 뭐 아무 것도 남는 게 없는 거죠. 그리고 어떤 테이프 보니까 <용가리>에 제가 참여한 걸루 되어 있더라구요. 자기네가 다 만들고 내가 참여한 걸로 되어 있더라구요.

총: 해외에 나간 걸 보니까..

심: 예. 그러니까 내가 너무 웃기잖아요. 내가 어떻게... 전부 다 기획을 해서... 제가 얼굴까지 마비되어 가면서, 그 추울 때, 몇 백 명이나 되는 직원들이 밤잠 안 자고 고생해서 만든 걸 낼름 한 입으로 먹은 거죠. 그러고 나서 당당하게 지금도, 내가 매스컴 플레이를 했다... 왜냐면 그때는 배급사에서 얘기해주는 대로만 그때 다 얘기한 거니까..

총: 아, 그럼 해외판권이니 해외에서 얼마 됐다 하는 건, 사실은 그 쪽에서 왔던 정보를 가지고 심형래씨가 얘기한 건데..
심: 예.

총: 나중에는 전부 혼자 책임을 쓴 거 거군요.

심: 그걸 다 뒤집어 씌우더라구. 참.. 사람이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그렇게 못하거든요. 그 많은 젊은 친구들이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미니어쳐 한 번 만들려면 손이 다 부르트고, 제가 얼굴까지 마비되고.. 그런 영화를 갖고 자기는 나가 가지고 챙길 돈은 다 챙기고, 그러고는 돈을 벌지 못했다... 그러니까 남의 시계를, 팔아줄게 가져와 그러고 가지고 나가서 내 경비로 다 써 갖고 니 시계는 없다.. 이거나 마찬가지예요.

총: 일단 해외 판매에 대한 이야기가 얘기 많았는데 사실 해외에 얼마나 팔았는지 모르겠다...

심: 예. 내가 몇 번이나 감사를 하자, 너가 얼마 썼냐.. 그런데 그걸 계속 미루고. 지금 미국에 있다는 사무실도 폐업하고.
총: 왜 그 쪽을 법적으로 고소하거나 그러지는 않으셨어요?

심: 진실은 알려져야 되겠죠. 알려져야 되는데, 이거는 정말 어떻게 보면은.. 뭐라고 그럴까? 자기네 미국 변호사가 있어요. 그 친구가 계약서 조항을 만들었는데.. 그 계약서를.. 이번에 <디 워> 해외 배급하는 친구한테 보여줬더니, 이거는 크레이지라고 표현하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돈을 얼마나 벌 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용가리>에 대해서는 미련이 없어요. 그치만 진실은 밝혀야죠.

총: 법적 대응은 왜 안 하십니까? 싸인을 했기 때문에?

심: 아니, 법적 대응을 왜 안 하냐... 일단은 뭐.. 어차피 25년 동안 자기가 하는 거니까. 지가 한다고 하니까. 그 안에 하면 되죠.

총: 25년 동안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까?
심: 완전히 지 꺼에요, 자기 꺼..

25년간 권한을 가지고 있어서 어차피 그 안에 하면 된다... 법적으로 따져도 어쨌든 계약서상으론 하자가 없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는 알 수 없으나 그는 이 대목에서 가장 억울해 했다.

총: 그럼 우선 해외배급과 관련된 것은 그렇고. 국내에서는 저런 얘기도 있었잖습니까, 영화 자체의 퀄러티에 대해서 뭐라고 하는 얘기. 저도 그 부분은 기억을 하는데, 그때 <고질라>가 같이 개봉을 했죠.

심: 근데 컬럼비아에서 만든 <고질라>하고... 거긴 제작비가 마케팅비용까지 1억 7천만 달러 들어간 거예요. 1억 7천만 달러 들어간 영화하고, 제가 만든 <용가리>하고, 또 일본에서 만든 <고질라>가 있어요. 그거하고 비교해보시면 알아요.

총: 요는 뭐냐면, 그때 콜럼비아 <고질라>보다 CG가 더 낫다.. 직접 하신 이야기인지 아니면... 하여튼 제가 보도 내용으로는 그렇게 본 기억이 있거든요?

심: 근데 그때 CG 쪽으로 그 정도의 퀄리티를 뽑아낼 수 있다는 거는... 우리 용가리 일어나고 하는 거 있잖아요? 뒤에 가서는 우리가 힘이 좀 딸려가지고 CG 쪽에 퀄리티가 떨어지지만 전반부 같은 경우는 거의 뭐...

총: 맞먹는다?
심: 맞먹죠. 지금도 보여줄 수 있죠.
총: 그게 개봉 전에 힘이 들어가서 좀 과장된 표현이 됐던 거다...

심: 아니요. CG는 제가 보더라도 잘 했어요.
총: 고질라보다 더 낫다고 말 할 정도는 아니었잖습니까, 사실.

심: 사람들이, 어느 장면은 고질라 보다 훨씬 낫고 어느 장면은 고질라 보다 못하고 이런 사람들이 있었는데.. <용가리> 다 보셨어요?
총: 예.

심: 용가리 일어나고, 용가리 걸어가면서 그 밑에...
총: 그 당시 국내 CG 수준으로는 굉장한 성과이기는 했는데..
심: 근데, 그런 거 인정해 줄 거는 인정해 줘야 하거든요?
총: 맞아요.

심: 근데 사람들이 보는 견해가... 우리나라에서 영화 쪽으로다가 그와 같은 퀄리티를 뽑아내려면.. 티비 사이즈와 영화 사이즈는 하늘과 땅 차이예요. 이게 다 점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필름에다 그 정도의 퀄리티를 뽑아낸다는 거는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총: 당시 우리나라 CG 수준으로 보자면..
심: 아 그럼요. 왜냐면, <용가리>를 비방을 하려면, 정말 <용가리>처럼 한번 만들어놓고 비방을 해도 괜찮아요.

