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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스타들의 창업 성공비결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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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 사업서 승승장구 `코미디 아닙니다`

“진짜 한 번 드셔 보세요. 한 조각, 아니 한입만 드셔보세요. 짜지도 않고 담백한 게 정말 ‘왔다’라니까요. 먹어보면 반해요. 이게 바로 우리 토종 치즈의 맛이죠.”

연예계 데뷔 13년째. 요즘은 ‘개그맨’이라는 말보다 ‘닭집 사장’으로 더 유명한 박명수(36)는 앉기가 무섭게 주방에 라지(Large) 사이즈 피자 한 판을 주문했다. ‘교촌치킨’은 어디 갔냐는 말에 “바로 옆집에서 잘되고 있다”고 알려준다.

방송녹화를 마치자마자 달려 온 박명수를 만난 것은 일요일. 주중에는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다는 ‘하소연’ 때문이었다. 서울 여의도 KBS 별관 바로 뒤 먹자골목에 위치한 ‘교촌치킨’ 여의도점에 들른 기자를 그는 지난 10월17일 오픈한 바로 옆 가게 ‘임실치즈피자’로 안내했다. 빨강을 로고컬러로 한 산뜻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임실치즈피자는 아직 생소할 텐데 신토불이 우리 젖소에서 나온 우유로 만든 토종 생치즈를 얹은 피자예요. 임실치즈는 수입치즈에 비해 짠 맛이 적고 아주 담백해요. 수입치즈는 배로만 들여올 수 있기 때문에 물류과정에 몇 달이라는 시간이 걸리고, 그러다 보면 보관을 위해 나트륨을 쓰니까 아무래도 짤 수밖에 없어요. 그게 아니더라도 치즈를 냉동하고 또 해동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원래의 맛이 떨어지죠. 임실치즈는 전북 임실에서 생산되는 우리나라 치즈니까 그만큼 신선한 상태로 빠른 공급이 가능하죠.”

설명을 들으며 한입 맛본 ‘단호박 치즈피자’는 그의 설명대로 짜지도, 느끼하지도 않은 데다 단호박의 달콤한 맛이 더해져 구수하게 혀끝을 녹였다.

바로 옆 ‘교촌치킨’을 운영한 것이 1년 8개월째. 2년도 채 안돼 다른 아이템으로 또 다른 가게를 오픈하는 데 무리는 없었을까. ‘치킨 팔아서 재미를 톡톡히 본 것 같다’는 질문에 사업가 박명수의 설명이 시작됐다.

“사실 교촌치킨은 여의도에 우리 점포밖에 없어요. 여의도는 참 독특한 상권이에요. 강으로 사방이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가맹점 수수료가 조금 비싸긴 해도 여의도지역 전체를 커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사실 전국 1,060여개의 교촌치킨 가운데 우리가 항상 매출 1~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처음 오픈할 때부터 지금껏 아주 잘되는 편이죠.(웃음) 하지만 단점은 가맹점은 가맹점일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닭집은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순수마진이 15%에 그치죠. 임실치즈피자는 제 사업으로 키워보려는 욕심에서 시작한 거예요. 제가 서울ㆍ경기 가맹점 관리권을 갖고 있거든요.”

남는 게 없으면 사실 장사를 할 이유는 없다. ‘교촌치킨’의 홍보이사로 월급도 받고 있는 박명수지만 ‘내 사업’에 대한 야망을 접을 수는 없었던 것. 올 초에 우연히 전라도에서 맛본 임실치즈피자에 반한 이후 지금까지 줄곧 오픈 준비를 해 왔다. 수입 브랜드의 느끼한 맛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담백한 신토불이 치즈피자가 새로운 틈새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란 강한 확신이 있었다고 한다. 피자시장에서 ‘블루오션’의 틈을 예지했던 것이다.

