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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위탁 경영 방식 프랜차이즈 사업 - 성공 VS 실패

매장관리는 반드시 전문가에게

장기 불황과 늘어나는 실직으로 생계형 창업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창업이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대기업 임원인 김모씨(48)는 늘 언제 회사를 그만둘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려 왔다. 대안으로 그가 생각한 것은 ‘재테크 창업’이었다. 즉 투자는 하되 창업부터 경영을 모두 전문가에게 위탁하자는 것. 이를 위해 주변에 수소문해 위탁 관리를 해준다는 프랜차이즈업체와 창업컨설팅회사를 알아보고 있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김씨가 가장 중점을 두고 보는 내용은 위탁 운영 주체의 전문성이다. 현장에서 늘 고객을 마주 대해야 하는 소매업의 특성상 안정된 운영자의 존재는 사업의 성패에 필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만 하고 전혀 매장을 돌볼 수 없는 처지이고 보니 걱정이 적잖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얼마나 전문적으로 경영을 해줄지, 기본적인 기업 윤리를 갖고 있는지 등 따져 볼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씨는 향후 위탁 관리 운영을 하다가 퇴직하게 되면 직접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처럼 미래에 대한 불안은 실직자는 물론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김씨처럼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를 가진 직장인이나 실버세대는 투자형 창업을 선호하게 된다. 문만 열면 장사가 되던 시절은 지나고 철저하게 과학적인 전략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는 창업을 해 성공하기 힘들게 됐다. 이에 따라 소매점간의 수익률 격차는 더 큰 폭으로 벌어지고 있다. 제대로 투자해서 과학적으로 운영하는 매장은 투자형으로 운영해도 충분할 만큼의 수익을 얻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매장은 생계를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바로 이런 점을 노리고 등장한 것이 투자형 창업자를 겨냥한 위탁 경영 프랜차이즈 시스템이다. 위탁 경영 방식의 프랜차이즈는 돈을 가진 사업자가 관련 프랜차이즈 본사에 투자를 하면 본사나 제3자가 사업 마케팅과 직원 관리 등 일체의 점포 운영을 도맡아 하게 된다. 다시 말해 두 명 이상이 공동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투자하고 좀더 사업에 능통한 전문가들에게 매장을 위탁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방식은 본사가 투자를 받고, 투자자이자 점주가 되는 사람에게 수익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본사나 투자자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위탁 경영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또 다른 등장 배경은 갈수록 소매점의 투자비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일반 창업자들은 대부분 1억원 안팎의 생계형 창업을 선호하지만 어느 정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수억원대의 투자가 요구되고, 경제적 여유를 가진 계층은 매장 운영에 얽매이기보다는 위탁 관리를 통해 편하게 수익을 얻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다. 더불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저금리도 위탁 경영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부추기는 배경이다. 따라서 소매업이 발전하고 선진화할수록 위탁 경영 프랜차이즈 사업은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위탁 경영 프랜차이즈라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본사의 역량이 부족하거나 준비 없이 뛰어들 경우, 투자자가 수익에 대해 지나치게 욕심을 내는 경우에는 성공하기가 어렵다.

실패 사례다. 벤처기업을 운영하던 양모씨는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자 안정적 현금 매출원을 마련할 욕심으로 음식점 창업을 고려하게 됐다. 늘 바쁜 자신이 매장 운영에 관여할 여유도 없고, 그 분야에 대한 지식도 없는 상태라 위탁 경영 시스템을 택했다.

자세한 정보도 알아보지 않고 ‘높은 매출을 올린다’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에 투자형 창업을 하기로 계약했다. 신도시에 6억원 가량의 돈을 투자해 인테리어도 화려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첫날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음식 맛이 일정하지 않았던 것. 본사가 파견해 준 점장과 주방장이 있었지만 본사와의 불화로 주방장이 그만둬 버리자 한 마디로 ‘대란’이 일어났다. 해당 외식업에 대해 가장 잘아는 사람은 본사의 사장이었지만, 직영점을 여러 개 운영하고 있는데다 각종 사회단체에서 여러가지 명예성 직책을 갖고 있는 사장은 늘 바빠 전화 통화하기도 힘들었다. 양씨 역시 본인의 회사 업무로 바쁘다 보니 위기 상황을 방치하기에 이르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체인 본사의 직영점은 매출이 엄청나게 높았지만 메뉴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았고 조리 교육 시스템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 본사 사장도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욕심으로 체인사업에 손을 대기는 했지만 이미 직영점에서 높은 수익을 얻고 있는 터라 큰 애착도 없었다. 게다가 체인사업 운영 경험이 없어 계속 본사 직원이 교체되는 등 좌충우돌하는 상황이었다.