총: 그때 여러 갈래의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한 갈래는 끝나고 나서 배급과 관련해서 어떻게 된거냐 사기냐 하는 얘기가 있었고. 또 하나의 갈래로는 지금 말대로 그, CG가 그 정도 수준이면 우리나라 수준에서는 엄청 잘된 거지만, 고질라 만큼은 아니지 않느냐 왜 과장을 했느냐 하는 얘기가 있었고, 또 한 가지는...

심: <용가리> 같은 경우는 미국에서 컬럼비아 트라이스타가 배급을 했거든요? 근데 컬럼비아 트라이스타가 배급을 하려면 그만큼 포스터라든가 새로 제작을 다 해야 해요. 그러고 이제 라틴말로 새로 더빙을 다 했어요, 성우 데려다가. 그 비용을 감안해 보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거죠.

총: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 했다?

심: 그래서 비디오 렌탈 시장에서는 1위까지 했어요. 이거 뭐 인터넷에 다 나오는 거니까. 우리가 개봉은 그때 못했지만 비디오 렌탈 시장에서 1위를 할 정도면, 그러면 우리 영화 중 어떤 영화가 1위를 했냐 이거죠. 포인트 하나만 보고 재미없다, 퀄리티가 저거 하다... 저는 모르겠어요..

할 말이 많았다.

총: 그때 기대치가 워낙 높아져 있었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실망감도 커서 그런 얘기들도 나왔던 거 같은데, 또 저런 이야기도 있었어요, 영화적 디테일.. 스토리가 엉성하고 소품이나 모든 게 대충이고... 예를 들어서 트럭이 지나가는데 미군트럭이 지나가야 하는데 우리나라 트럭이 지나간다던가...

심: 근데, 그.. 거 같은 경우에는... 제가 미국에서 찍은 게 아니라 한국에서 찍다 보니까... 사실 험브라든가 이런 것들이 없어요. 빌릴 수도 없고.
총: 조달할 수 없어서..

심: 예, 조달할 수가 없죠. 그러니까.. <쉬리>에서 삼성 헬기가 나오듯이. 원래 군용헬기가 나와야 되는데, 아니면 특수부대 헬기가 나와야 되는데... 그런 인프라가 전혀 없기 때문에, <용가리> 요소요소 장면 하나 놓고 다 따지면은, 그건 <터미네이터>도 마찬가지로, 옥의 티를 찾아라... 원래 티비 프로그램에도 있잖아요. 메이저 영화들에도 다 허점이 있고..

변명이 될 순 없다.

총: 물론 허점 있죠.
심: 예. 선 나오는 거도 있고 합성한 티 나는 것도 있고 많잖아요.
총: 근데 <용가리>는 일부러 찾지 않아도 될 만큼 그 티가 너무 많았고... 지금 <용가리>를 다시 보면 새로운 기분으로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제가 개봉 당시 두 번이나 봤었어요...

심: 근데 그거 보는 시각이 다 틀려요. 아이들은 또 굉장히 재밌다고 그러고, 무섭다고 그러고.
총: 아예 확실히 아이들을 타겟으로 했으면.. 그때 영어가 아니라 한국말로 했으면 어쩌면...

심: 그런데 저는 그때, 동시녹음한 걸 그대로 다 들려주고 싶었던 거죠.
총: 그리고 감독을 왜 직접 했냐 이런 얘기도 있었고.

심: 근데 그런 거 해 본 감독이 없잖아요. 예를 들면, 다른 SF 영화라고 만든 영화가 어딨어요? 그런 괴물 나오는 영화들이 어디 있었냐구요. 그러면 그런 것들이 합성이 되야 하고... 그런 감독이 없는데, 자 어느 분을 쓸 거냐 이거죠. 그럼 그쪽에 노하우가 제일 많은 게, <영구와 공룡 쭈쭈>, <티라노의 발톱>부터 <파워킹>부터 <드래곤 투카>부터 얼마나 많은 영화를 제가 했는데..


티라노의 발톱 한 장면

총: 본인보다 더 노하우 있는 감독이 없다...

총: 그렇죠. 찍었는데 저를 배제하고 다른 감독을 써라... 그럼 어떤 감독.. 많은 감독들이 있지만은, 이걸 찍을 때는 정말 많은... 컴퓨터도 알아야 되고, 미니어쳐 각도도 알아야 되고, 조명 노출도 알아야 되고.. 굉장히 많은 거를 알아야만 이러한 영화를 찍는데.

그리고 또 예를 들면 드라마가 재미없다.. 그때 내가 원하는 거는, 사실 용가리가 막.. 착한 용가리로 바뀌었을 때. 유모차 밀고 가는 위로 건물이 무너질 때 용가리가 탁 받쳐준다거나.. 그런 거 찍을 수 있는 데이터 용량도 안 되고.. 생각은 많았어요, 생각은...

혼자 모든 걸 해결해 온 자의 자기함정.

총: 그래서 다 지나고 나서 보니까, 끝나고 나서 온갖 이야기들이 있었잖습니까? 마음고생도 심하셨을 것 같은데, 그 중에서도 제일 억울했던 부분은 역시..

심: 제일 억울했던 부분은 그 해외판권에서.. 완전히 보면 사기죠, 사기. 어떻게 보면...
총: 거꾸로 사기를 당하셨네요.

심: 그렇죠. 아니 제가 사기 칠 게 뭐가 있어요?
총: 그러고 나서, 뭐라고 해야 할까요, 충격도 받으셨죠?
심: 충격이라기보다...
총: 심신이 다 피곤하고..

심: 그렇죠. 충격이라기보다, 아... 정말 사회가 이런 데구나.. 그걸 다시 한 번 배운 거죠. 그건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게 바로 사회구나. 저 같으면 눈물이 나서라도 정말 얼마라도 줄 거예요. 해외서 팔았으니까 자기가 25프로 가지면 되는 거고. 나머지는 저희 영화사에 줘야 정상인데, 그게 아니거든요.