전북지역에서 ‘임실치즈’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3대 메이저 브랜드 가운데 그가 손잡은 브랜드는 임실치즈농협과 왕관표임실치즈. 최근 양사가 협정식을 갖고 브랜드 통합을 하면서 전라도지역에서 ‘임실치즈피자’의 브랜드 파워는 더욱 막강해졌다. 서울로 ‘상경’한 임실치즈피자의 가맹점 관리권까지 따낸 박명수는 치킨집의 석세스 스토리로 ‘임실치즈피자’ 본사의 기대도 톡톡히 받고 있다. 외국 브랜드가 이미 포화상태인 서울ㆍ경기지역에 ‘출사표’를 던지고 진두지휘하며 뛰는 중이기 때문이다.

“치킨집은 매출이 한결같아요. 요즘은 아무래도 새로 오픈한 거니까 피자집에 신경을 많이 쓰곤 있는데 치킨은 ‘여름장사’인 데 반해 피자는 아이들 방학기간인 겨울이 성수기에요. 여름과 겨울, 하나는 비수기 다른 하나는 성수기 매상이니까 뭐 크게 매출로 스트레스받을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얘기를 들으며 펼쳐 본 메뉴판은 20여가지의 메뉴가 장식하고 있었다. 밤, 단호박, 쌀 등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아이템들이 눈에 띄는데 가격대는 9,000~1만3,000원선. 주문을 받고 만들기 시작해서 피자가 구워져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10여분. “1대에 1,000만원이나 한다”며 주방에서 피자오븐을 들여다보는 박명수는 그야말로 사장이 다 돼 보였다.


길거리 ‘즉석시식회’ 효과 커

‘임실치즈피자’의 서울ㆍ경기지역 가맹점 관리권을 가진 그에게 가맹점 개설을 위한 조건을 물었다. 내년부터 2년 동안 가맹점 개설목표는 80~100여곳. 하루에 70여판 나가길 바랐던 새 매장이 오픈하자마자 입소문을 타고 하루 100여판이 거뜬히 나가는 걸 보고 목표달성에 대한 확신이 더욱 굳건해졌다고.

“일단 매장은 12~15평 정도 확보해야 하고 인테리어 비용은 평당 170만~180만원 정도 듭니다. 가맹비가 2,000만원, 물류보증금이 200만원 정도 필요해요. 이밖에 냉장고 등 설치비가 보통 8,000만~9,000만원 정도, 마진은 35% 정도 예상하시면 됩니다. 근데 사실 오픈 전부터 문의가 들어왔어요. 잘될 것 같아요.”

‘임실치즈피자’ 여의도점 오픈을 기해 그가 펼친 판촉활동은 ‘교촌치킨’ 때와 맥을 같이한다. 오피스와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여의도의 지역적 특성과 ‘배달장사’인 아이템의 성격상 전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 여기에 길거리에서 펼치는 ‘즉석시식회’가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좀더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주말에 한강에 모여드는 잠재고객들을 잡는 것. 박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주중은 증권맨 등 오피스 사람들이 매출을 올려주지만 주말에는 공원에 운동을 나온 가족들이 주 고객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신속한 배달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치킨도 그렇고 피자도 그렇고 어차피 제 가게들은 가맹점이에요. 진짜 제 목표는 3년 내로 먹을거리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겁니다. 그렇다고 지금 하는 영업점들을 접겠다는 얘기가 아니고 제가 하는 모든 브랜드들을 아우르는 브랜드를 만들 예정인데, 그중 하나가 독자 먹을거리 브랜드의 형태가 될 겁니다. ‘명수랜드’ 정도로 지금은 생각 중인데 모르죠.”(웃음)

이쯤 되면 4개의 TV 프로그램 패널 출연에 교통방송 ‘2시가 좋아’ 진행자로, ‘닭집’과 ‘피자집’ 운영까지 너무 ‘잘나가는’ 박명수의 수입이 궁금해진다. “정확히 말해줄 수 없다”고 하는 그는 닭집에서만 비수기 기준 월 순익 1,000만원 정도를 올린다고 한다. 사업의 경우 매출규모는 크지만 유지비가 나가기 때문에 아직은 방송과 행사출연 수입이 훨씬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방송에서 그가 운영하는 통닭집이 늘 개그의 소재로 사용되면서 ‘교촌치킨’과 개그맨 박명수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지만 실상 박명수의 가게에서는 연예인 사진을 볼 수가 없었다.

