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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살이

FTA 덕에 묘목시장 문전성시

FTA 덕에 묘목시장 문전성시

쌀값 하락 우려한 농민 "논 대신 과수원 하자"
도매상 물량확보… 인기품종 가격 2~3배 뛰어

추곡수매제 폐지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로 쌀값 하락을 우려한 농민들이 벼를 심던 논을 갈아엎고 앞다퉈 과일나무를 심으면서 묘목시장이 때아닌 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인기품종 묘목은 공급이 달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초겨울 묘목시장 성시는 전례가 드문 것으로, 논을 과수원으로 전환하려는 농가들이 묘목의 활착률을 높이기 위해 땅이 얼어붙기 전에 식재를 마치고자 서두르는 바람에 최근 묘목시장에서는 봄철 못지 않은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경남 거창 H농원의 경우 지난달 말부터 건당 100~500그루씩 하루 10여 건 이상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인근 K농원 측은 우량 묘목을 확보하려는 도매상과 농민들의 주문이 쇄도, 예약량이 지난해의 배를 웃돈다고 밝혔다.

수요가 늘면서 복숭아 매실 감 등 인기 품종을 중심으로 묘목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천중도 황도 등 인기 복숭아 품종의 묘목은 그루당 4000~5000원으로 지난해보다 2~4배가량 뛰었고, 청매 홍매 등 매실나무도 그루당 1000~1500원 이상 오른 3000~4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겨울 동해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감나무 묘목은 지난해보다 2~3배 뛴 3000~4000원에 판매되고 있으나 그나마 물량이 모자라 부르는 게 값이라는 것이 묘목 재배농원의 설명이다.

5일 경남 함양 과수묘목 판매장에서 묘목을 돌아보던 김영만(68·경남 함양군 마천면) 씨는 "부채만 늘어나는 논 농사를 더 이상 계속 할 수 없어 논에다 군에서 장려하는 감나무를 심어보려고 묘목시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전국 묘목 수요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충북 영동지역의 묘목 생산업체들은 "지난해 겨울 강추위로 원목이 많이 얼어죽은 데다 올 봄 접목한 묘목도 가뭄 피해 등으로 제대로 자라지 못해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내년 봄 묘목가격 폭등을 우려한 도매상 등이 물량확보에 나서 묘목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