총: 한 푼도 안 줬나요?
심: 1달러도 안 받았죠. 안 줬죠. 그리고 팔리면 준다. 다 팔아먹고 뭐 팔리면 줘요.
총: 그때 얻었던 최대의 경험은 뭘까요?

심: 첫째, 계약서. 그거에 대해서 제가 많은 걸 느꼈고. 요번에... 제가 자꾸 집착하게 되는 이유가 그거예요. 전문가는 굉장히 많아요. 전문가는 많지만 이제는 제가 직접 모든 걸 컨펌을 해야 되겠다. 그때는 우리가 돈을 갖다가.. 그때 돈 10억을 줬으니까, 케스팅하라고. 그런데 데리고 온 친구들이... 요번에 가서 미국에서 내가 직접 케스팅을 해보니까, 정말 그거 안 주고도 그만한 배우는 부지기수로 쓸 수 있는데...

총: 아, 용가리 외국배우 캐스팅에 10억을 쓰셨어요?
심: 그렇죠. 그때..
총: 에이젼트에게?

심: 아니죠. 배급사한테 준 거죠.
총: 그 배급사가 해외배우 캐스팅도 했었습니까?

심: 예. 거기에서 데리고 온 친구들이.. 정말 말도 안 되는 친구들을 데리고 온 거죠. 그 나머지 돈은... 그래서 제가 그 계약서도 달라고 하려고 해요. 그런 걸 감사를 좀 받자 했더니 전혀 엉뚱한 쪽으로 헛소리를 하고 있으니까.. 어차피 저는 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이건 꼭 밝혀내야 되고..

총: 그때 경제적 타격도 크게 입지 않으셨습니까?
심: 제가 다 물어줬어요.
총: 투자자들이나..

심: 예. 그리고 또 투자하시는 분들 자체도.. 사실 그렇게 하면 안 되거든요? 투자는 투자로 끝나는 건데.. 그래서 제가 다 물어 주고 다시 새 출발을 했죠. 그 아픔을 이기고..

여기서부터 <디 워>.

총: 사실 그게 1, 2억도 아닐텐데 어떻게 다시 <디 워>를 시작하실 수 있었나요?

심: 사람이, 제일 큰 재산이 크레딧이예요. 그러니까.. 거짓말 하지 말아야 되고, 살 때 신용.. 왜냐면 정말 크레딧 있는 사람들은 자기가 망가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챤스가 있지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그럴 수 없죠. 네. 그래서 저는 도와주시는 분들, 정말.. 지인들도 많고, 이런 거 우리나라에 꼭 필요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고, 그리고 이제 옛날의 용가리가 아니구나.. 제가 솔직하게 다 보여드리고.. 그런 분들이 많이 계셨죠.

총: 그러면 <용가리> 끝나자마자 <디 워>를 바로 시작하셨습니까?

심: 그렇죠. <용가리> 끝났을 때 우리 회사가 전부 다 망하는 줄 알고, 사람들이 나와라... 그런데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망할래야 망할 수가 없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거든요. 그때 봉급도 연속 넉 달씩 못 주고 그랬어요, 우리 직원들한테. 그런데 묵묵히 저를 바라보고, 이직도 안하고, 끝까지 참아주는 직원들도 많고. 그런 친구들한테 고맙죠. 그래서 오늘날 <디 워>를 또 다시 만들 수가 있는 건데..

총: 그 상황에서 어떻게 <디 워>를 바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까?
심: 바로 들어간 게 아니라 그게 준비된 스케쥴이에요.
총: 아, 이미 <용가리> 할 때 같이 준비된 거군요.

심: 예, 준비된 스케쥴대로..
총: <용가리> 하고 나서 힘이 확 빠졌을텐데..

심: 힘 빠지는 거 그런 거는 없고. 이런 것도 있구나 그러나 이런 거는 반드시 없어져야 된다... 그래서 <용가리> 같은 경우는 제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앞으로 이와 같은 친구들이 있는 이상 우리나라 영화 쪽은 발전할 수도 없고, 앞으로 건실하게 영화 만들 친구들이 계속 당하게 되어 있으니까, 그러한 친구들은 없어야죠.

총: <디 워> 프로젝트는 그럼 몇 년부터 시작된 건가요?
심: 디 워는 오래되었죠. 지금까지 하면 만으로 5년 되었죠.
총: 용가리 하면서 이미 시작된 거네요.

심: 디 워는 계속 진행을 했죠.
총: 용가리하고 디 워하고 결정적인 차이점은 뭡니까?
심: 많이 나죠. 용가리 때 계약서조건이라든가 이런 걸 비교해보면서, 용가리 한 거 하고 반대로 가면 된다는 걸 느꼈고.

총: 계약서도?
심: 예 계약서도. 그리고 굉장히 정상적이고 좋아졌어요. 배급하는 친구들도 메이저 사장들이에요. 메이저 사람들이 맡으니까 정말 프로페셔널하더라고요. 굉장히 심플하고 첫째 생각이 굉장히 건전하더라고요. 그리고 같이 윈윈할 수 있는. 왜냐하면 자기가 돈을 다 챙겨가지고 이 회사를 무너뜨리면 넥스트 프로젝트가 없죠. 그건 바보짓이죠.

총: 구체적으로 설명 좀 해주시죠. 제가 <디 워> 동영상 봤는데, 디지털 퀄러티 대단하고 ...
심: 비교가 안 되죠.

총: 미국 촬영장면이 꽤 많더라고요?
심: 제가 조금 있다 보여 드릴께요. 새로 만든 게 있거든요. 그 때 미국에서..
총: 현지 로케 얘기 좀 해주시죠? 탱크 나오고 하는 부분.