“먹는장사는 뭐니 뭐니 해도 맛입니다. 연예인 사진을 걸어놓고 장사하는 곳도 많지만 저는 손님들이 통닭을 사러 왔다가 우연히 저와 마주치면 반가워해 주는 게 더 좋아요. 또 하나 재료를 아끼지 않는 것도 고객관리의 중요한 포인트죠.”

박사장은 아직도 시간이 허락하면 직접 닭을 튀긴다. 짬이 나면 그 틈을 타 매니저와 한강에서 타는 MTB가 운동의 전부라는 그는 방송활동과 음반, 사업까지 억척같다.

“(웃음) 왜냐 하면 제 꿈이 ‘제2의 주병진’이거든요. 주병진 선배만큼 덩치 큰 사업체를 운영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제2의 주병진’을 꿈꾸는 박명수는 인터뷰가 끝나기가 무섭게 주문받은 종이를 주방 벽에 붙이고 불고기피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잘 하는가 싶었더니 이내 치즈를 반죽에 꽂는 어설픈 솜씨를 보며 “아직 멀었다”는 주방장의 잔소리가 시작됐다. 그러자 박명수의 반격. “그래도 닭 튀기는 것만은 내가 선수잖아.”


[돋보기]  ‘닭집 사장’ 박명수의 창업 어드바이스

‘입소문 타면 때는 이미 늦으리’

남이 해서 잘된다고 하면 너도나도 따라 하는데 그러면 이미 늦은 것이다. ‘이런 사업이 유망하다’고 한다면 중간 정도는 되겠지만 그 역시 그리 빠른 것도 아니다. 경쟁자가 그만큼 빠른 속도로 붙을 것이 불 보듯 빤하기 때문. 최선은 ‘이거 지금은 좀 그런데 1~2년 후면 되겠다’ 싶은 아이템이다. 지방으로 눈을 돌려보면 의외로 괜찮은 답들이 있다. 사실 교촌치킨도 대구에서 서울로 진출한 브랜드였다. 최근 오픈한 임실치즈피자도 그런 논리에서 서울로 남보다 앞서 가져온 것이다. 지방으로 눈을 돌려 찾아보라. 분명히 될 만한 아이템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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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신혜 출시한 언더웨어.주얼리 브랜드 `엘리프리` 빅히트

“사실 기대치를 상회하는 결과가 나오고 주변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해줘서 너무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언더웨어와 주얼리에 이어 내년에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잡화도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에요.”

‘조각 같은’ 마스크로 대한민국 여성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연기자 황신혜(42)가 비즈니스우먼으로 또 한번 ‘신데렐라’가 됐다. 지난해 9월 현대홈쇼핑을 통해 독점출시한 ‘엘리프리’(ELYPRY)라는 언더웨어ㆍ주얼리 브랜드가 ‘황신혜’라는 스타의 후광을 업고 큰 인기를 끄는 등 대박행진을 거듭해 오고 있기 때문.

엘리프리는 엘레강스(Eleganceㆍ우아함)와 프리티(Prettyㆍ아름다움)의 조합으로 탄생한 브랜드네임으로 제품의 컨셉은 크게 ‘로맨틱’, ‘섹시’, ‘스포티’로 요약된다. 홈쇼핑의 특성상 고객의 상당수는 주부들이다. 제품을 내놓은 지 1주년을 바라보고 있지만 여전히 방송 회당 평균 1억5,000만~3억원의 주문접수를 이끌어낼 정도로 ‘엘리프리’는 여심을 확실하게 사로잡았다.

