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렇지만 돈주고 앨범이나 테잎을 사서듣지 않는데 그때는 그 목소리와 멜로디
그리고 만화가 이두호님의 만화 임꺽정을 통해 그 임꺽정을 너무 좋아해서 없는 돈을 들여
테잎을 샀다. 그 나이 또래에 그런 테잎을 사는 사람은 아마 없을 듯 싶다. ^^;
그 후에도 장사익씨 테잎을 샀었는데 지금은 다 어디 갔는지 안보인다.
아직도 '티끌같은 세상, 이슬같은 인생'의 가락은 귓전에 멤도는듯 하다.
해는져서 어두운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않는 세상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않는 세상
슬퍼 말어라 티끌같은 세상 슬퍼 말어라 이슬같은 인생
대장부 가는길에 무슨한이 있으리......
'별처럼 서러운 찔레꽃/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그래서 울었지/목놓아 울었지.'
소리꾼 장사익(58)의 혼신을 다한 열창에 청중들은 전율했다.
한ㆍ러 교류 축제 개막공연이 열린 지난 23일 모스크바 국제공연예술센터 대공연장.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선율에 실린 장사익의 '한(恨)의 노래'에 러시아 청중들도 처음으로 대하는 놀라운 울림을 느끼는 듯했다.
'찔레꽃' '아리랑(그리운 강남)' '국밥집에서'를 부르는 장사익의 목은 조금은 쉬어 있었다. 한ㆍ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연에 참가하고 바로 모스크바로 날아온 그는 이미 녹초가 돼 있었다. 입국 심사장에서 3시간이나 헤매다 한국 영사의 도움으로 겨우 빠져 나와 가까스로 마지막 리허설에 댈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열정은 조금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중국 공연에서 "원 없이 놀고 왔다"는 장사익은 "우리 음악을 넓은 나라(러시아)에서 펼치게 된"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자신의 노래를 "전통의 소리라기보다는 한국 대중음악의 한 부류"라고 소개하는 그는 "러시아인들에게 우리만의 악센트를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서양인들의 무시무시한 파워나 흑인들의 천부적인 리듬감과 차별화된 한국적 소리를 이야기할 때 '고추처럼 톡 쏘는 악센트'를 든다.
이번 공연에서도 슬프면서도 신명 나는 가락에 '악센트'를 넣고 때로 피가 끓어오르듯 절규하는 창법으로 러시아 청중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크지 않은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에너지가 대단했다.
그는 "러시아 대중음악에는 애환이 느껴진다"며 "애틀랜타에서 재즈하는 이들이 내 노래에서도 블루스 느낌이 난다고 했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미국투어에 이어 중국 러시아 공연을 마친 장사익은 오는 10월에는 이란 공연도 갈 예정이다. 한국 토종음악이 세계 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가능성을 이미 확인한 그다.
열성팬들은 대부분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장사익의 노래 인생은 참으로 독특하다.
"94년 46세 때 시작했으니 이제 만13년 됐네요. 한두 번 하다 그만 둘까 하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는 "태생적으로 노래 잘 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때는 노래를 못했어요. 그냥 책 읽듯이 읽어버리는 수준이었어요. 그러나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웅변을 했는데 이때 목이 터졌지요."
67년 선린상고를 나오자마자 직장생활을 시작한 그는 무역회사를 다니다 에너지파동 때 "고졸 출신이라고 (남들보다 먼저) 모가지가 잘렸다"고 말했다. 은행 입사시험은 "장난으로 봤다가 떨어졌다"고 했다. 보험사 영업사원부터 카센터 직원까지 많은 직업을 전전했다. 청년시절에 꿈이 많았던 그는 이제 그때와는 전혀 다른 꿈을 꾸는 소리꾼이 됐다. 우리만의 소리를 가지고 드넓은 세상에서 신나게, 원도 한도 없이 '놀아보는' 꿈을 이뤄가고 있다.
그의 아들도 국악을 한다. 국악관현악단에서 대금을 연주하는 아들 이름을 묻자 "장사익의 아들이라고 알려지지 않는 게 좋다"며 한사코 밝히지 않는다.
[모스크바 = 장경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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