심: 미국 스텝들이 256명이 있거든요. 의상 같은 경우 에미상 받은 친구가 한거고.. 요번에 죠나단이라고.. 제임스카메룬 밑에서 <타이타닉> 만든 친구예요. 거기서 조감독했던 친구가 요번에 참가했고 그 다음에 카메라 찍던 사람이 <데스워칭> 찍었던 사람이고, 스텝들이 <아마게돈> 만든 스텝들부터 <스파이더맨> 만든 스텝들 전부 모여 가지고,

그리고 또 배우도 왜 제이슨이라고, 영화 <그라디>라는 영화, <주온>을 리메이크한 그라디란 영화 거기서 남자 주인공, 그 친구가 이제 리더 액터로 나오죠. 그 다음에 로버트 포스트. 그러니까 일반 미국 메이저 영화 자체도 정식 배우는 12명에서 13명 정도 나오거든요. 근데 우리 같은 경우는 45명 정도 나오죠. 단역도 정식 영화배우들이고 비디오 배우가 아니고.

총: 그럼 미국에서 찍은 건 스텝들이 전부 미국사람들이네요?
심: 그렇죠. 우리 직원들이 45명, 그리고 미국 스텝들 합해서 찍은 거죠.
총: 제가 본 장면 중에는 L.A에 탱크가 들어가는 장면이 있던데 그건 어떻게 찍은 겁니까?

심: 처음에 도시에 아브라함 탱크를 놓고 군대와 싸우는 장면을 찍어야 되겠다. 그랬더니 미국 친구들도 전부 안 된다는 거죠.
총: 도시에 탱크가 들어갈 수 없다?

심: 그건 있을 수 없다는 거예요. 9.11 테러 이후에 공포탄 하나 못 쏜다는 거예요. 도시에서. 그래서 안 된다는 사람들 전부 파이어 시켰죠. 그래서 제가... 세상에 정해진 룰이 어디 있냐? 룰도 사람이 만든 건데 역사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 내가 무심결에 얘기한 건데 그 말을 듣고선 이렇게 사진에다 넣어서 보내왔어요 (그의 책상에는 그 말이 적힌 사진 한 장이 놓여 있었다)

그래서 결국은 나만 하는 방법이 있다. 그랬더니 어떻게 하냐는 거예요. 되지도 않은 거를. 탱크가 들어오고 어떻게 이 많은 차량을 우회를 시킬 거며... 예를 들어 역삼역에서 테헤란로를 전부 막아 달라. 이틀 동안 우리 영화에서 탱크 불러 찍겠다. 그리고 우리가 길에서 수천 발 쏴야 되는 데 건물 유리창도 있고 그걸 어떻게 하느냐는 거죠. 미국에선 그걸 데 세트를 만든다 이거죠. 난 세트 만들 돈 이 없다. 난 탱크로 직접 해야겠다.

총: 탱크를 LA 시내로 몰고 들어와서 찍겠다는 거죠? 그게?
심: 그렇죠. 들어오는 거는 다섯 대가 들어오지만 영화상 수 백 대가 들어오는 장면이죠.
총: CG로 해서?

심: (사진을 보여주며) 요게 아브라함탱크거든요. 요게 인제 저희가 만든 탱크예요. 예. 만든 탱큰데, 사람들은 만든 건지, 실산지 전혀 구분이 안가죠.
총: CG로 만든 겁니까?
심: CG뿐만 아니라.


그가 보여준 사진

총: 실제로 모형을 만들었다구요?
심: 만든 거죠.
총: 실제 탱크는 어떻게 들어온 겁니까? 시내로.

심: 그래서 제가 인제 LA시장한테 레터를 보내고 LA검찰청장한테 편지를 보내고 그 다음에 캘리포니아 주지사한테 편지를 보내서 결국은 그 쪽에서 도와줬죠.

총: 편지를 직접 보냈군요.

심: 그렇죠. 미국 너희 나라는 영화의 나라인데 한국에서 여기서 영화를 찍겠다는데 이런 걸 규제하는 것이 무슨 영화의 나라냐. 이런 걸 찍게 해줘야 될 거 아니냐. 촬영할 때 그 분들 초대도 하고 그래서 그분들에게서 팩스가 왔더라고요. 열심히 해서 잘 찍으라고. 결국은 허락을 받아냈죠. 그러니까 남이 할 수 없는 걸 해내야지 되지, 남이 다하는 걸... 이건 인맥을 통해 된 것도 아니고.

총: 미국 현지의 에이전트도 안 된다고 했는데.
심: 그래서 제가 파이어시켰죠. 안 된다는 친구들은, 너희들은 나하고 일할 자격이 없다. 그래서 파이어시켰죠.

스필버그가 쥬라기공원 만들 때 고무 뒤집어 쓰고 CO2 뿜어대는 공룡부터 시작해 거기까지 간 심형래에게 그런 일로 안 된다니.

당연히 해고지.

총: 하하 그랬군요. 미국 현지에서 찍은 분량은 얼마나 됩니까?
심: 미국에서 찍은 분량이 거의 한 80% 정도. 우리 한국에서 찍은 분량이 한 20% 정도. 우리나라 전설, 이무기라는 컨텐츠를 가지고 영화를 만든 건데.

총: 내용을 잠깐 말씀해주시죠.

심: 내용 자체는 인제, 용은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알아요. 저는 어릴 때부터 우리 할머니한테나 이무기 대한 옛날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구룡폭포라고 뭐냐 하면, 열 마리의 이무기가 살았는데 아홉 마리만 용이 되어 승천을 했고 지금도 한 마리가 살아있다. 그래서 이무기에 대한 전설이 많잖아요. 우리 어릴 때 소풍 갈 때 비 오면, 수위가 학교 지을 때 이무기를 잡아가지고 우리가 소풍갈 때 비 오는 거다.