홈쇼핑서 회당 주문액수 1억5천 웃돌아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게 돼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마음처럼 몸을 관리하기가 힘들잖아요. 바로 이런 여성의 바람을 엘리프리라는 브랜드에 녹였습니다. 40대 여성이 주는 엘레강스와 20대 여성이 주는 프리티한 이미지가 양대 맥이죠. 타깃은 심리적으로 20대를 지향하는 30~40대 여성입니다.”

그녀가 (주)IBW와 손을 잡고 탄생시킨 ‘엘리프리’의 성공에는 홈쇼핑의 ‘생리’를 제대로 읽은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 예를 들면 언더웨어 상품구성시 한 패키지에 로맨틱과 섹시, 스포티 스타일을 모두 녹여넣어 구매자가 그때그때 기분과 용도에 따라 선택해서 착용할 수 있게 선택의 폭을 넓힌 것. 여기에 연령을 초월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이지웨어를 포함시켰다. 현재 ‘엘리프리’는 실구매자 타깃은 30~40대로 설정해두지만 디자인이나 스타일에서는 20대의 그것을 중심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현대홈쇼핑측은 ‘엘리프리’가 다분히 섹시한 이미지로 포지셔닝될 것을 예상했으나 황신혜가 여러차례의 디자인 컨셉 수정을 요구해 트렌디하고 큐트한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전했다.

액세서리의 경우에도 그는 자신의 스타일을 제품디자인에 그대로 반영했다. 이것과 동시에 ‘스타일 바이 씨네’라는 무형의 마케팅 컨셉을 불혹을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황신혜의 미모와 몸매가 완벽하게 프리젠트했던 것이 판매를 위한 기폭제가 됐던 셈.

(주)IBW 관계자는 “언더웨어와 주얼리에 비해 잡화가 예상 외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며 “컨셉을 리뉴얼해 재탄생하는 잡화 아이템들은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홈쇼핑 채널에서 연예인을 내세워 쏠쏠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상품은 많다. 그래서 ‘황신혜’라는 톱스타를 언더웨어로 브랜딩하겠다는 전략은 현대홈쇼핑측에서도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일이었다. 하지만 ‘엘리프리’는 첫 방송때부터 소위 ‘대박’을 화끈하게 터뜨리면서 화려하게 데뷔를 했다. 아름다워지겠다는 대한민국 여성들의 잠재된 욕구를 시원하게 긁어준 브랜드 ‘엘리프리’는 언더웨어에 이어 주얼리, 잡화에까지 아이템 영역을 확장했다. 동시에 스타 브랜딩을 활용한 국내 최초의 언더웨어 브랜드라는 기록을 남겼다.

현대홈쇼핑 담당 MD인 권진미 대리는 “20~40대 여성 가운데 안티 황신혜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 고객들에게 좋은 반향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분석된다”며 “황신혜는 미팅 때마다 외국에서 사온 속옷을 가져와 소재에 대한 제안을 할 정도로 프로페셔널”이라며 사업가로서의 황신혜에 대한 평가를 전했다.

“불혹이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웃는 그녀에게 ‘속옷 춘추전국시대’ 상황에서의 생존전략을 물었다.

“그건 간단합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정확히 읽는 품질과 디자인이 생명력의 원천이죠.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그러면서도 너무 앞서지 않는 디자인감각을 유지하면서 한 번의 구매로 다양한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제품구성을 하고 있어요. 타 브랜드에서 우리를 벤치마킹하고 있지만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엘리프리의 강점이요? 무엇보다 황신혜 스타일을 따라할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황신혜 파워’가 브랜드 파워

데뷔 20여년이지만 아직도 연기, 광고에서 후배들에게 밀리지 않는 것은 황신혜만의 매력이다. 이는 대중이 식상하기 전에 또 다른 이미지를 창조함으로써 새로운 자기 마케팅분야를 확장해 가는 서바이벌 전략 때문이다. 지난해 엘리프리 출시 3개월 전인 6월 자신의 몸매관리 노하우를 담은 피트니스 비디오 ‘스타일 바이 씨네’(STYLE BY CINE)를 내놓으며 완벽한 몸매를 대중에게 미리 선보인 것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다.