또 계약 당시 체인 본사 사장은 어떻게 해서든지 가맹점을 늘릴 생각으로 양씨에게 지나치게 높은 이익을 보장한다는 계약을 했는데, 이 또한 문제였다. 양씨는 양씨대로 본사에 불만을 갖게 되고, 점포는 점포대로 투자자에게 너무 높은 이익을 보장해 줘야 하다 보니 고객 입장에서 운영하기보다는 돈 벌기에 급급해야 했다. 결국 양씨는 본사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전문경영인을 채용해 업종을 전환해서 운영하고 있지만 한 번 지역사회에서 나빠진 이미지를 개선하기 어려워 지금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대로 성공한 사례도 있다. 샌드위치 전문점인 제퍼빈스의 경우 사업자에게 점포를 넘겨받아 가맹점주가 점포에 투자하고 시설은 본사가 투자한 다음 점포 경영 전체를 본사 책임하에 운영하고 있다.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일정한 수익을 보장해주는 이점이 생기자 최근 여러 곳에서 본사에 위탁 관리를 신청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제퍼빈스 여의도점과 동부이촌동 매장은 투자자가 1억8,000만원에서 3억원대의 자본을 위탁 경영 방식으로 투자한 결과 투자자에게 매달 3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의 수익금을 돌려주고 있다. 동부이촌동에서 투자한 주부는 전혀 점포 운영 경험이 없는 초보. 남편의 내조나 자녀 교육을 감안, 부업을 한다는 건 엄두를 낼 수 없어 위탁 관리형 창업을 고려하게 됐다고 한다. 결과는 대성공으로 현재 월 300만~400만원대의 수익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위탁 관리라고 애로점이 없는 것은 없다. 테이크아웃 커피 비중이 높고 매장이 워낙 좁다는 특성상 겨울에 매출이 뚝 떨어졌는데 점주가 직접 매장에 근무하지 않다 보니 대응이 늦어지는 것. 때문에 한두 달 고전을 겪기도 했다. 본사가 적극 점장 관리를 하면서 매출이 다시 오르고 있다.

위탁 경영 방식을 도입한 프랜차이즈 본사는 투자자들과 다양한 형태로 계약할 수 있다. 사업자등록상의 실제 소유주는 투자자가 된다. 본사는 점장을 파견, 위탁 관리를 해주는 대신 매출액의 2~5% 안팎을 위탁 관리 대행 수수료로 받게 된다.

본사 입장에서도 유리한 점이 많다. 레귤러 체인, 즉 단일 자본 직영점을 운영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일반 가맹점주들이 본사 정책을 잘 따르지 않는 데 비해 위탁 관리점은 본사 정책을 강력하게 실시할 수 있다. 또 물류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으므로 물류 이익을 얻을 수 있는데다 직영점을 운영할 여력이 없는 본사의 경우 다양한 전략을 실험할 수 있는 현장 모델을 갖는 셈이기도 하다.

창업자 입장에서도 전문가에게 경영을 맡기는데다 자기 시간을 뺏기지 않고 고정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장점. 하지만 단점도 있다. 여러 명이 공동 투자할 경우 매출 이익이 낮을 때 수익금 분배 과정에 갈등이 생길 수 있다. 또 부실한 본사를 선택하게 되면 돈을 벌기는커녕 투자비를 날릴 우려도 크다.
따라서 위탁 경영 방식의 창업을 희망할 때는 반드시 위기관리 대책을 세워 두는 게 좋다.

또 무작정 어떻게 되겠지라는 기대보다 전문컨설팅회사를 찾아 사업 타당성 검토를 받는다든지, 투자 조건과 입지 여건 등을 꼼꼼히 따지고, 본사의 인력 구조나 역량을 객관적으로 파악한 다음 결정해야 한다.

클릭! 성공
1. 본사의 조직이나 경영 상태가 안정돼 있다.
2. 작은 회사지만 대표자가 그 분야의 전문가이고 열정이 많다.
3. 점포 운영이나 프랜차이즈 경험이 많은 회사다.
4. 기존 위탁 경영 관리 사례가 있고 운영이 안정적이다.
5. 성장성 있는 업종을 택한다.
6. 매출 경비 등 수익 분석을 꼼꼼히 한다.
7. 본사에서 운영 전략 기획서를 받는다.
8. 위탁 관리지만 나름대로 위기관리 대책을 세운다.
9. 문제가 생길 때는 위탁 관리 모델이라도 투자자가 발 벗고 문제해결에 나선다.
10. 관리를 위탁했지만 주기적인 점검으로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본다.

클릭! 실패
1. 본사의 경영방식에 대해 막연히 알고 있다.
2. 수익분배에 대한 기준을 모호하게 설정한다.
3. 본사가 직접 점포를 운영한 경험이 없거나 적다.
4. 업종의 사업 전망이 밝지 않다.
5. 지나치게 단기적인 시각으로 본사 운영에 딴죽을 건다.
6. 본인이 발로 뛰지 않고, 본사의 말만 액면 그대로 믿는다.
7. 전혀 위기 관리 대책을 세워 두지 않는다.
8. 매출이 떨어져도 본사에만 맡기고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지 않는다.
9. 해당 분야에 대한 본사의 전문성이 떨어진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