어릴 때 그런 전설이 있듯이 이무기가 용이 되려면 처녀를 아흔 아홉 명 갖다 바쳐야지만 용이 되어 승천한다. 이런 걸 모티브로 잡아가지고... 전세계가 용은 다 알지만 용 되기 전에 이무기라는 거는 우리나라 밖에 없으니까. 우리나라에서 그냥 이무기라는 걸 만들면 전설의 고향에 불과하죠. 그래서 이 시장자체를 미국으로 옮기자.

그래서 내용자체는, 하늘에는 차기용이 되려는 이무기들이 여러 마리가 있죠. 이무기마다 추종세력 있는 거죠. 그래서 선행을 가장 많이 쌓은 이무기한테 하늘에서 여의주를 줘 가지고 용이 되는 건데 그 중에 브라키라는 포악한 이무기 한 마리 때문에 하늘에서 여의주를 다른 행성에 감추죠. 그 때 조선시대 때 여의주를 갖고 태어난 여자아이가 있는 거죠. 그래서 이 여자 아이가 스무 살이 되면 여의주 형상이 되는 거죠.

그래서 하늘에서 그걸 알고, 그 아이가 스무살이 되면 그 마을에 침공하는 걸 알고 하늘에서 전사를 내려 보내죠. 그 전사는, 이 친구는 뭐냐 하면 여의주가 누군지를 알아요. 그 여자를 보호하고 있다가 스무 살이 되면 하늘에 있는 이무기한테 갖다 바치는 임무를 가지고 내려오는데 같이 있다 보니까 사랑을 느껴 가지고 하늘에 보낸 이무기한테도 안 보내는 거죠. 그래서 같이 도망가다가 브라키가 쫒아오는 바람에 그래서 떨어지면서 죽고 5백년 후에 환생한거죠.

총: 아, LA에서.
심: 예. L.A에서. 그래서 스토리가 L.A 골통품상 안에서부터 시작하는 거죠.
총: 대충 그렇게 되는 거군요. 시나리오는 누가 쓴 겁니까?
심: 제가 쓴 겁니다.

총: 이번에도 직접. 하하. 그 시나리오는 할머니한테 오래 전에 들었던 얘기를...
심: 우리나라는 전설, 왜 아흔 아홉명 여자를 바쳐야 되느냐. 그건 뭐냐 하면 브라키가 와 보니까 어떤 여자가 여의주를 갖고 있는 여자를 모르니까 모든 여자를 다 갖다 바치는 그래서...

총: 시나리오를 쓴 다음에 각색을 누가 했겠군요?

심: 각색을 영어로 또 다시 헐리우드 작가에게 넘겨서 미국의 입맛에 맞는 단어라든가 이런 걸로 각색을 했죠.
총: 미국 스텝들 운영하시는데 뭐 언어적인 어려움은 없었어요?
심: 그런 불편함은 없구요. 저는 굉장히 편해요. 듣는 사람이 힘들어서 그렇지.

총: 하하하
심: 영어 굉장히 잘한 다고요. 영화의 공통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굉장히 쉽죠. 어떻게 보면.

총: 그렇군요. 찍기는 다 찍은 거고 이제 편집작업에 들어가 계신 건가요?

심: 파트가 여러 파트가 있어요. 그래서 CG작업은 CG작업대로 해 나가고 편집은 편집대로 해나가고. 지금 밑에서 미국 친구가 와서 편집을 하고 있거든요. 아무래도 한국 사람이 편집하는 거보다 영어이기 때문에 감정이라든가 그런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미국 친구가 와서 편집을 하고 있죠.

총: 이 영화의 보급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심: 배급은 인제... 어... 하여간 반응은 굉장히 좋아요.
총: 반응은 누구누구?
심: 일단 온 사람들이 놀라고 가니까.
총: 온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심: 아직 발표는 할 수 없지만은..
총: 소위 말해 바이어들입니까?
심: 아니 배급사.
총: 미국 배급사?

심: 네. 그래서 세계 시장을 마케팅을 하려면...
총: 계약이 아직 안 되었기 때문에 예전과 같이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시려고 말씀을 안 하시는 건가요?

심: 옛날에는 그냥 배급사쪽 얘기만 듣고 많은 얘기를 해서 오차도 많이 났고 이제는 그런 것들을 반복하지 말아야 되겠다. 우리나라 특히, 기자 분들은 얼마나 벌었느냐, 얼마에 계약을 했느냐, 이거에 관심이 굉장히 많아요.

총: 그러니까 도장을 찍기 전에 앞으로 말씀을 하지 않겠다는 거군요?
심: 예. 일체 그건.

총: 그렇지만 자신은 있다는 거군요?
심: 일단은 결정은 다 되었어요. 일단 결정은 다 되었는데..
총: 그 액수는 여태까지 있었던 한국영화하고 비교 할 수 없을 정돈가요?

심: 저희 목표는 10억불이예요. 전세계 10억 불인데...
총: 전 세계 10억불?

심: 전 세계 10억불인데, 메이저에서 보는 시각은 그거 보다 훨씬 많죠. 왜냐하면 <반지의 제왕> 가지고 피터잭슨이 번 게 200억불 넘게 번건데 우리나라 돈으로 24조인데 <반지의 제왕> 같은 경우도 낙농국가인 뉴질랜드.. 피터잭슨이 뉴질랜드사람이거든요.

물론 허리우드 자본과 허리우드 기술이지만 그 인프라라든가 이런 거는 피터잭슨이, 예를 들어 <해리포터> 가지고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수익이라든가 <주라기 공원>이 우리나라 2년간 수출한거 보다 돈 더 많이 벌었다고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총: 우리나라 영화 중에 10억불은커녕 1억불도...