“사실 비디오를 제작할 때는 저만의 건강관리 비법을 담고 싶었어요. 그런데 건강한 몸매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몸이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연스레 언더웨어를 생각하게 됐어요. 사실 패션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매에서 시작되는 거잖아요. 그러한 배경과 함께 평소 주변 사람들의 꾸준한 권유를 용기를 바탕으로 런칭에 이르렀죠.”

중년 여자연기자의 자기관리를 통한 완벽한 몸매 공개는 석 달 후 언더웨어 출시를 위한 환상적인 ‘전주곡’이 됐다. 실제 제품의 타깃이기도 한 그녀 자신이 엘리프리의 모델로 나섰고 그것은 부언의 여지없이 제품의 컨셉을 가시적으로 보여준 셈. 홈쇼핑을 지켜보던 대한민국 여성들은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황신혜의 완벽한 아름다움에 빠져 너나 할 것 없이 앞다퉈 주문 전화번호를 눌렀던 것이다.

평소 연예계에서 옷 잘 입기로 소문난 그녀는 엘리프리의 디자인에도 만만치 않은 입김을 발휘한다. 신규 아이템을 위한 브레인스토밍 또는 이미 제작에 착수한 샘플 품평회 성격인 마케팅회의에서 그녀는 언더웨어와 주얼리에 대한 신선한 아이디어를 수시로 쏟아낸다. 보름에 한 번씩 (주)IBW와 갖는 이 미팅에서 황신혜는 누구보다도 깐깐하고 욕심 많은 참석자다.

“주로 외국여행 다녀올 때 디자인 아이디어를 많이 얻어오는 편입니다. 이거다 싶은 게 있으면 사진으로 담거나 간단한 스케치를 해 뒀다가 마케팅회의 때 구체적으로 제안을 하는 식이죠. 그것을 실마리로 서로 얘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독특한 디자인의 컨셉이 나오거든요.”

(주)IBW 마케팅담당 조철연 대리는 그녀를 가리켜 ‘깐깐한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마케팅회의 때 샘플 디자인 수정을 꼼꼼하게 요구한 후 승낙할 정도라고.

회당 주문액이 2억원을 상회하는 주얼리 디자인의 경우 아이템의 90% 이상이 황신혜가 직접 제안한 스타일이라는 사실은 그녀가 이미 홈쇼핑 고객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엘리프리의 올 하반기 목표는 온라인 마켓의 적극적 개발이다. 인기 높은 포털사이트를 통해 판매망을 확장, 고객들과 보다 가까워진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오는 9월12일 일본에서 개최되는 ‘국제 패션&뷰티 박람회’를 계기로 일본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이를 위해 현재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계획도 적극 추진 중이다.

연기자로서 녹록지 않은 비즈니스 전장에 뛰어든 그녀. ‘투잡족’ 대열에 들어선데다 상품이 히트를 치고 있어 자연히 수입도 늘었을 법하다.

“(웃음)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다하고 있으니까 수익이나 매출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지금은 디자인개발과 마케팅에 대한 재투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돈은 그다음 문제가 아닐까요? 더욱이 제 본업이 연기자라는 것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사업가로서의 황신혜가 30%라면 나머지 70%는 아직 배우거든요.”

차후에 ‘황신혜’라는 스타 브랜드가 또 어떤 모습으로 등장해 ‘파워’를 과시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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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정, 5년전 실패 재기 나서‥`품질 최우선`

내년이 되면 탤런트 이의정 씨(33)가 데뷔한 지 20년째다. 벌써 서른셋이라고 해야 할지, 아직도 서른셋이라고 해야 할지 그녀는 유난히 많은 일들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 브라운관을 통해 연기 잘하는 아역 탤런트에서 발랄하고 톡톡 튀는 성인 연기자로 변모해 온 그녀의 모습은 대중에게 친숙하다. 그러던 중 작년에는 뇌종양이 의심된다는 소식을 전하며 여러 사람들의 가슴을 애태우기도 했다. ‘스트레스성 염증’이라는 최종 진단을 받고 치료를 마친 후 이제는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이의정 씨. 그녀가 ‘아미까(www.amicca.co.kr)’라는 온라인 패션 쇼핑몰의 대표를 맡아 8월 31일 오픈을 단행했다.

쇼핑몰의 이름인 아미까는 여자 친구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를 변형한 이름이다. 아미까 만의 독특한 콘셉트에 중독된 친구들을 만들겠다는 그녀의 바람이 담겨 있다. 여성 의류와 구두, 가방 등을 구매하는 기존 쇼핑몰의 개념에서 벗어나 유행을 창조하는 문화 콘텐츠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패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동영상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들이 대기 중이고 아미까 만의 마일리지인 ‘오렌지’를 통해 이용자들의 구매와 참여를 독려하려고 한다.


영화 ‘팩토리 걸’서 분위기 따와

아미까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영화 ‘팩토리 걸’에서 따왔다. ‘팩토리 걸’은 팝 아트의 선두주자인 앤디 워홀에게 영감을 준 모델 에디 세즈윅의 일생을 다룬 영화다. ‘팩토리’는 앤디 워홀의 작품 활동이 이뤄진 작업실이었고, 당시 유행의 최첨단을 걸었던 에디 세즈윅이 머무르던 공간이기도 하다. 아미까는 그녀에게 있어서 팩토리라고 표현할 수 있는 쇼핑몰이다. 그녀는 앤디 워홀로 대표되는 경쾌한 팝 아트 이미지와 에디 세즈윅이 활동했던 1960년대적인 분위기를 담은 쇼핑몰을 추구하고 있다.

“사람들이 이의정에게 가지고 있는 이미지대로일 거예요. 제가 갑자기 섹시하거나 얌전한 패션을 선보일 수는 없잖아요. 귀엽고 소년 같은 매력이나 유행에 앞서가는 느낌을 주는 패션을 볼 수 있고, 즐길 거리가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쇼핑몰입니다.”

일단 콘셉트는 그럴 듯하지만 겉멋에 그치는 것은 아닐까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이의정이라는 사람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씩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사업 도전기는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많아 무언가 만들기를 좋아하고 늘 남을 꾸며주기 좋아했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연예인을 오래 했으니까 남이 입혀 주는 옷, 꾸며 주는 화장을 실컷 입고 또 하고 살아왔지요. 그래서인지 일할 때 외에는 트레이닝복 같은 편한 옷으로 지내요. 나를 예쁘게 하는 데는 관심이 없지만 남의 스타일을 잡아주는 데는 재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에게 자신 있게 패션 제안을 할 수 있는 감각은 인정하더라도 사업은 또 다른 재능과 노력이 필요할 터다. 알고 보니 사업은 그녀의 집안 내력이다. 일찍이 아버지는 화장품 제조회사를 경영하는 사업가이고, 어머니는 ‘엘모너(www.almoner.co.kr)’라는 주얼리 쇼핑몰을 운영한다. 한때 엘모너는 이의정의 주얼리 쇼핑몰로 유명세를 탄 적이 있다.

“아버지는 사업 수완이 좋다기보다 기술력으로 승부해서 좋은 제품을 만들려고 하는 분이에요. 이익을 내는 일에는 관심이 없는 편이라고 할 수 있죠. 오히려 어머니가 앞뒤 계산이 정확한 사업가예요. 두 분 다 제 사업에는 특별한 도움을 주지 않고 스스로 설 수 있도록 그냥 지켜봐 주십니다.”