심: 그런데 영화시장 모르는 친구들이 10억불 하면 1조가 넘는 돈인데, 영화를 모르는 친구들이 얘기하는 게 우리가 어떻게 10억불을 버느냐,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 무슨 맨날 뭐, 말은 그렇게 하지만 하는데 인터넷에 보시면 전부 나와 있어요. 개봉작들. 전 세계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영화가 만약에 10억불 벌었다 그러면 다섯 배를 곱하면 되요. 그 다음에 DVD가 있고 비디오가 있고 케이블이 있고 판권이 있고, 판권자체가 굉장히 많죠.

총: 지금 목표는 미국극장에서 정식으로 개봉을 한다는 거네요? 전국 와이드로?
심: 당연한거죠. 그건 뭐, 말하나 마나죠.
총: 그러니까 어디 L.A교포를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메이저를 통해 정식으로 미 전역에 개봉을 한다?

심: 아 그럼요. 스크린 수 지금 얘기한거는 3천개에서 4천개...
총: 3천개, 4천개 얘기 하는 중이라고요?
심: 당연히 그렇게 자기네들이 얘기하니까요.

그렇단다. 그렇게 된다면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총: 지금 얘기하고 있는 배급사들이 지금 만들어 놓은 5분이나 10분 정도의 데모를 보고 그렇게 이야기 하는 건가요?

심: 그렇죠. 미국에서 촬영하는 거 다 와서 보고 실제로 규모를 보고 그렇게 얘기를 하는 거지. 그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에요. 그 사람들 철저하게 비즈니스 맨이예요.


총: 그런 게 가시적으로 사인이 되서 정말 확실하다고 백프로 말할 수 있는 시점이 언제입니까?
심: MOU는 오늘, 내일 정도에 와요.

총: 정식 계약서는 한 두 달 내에 되겠군요?
심: 4월 15일 날 정도 전 세계 배급사들이 다모이죠. 영국, 독일, 프랑스 뭐...
총: 그 때 데모버전이 나옵니까?

심: 예. 그 정도에 나오죠.
총: 1시간 정도?
심: 그렇게 많이 필요 없어요. 5분에서 10분 정도.
총: 그거보고 결정?

심: 그렇죠.
총: 과거하고의 차이점은 지금 말씀하셨듯이 비즈니스의 전문성도 차이가 있고 CG의 퀄러티도 차이가 있고...

심: 모든 것이 그때 와는 다르죠..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배급사만 믿고 그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거 그대로 한 거하고... 사인하라 하면 확인도 안 해보고 사인하고 영어를 뭐 알아야지 뭐 그걸 변호사한테 컨펌을 받는 건 뭐 큰 회사들이나 그렇게 하는 거고, 할 여력도 안 되었고.. 그걸 백 프로 이용한 거죠.

총: 지금은..
심: 지금은 완전히 법률팀까지 다 구성이 되어 있어요. 법부터 회계 뭐 이 쪽까지 전부다 변호사까지 전부 다 세팅이 된 상태죠. 미국 지사까지 설립하고

총: 듣다 보면 포기하거나 그러고 싶었을 시점이 있었을 거 같은데..

심: 제 사전에 포기라는 건 없어요. 스타가 한 번 되어야 되겠다. 그러면 그만큼 노력을 하면 스타가 되죠. 가장 나쁜 생각이 포기예요. 예를 들어 직원들 전부 떠났더라도 저는 포기를 안 하고 또 다시 시작하죠.

총: 왜 포기를 안 하십니까? 동시에 연결되는 질문은 왜라고 묻기에는 그렇긴 한데 그런 건 타고 난 캐릭터니까, 왜 끊임없이 해외로 나가려고 하시는지?

심: 해외시장을 나가보면, 미국 경우 흥행되는 영화를 보면 흥행 1억불 돌파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신문에서 보잖아요. 1억불 돌파했다, 2억불 돌파했다, <스파이더맨> 같은 경우에는 미국에서만 번 게 4억불정도 되고. 영화로 4억불 벌면 전 세계적으로 들어오는 수익이 굉장하거든요. 그 것뿐만 아니라 DVD도 있고.

시장자체가 우리가 천만을 돌파 하고 뭐 하지만 세계시장을 돌파하려면 천만이 아니라 몇 억 명이 봐야지 되죠. 시장자체가 크니까, 일단 첫 번째 리스크가 없고 제가 몇 억벌 들여서 제작한 것도 아니고 그치만 몇 억불 들여서 만든 영화보다 더 크게 할 수 있는 인프라와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게 가능한 거죠.

총: 디 워의 제작비가 지금 어느 정도 되죠?
심: 그것도 지금 제가 얘기 안할라 그래요.
총: 대충으로.

심: 에이, 그거 얘기해봐야 좋은 소리하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총: 용가리가 백억 뭐 이렇게 해서 들어갔으니까 요번엔 이백억 정도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심: 그건 좋을 대로 생각하시고
총: 그것보다 적나요? 많나요?

심: 우리가 5년간 고생해서 만든 거를 제작비 얼마 이거에 비교해서 애기하는 게 싫고, 이건 저의 뼈와 살이 들어간 영화이기 때문에 제가 지금 이게 (흉터난 손을 내밀며) 세트에서 떨어져서 다친 거니까. 이걸 가격으로 논하고 싶지 않거든요. 제가 이걸 뽑아보니까 미국에서 이 정도 규모로 제작하려면 2억불 이상 들어가지 않았을까.

제가 직접 제작하니까 제가 감독 콘티 슈퍼바이저까지 전부 다 그런 비용까지 포함하면 굉장히 크죠. 우리가 지금 CG 미니어쳐 CG, 디자인, 이걸 전부 외주를 줬다하면 비용이 상상을 초월하죠.

총: 이 모든 걸 내부적으로 다 해결했기 때문에..