아미까는 그녀에게 첫 사업이 아니다. 5년 전쯤 주얼리 유통에 손을 대서 쓴맛을 봤다. 엄청난 돈을 손해 본 것은 물론이요, 사람에 대한 배신감과 좌절감이 컸다. 오죽하면 그녀의 어머니는 사업 실패로 인한 스트레스가 누적돼 뇌질환이 온 것이라고 했을까.

“초창기에는 사업이 아주 잘됐어요. 너무 쉽게 되는 것 같으니까 함께했던 사람이 시간이 지나자 초심을 잃어버리더라고요. 저에게는 정말 큰 시련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나온 날이 창피하지 않고 이제는 혼자 남겨진다 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착하고 정직하게 살아온 만큼 좋은 사람들과 다시 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때의 경험은 그녀에게 많은 이득을 남겼다. 그녀는 매입, 발주, 배송, 세금 처리, 경영 노하우, 직원 관리 등 사업의 처음부터 끝까지가 훤히 보인다고 한다. 인건비는 어떻게 처리하고, 유지비는 어떻게 줄여갈지 설명하는 그녀의 모습은 웬만한 기업체 대표에 비해 조금도 밀리지 않는다. 그녀처럼 쇼핑몰을 운영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신경 써야 할 부분으로는 시장 조사를 들었다. 직접 돌아다니며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먼저라는 것이다.

“마케팅보다 품질이 최우선입니다. 스타라는 점을 내세워 잠깐 손님이 몰려들게 할 수 있겠죠. 마케팅에만 의존하면 딱 거기까지가 한계입니다. 물건을 받았을 때 소재가 좋고 잘 만든 제품이라는 인상을 주어야 승부가 납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그녀는 우선 허황된 꿈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여러 번 강조했다. 이왕 시작한 사업이 잘 돼야 하겠지만, 안 될 경우에 대해서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손해가 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항상 해야 합니다. 예비 자금도 있어야 하지요. 곧 벌겠지, 대박이 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손을 대면 안 됩니다. 잘 안 풀릴 때를 대비한 대책을 반드시 세워두어야 합니다.”

눈에 띄는 콘셉트, 품질에 대한 원칙, 사업가다운 자세를 가지고 있는 이의정 씨의 아미까가 오래가는 쇼핑몰로 진정한 성공을 이룰지 기대된다. 그녀의 성공을 바라는 이는 기획, 업체 선정, 마케팅 등 쇼핑몰 전반에 노력을 쏟아 부은 이의정 씨 자신일 것이다. 그녀는 쇼핑몰이 제 자리를 잡는 것을 지켜보면서 아픈 사람들을 돕는 일도 계획하고 있다.


‘막연한 대박 기대감 버려’

“아프고 나서 삶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어요. 생사가 오고 가는 경험을 해 본 사람만이 느끼는 미묘한 감정이 있습니다. 병원에 있을 때 보았던 뇌종양에 걸린 아이들을 돕고 싶습니다. 약값과 수술비가 얼마나 많이 드는지 몰라요. 아미까에서 경매 등의 이벤트를 벌여 수익금으로 좋은 일을 하고 싶습니다.”

현재 그녀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준비 중이다. 또한 출연 의뢰가 들어온 몇 개의 대본을 검토 중이고, 직접 기획에 참여하는 쇼 프로그램도 있다. 한 번 겪기도 힘들었을 많은 일들을 잘 이겨내고 사업과 연예 양쪽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그녀의 모습이 건강하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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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태 ‘안어벙 대신 사업가라 불러줘요’

깜박홈쇼핑’에서 게임 기능이 있는 물건들을 소개하던 ‘안어벙’이 진짜 물건을 가지고 나타났다. 요즘은 ‘개그콘서트’ ‘내 이름은 안상순’이라는 코너에서 ‘된장녀’를 연기하고 있는 개그맨 안상태 씨(30)가 레이싱 의류 쇼핑몰 플레이저(www.flaser.co.kr)를 연 것이다. 엉뚱한 모습, 여려 보이는 인상의 그가 레이싱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이 뜻밖이다.