심: 그런 걸 포함했을 때는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이 들어가죠. 그렇지만 자체 장비, 작업 이런 인프라를 가졌기 때문에 우리가 만들 수가 있는 거지 그렇지 않고 외주를 했을 때는 엄두를 못내는 거죠. 예를 들면 2백억을 들여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 2백억을 가지고 그러면 컴퓨터 라인도 못 깔죠. 이 영화를 시작한다.. 그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되는 거 아니거든요. 만약 그러면 컴퓨터 작업 값도 안 나온다는 거죠.

총: 10 몇 년 동안 까먹어가며 쌓은 인프라와 그 기술력 노하우로 직접 했기 때문에 비용이 엄청나게 세이브 되었다..

심: 미국사람들은 일체 안 가르쳐줘요. 어떻게 제작했다는 거 뭐 모델링 어떻게 하고 맵핑을 어떻게 하는 거고..
총: CG는 백 프로 국내에서 한 건가요?
심: 거의 백 프로죠.

총: CG수준에 대해 배급사들이 와서 뭐라 그럽니까?
심: 그냥 한마디로 딱 말해, 익사이팅이라고. 얼굴표정이 틀리죠. 아까 이 친구도 한국에 굉장히 많이 왔다 간 친군데, 한국에 이렇게 나올 수 있는 데가 있는지를 오늘 처음 알았다고. 전체 한 번 둘러보고 갔죠. 사실 보여주면 안 되는데 일부러 찾아와 가지고 해서 보여 준거죠.

총: 국내에 개봉을 동시에 합니까?
심: 거의 동시에 하려고 해요.
총: 미국 개봉과 함께?
심: 미국에서 우선 제 목표는 박스 오피스에 1위를 하고...

총: 박스 오피스 1위?

심: 그런데 사람들이 참, 제가 5년 안에 미국을 잡겠다고 얘기를 했거든요. 영화로다 미국을 잡겠다... 아무도 안 믿어줬고, 앞으로 제가 2년 남았어요. 5년 전에 얘기했으니까. 박스 오피스에서 1위를 하면 다 잡는 거죠. 그렇잖아요? 제가 뭐 국민학생도 아니고.. 충분히 가능하다는 거죠.

심: 가능하다고 지금도 생각하시는 거죠?
심: 가능한 게 아니라 충분히 가능하죠.
총: 충분히. 그냥 가능한 게 아니라..
심: 그렇지 않으면 제작을 못하죠. 제가 왜 제 일생을 바치겠어요.

일생을 바친다...

총: 올해 11월요?
심: 개봉날짜를 잡아놓은 건 아니에요. 목표는 땡스기빙이예요. 그런데 조금 더 늦어질 수 있어요

총: 조용히 계신 이유가 용가리 때 하도 데여서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을 때 말을 하시려고 하는 거군요?

심: 그렇죠. 궁금해 하는 친구 되게 많은데 우리 인터넷에 올라간 거는 3년 전에 만든 거거든요. 지금 것은 일절 노출을 안 시키죠.
총: 지금 것을 1, 2분이라도 저희한테 좀 주시죠.

심: 아, 그건 안 되요. 그냥 한번 보고는 가실 수 있어요.
총: 샘플 30초라도. 이 인터뷰 나가고 10초라도 줬으면 좋겠는데.
심: 하하하 예이 그건 안 되죠. 보고는 가시죠. 어느 정도 퀄러틴지 보고는 가세요.

총: 그건 좀 있다 보긴 볼 텐데..
심: 그냥 보고는 가세요.
총: 10초만.
심: 암만 꼬셔도 그건 안 됩니다.(폭소)

총: 하하하. 그렇군요.
심: 첫째 지금 일단 노출을 안 시키고 있어요.
총: 그러면 하반기가 되어야 매체를 통해 입을 여시겠군요.

심: 영화 다 끝난 다음에 정식 예고편이 나가죠. 지금 보시면 여태까지 나왔던 미국에서의 기술력하고 저희가 본 기술력하고는 제 입으로 얘기할 게 아니고, 실제 보시고, 바른 얘기 많이 하시잖아요? 직접 보시고 얘기하시는 게 제일 좋아요. 실사와 CG가 얼마만큼 정교하게 믹싱이 되었나 보시면 알죠.

총: 이게 만약 성공을 한다면, 말씀하신 수준 성공한다면, 사실은 세계적인 수준이 되는 건데..

심: 성공한다.. 그건 자기 마음에 달려있거든요. 제가 지금 이 상태에서도 성공이라면 성공이고 실패라면 실패 모르겠는데 첫째 리스크를 줄이는 게 관건이죠. 전 세계에 팔 수 있는 게 백 개 정도 판권이 되거든요. 막말로 한 개의 나라에 3억씩만 팔아도 3억 가지고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들어요? 만들 수가 없죠. 모든 DVD 판권부터 오파 들어온 거...그런데 제가 얘기 드리면 믿지 않으실 거예요.

총: 그래도 말씀 해주시죠. 하도 데어서 그러신 거죠? 하하. 한 가지만 말씀해주시죠. 그 중에서 제일 괜찮은 오파.

심: 피터란 친구가 랭킹 8위인 콜롬비아를 1위로 끌어올린 친구예요. 콜롬비아를 1위로 끌어올린, <스파이더맨>까지 했던 친군데 그 친구가 아무 얘기도 안 해요. 제 영화를 보고.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고. 이건 숨어있는 다크호스다. 저한테 딱 한마디 얘기하고, 땡큐하고 가요.

총: 돈 얘기는 안 하고요?

심: 그건 돈 얘기는 대강 이제 아웃라인으로 나와 있죠.
총: 용가리 때는 배급사한테 들어서 한 거고 지금은 직접 확인을 하신 것이고..
심: 지금 그 배급사하고 비교가 안 되죠. 지금 배급하는 거는 정식 메이저 배급 라인이고.

총: 어느 라인으로 배급이 될 건지는?
심: 그건 나중에 말씀드리죠.
총: 어느 배급사로 될 건지는 아직?
심: 18일 날 계약하고 한 번 보여 드릴께요

총: 요거 다음에는 무슨 영화를 찍을 건가요?
심: 저희가 24편의 영화가 준비되어 있어요. 지금 이제...
총: 24편요?

심: 지금 순서대로 제가 진행하는 게, 3D 에니메이션도 있고 픽사에서 진행하는 영환데 픽사에서 나온 영화하고 지금 테스트 해놓은 퀄러티하고 비교해보시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퀄러티가 좋죠. 저게 우리가 만든 기술력이예요.
총: 24개나 있다구요?

심: 골든 아일랜드, 피쉬 워, 카오스, 콘돌, 트레인 뭐 이런 영화들이죠.
총: 공룡은 더 이상 안하시는 겁니까, 이제?
심: 어 공룡 영화... 트레인이라는 영화가 또 있어요. 그건 여태 나왔던 공룡하고 전혀 다르죠.

총: 귀여운 공룡?

심: 아니죠. 돌연변이 공룡들인데 굉장히 특이하죠.
총: 어떻게 특이합니까?
심: 하하. 그건 나중에 말씀드리죠.
총: 이번에도 직접 감독하신 거구요?

심: 예. 직접 다했죠. 제일 중요한 게 인제 앞으로 컨텐츠를 가져야만 우리가 살 수 있기 때문에, 사실 문방구 가 보면 눈물나는 게 우리나라가 컨텐츠 없잖아요? 포켓몬스터, 뭐 스타워즈, 하다못해 헐크까지 외국에서 판권을 사다가 하는데, 세계시장에서 나가려면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굉장히 어렵거든요.

앞으로 인건비가 싸다고 한국이 그렇게 할 게 아니고 우리의 컨텐츠를 가지고 그걸 세계시장에 수출할 수도 있고 그런 굉장히 고부가가치인데도 불구하고 이 방향이 틀리니까 제가 생각하는 방향하고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방향하고 틀리니까 그런 쪽에서 제가 더 이상 그 얘기를 해봐야...

총: 사람들이 왜 한계를 경험해보지 않았거나...
심: 자기가 못하면 남들도 못하는 걸로 생각하거든요. 근데 미국영화를 직접 보시면, 정말 <디 워> 보다 못한 영화들이 몇 십억불씩 버니까, 그런데 그런 걸 잘 몰라요.

총: 보통사람들이 보면 무모하다고 하거나 바보 같다고 생각하거나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을텐데... 그런데 난 할 수 있다..

심: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을 하죠.
총: 그런 동력은 어디서 나옵니까?
심: 우린 안 된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하게 박혀 있어요. 한국 사람은 안 된다. 이런 게 심하게 박혀있는데, 그건 교육 과정 때문인 거 같아요.

총: 본인은 어떻게 극복이 된 건가요?
심: 저는 바보니까 하는 거예요. 영구니까 하는 거지. (웃음)
총: 하하

심: 우리나라 머리 똑똑하신 분들은 외국에다 의존하려고 하는 거지. 그런 쪽으로는 굉장히 발달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만 우리가 직접 우리 손으로 만들어가지고.. 제가 미국 스텝을 쓰는 이유도 저와 기준점이 안 맞으니까. 카메라 앵글이라든가 노출이라든가 조명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똑같은 카메라를 가지고 찍었는데도 그 쪽에서 찍었을 때는 굉장히 미국의 메이저처럼 보이는데 우리는 왜 이럴까.

아직도 제가 이게 딜레마예요. 그리고 또 호랑이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라는 말도 있잖습니까? 정식 배우 유니온을 쓴 이유가 정식 유니온을 써야만 미국에서 정식을 또 개봉을 할 수 있으니까. 미국을 잡으려면 뭐 그렇게 해서 호랑이 굴로 들어 들어가야 되겠다.

총: 왜 겁이 없는 거죠? 사실 그거 돈이 있다고 그럴 수 있는 거 아니거든요.

심: 그렇죠. 그거 돈이 있다고 무모하게 그렇게 하는 사람이 없는데. ‘왜’라는 거가 단어가 참 듣기가 참 생소한데.. 저희도 하면 돼요.

'왜'라는 단어가 듣기 생소하단다.

총: 왜라고 질문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되냐...

심: 제가 신지식인일 때 못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니까 못하는 거라고 제가 얘기한 적 있잖아요. 단어자체는 굉장히 간단하지만 정말 안 하니까 못 하는 거죠.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총: 알겠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이제 그럼 디 워를 좀 보여주시죠.

그리고는 5분 편집판 <디 워>와 메이킹 필림을 봤다. 

 

짧은 필림이라 전체 스토리는 모르겠으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CG 퀄러티가 놀랍다. 세계적 수준이다. CG는 결국 그 영화가 드러내고자 하는 걸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기술에 불과하지 영화 자체의 완성도를 결코 보장해주진 않는다고 일축할 수 있다. 사실이 그렇다. 하지만 그러고 입 딱 닫기엔 그가 거기까지 도달하기 위해 지불했던 그 무수한 대가들을 도저히 그냥 외면할 수 없다.

심형래가 열심히 했으니 영화가 설혹 재미없더라도 봐 주자거나 대충 넘어가주자는 말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본지 만약 <디 워>가 재미없다면 <용가리>때 그랬던 것처럼 누구보다 앞서 재미없다고 떠들 것이다. 영화는 감독보다 관객이 먼저다.

하지만, 등 떠민 사람 아무도 없는데, 그 말마따나 바보처럼 일생을 걸고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향해 덤벼드는 그를 가만히 보고 있자면, 짠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왜 라고 묻지 않고, 오로지 어떻게 하면 되는 지만 생각하며 앞으로 앞으로만 나가는 이 사람은, 이 사람에 대해선 본지, 응원단이 되기로 했다.

그의 꿈이 실현되는 걸 정말 보고 싶다.

- 딴지총수

- 딴지닷컴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