“남자들은 자기 몸과 차를 일심동체로 여기잖아요. 차가 달리면 내 몸이 뛰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차가 내 몸과 연결돼 빠르게 달리는 느낌이 카 레이싱의 매력이에요.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느낌과 문화가 있습니다.”

그를 카레이싱의 세계로 끌어들인 사람은 1990년대 초반을 주름잡은 댄스 그룹 알이에프(REF)의 멤버 이성욱 씨다. 1년 전쯤 이성욱 씨가 별 다른 취미 없이 지내던 안상태 씨에게 카레이싱 팀 ‘고스트’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레이싱을 해 보자고 권유했다. ‘고스트’가 참여하는 경기는 두 대의 차가 직선 경기장에서 속도를 겨루는 드래그 레이스(Drag Race)다. 여러 대의 차가 코스에 따라 원형으로 도는 서킷(Circuit)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고 한다.

“1주일에 한 번 잠실에서 경주용 차의 기본적인 특징을 가진 카트를 타고 매주 연습을 합니다. 가끔씩 레이싱 대회에 참여하고요. 1주일 내내 코너의 아이디어를 짜는 데 매달리다가 레이싱을 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됩니다.”


취미를 사업으로 연결시켜

일반인들에게는 먼 이야기 같지만, 국내에서 카레이싱을 즐기는 인구는 1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손수 차를 몰고 경기에 참가하는 사람의 수는 그보다 적지만 크고 작은 대회에 어찌나 많은 팀들이 신청하는지 경기장의 한계 때문에 참가자를 줄여야 할 정도라고 한다. 그 역시 팀을 꾸리고 시합에 나가면서 미처 몰랐던 카레이싱 인구에 크게 놀랐다.

“휴일에 시간을 쪼개 경기장에 구경 온 사람들이 참 많아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터스포츠를 좋아하는지 깨닫게 되지요. 직접 참여한 숫자를 헤아려 봐도 카레이서에서부터 정비를 담당하는 사람까지 팀당 7~8명씩 수백 팀이 되니까 엄청나게 큰 규모지요.”

카레이싱 인구에 비해서 그를 둘러싼 환경은 참 열악하다. 레이서들이 제대로 된 경기장이 없어서 달릴 곳을 찾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고 자동차 산업의 발전 정도에 비해 기업의 레이싱 투자도 적은 편이다. 기본적인 토대가 아직 낮은 수준이다 보니 모터스포츠 패션 같은 관련 분야까지 누군가 나서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대회에 팀으로 참가하려고 준비하는 와중에 유니폼을 의뢰할 만한 마땅한 곳이 없더라고요. 수입 의류는 점퍼 하나만 해도 20만~30만 원대로 고가입니다. 자비를 들여서 자동차 튜닝을 하는 카레이서들이 사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운 가격이지요. 시각적인 재미를 줄 수 있는 모터스포츠에서 경기복은 중요한 요소인데 입을 만한 옷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팀에서 자체적으로 디자인을 한 주문복을 입고 경기에 참여했다. 그런데 그를 비롯한 팀원들의 복장에 많은 참가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레이서들에게는 자동차를 꾸미는 것만큼 자신도 그에 어울리게 입을 수 있는 패션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옷을 어디서 구입할 수 있는지 묻는 사람들을 상대하며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와 이성욱 씨 등이 공동 대표로 쇼핑몰 플레이저를 연 계기다.

“티셔츠, 셔츠, 점퍼와 같은 기본 의류에 정비복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적절한 가격에 질 좋은 옷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고요. 저렴한 가격에만 초점을 맞추면 품질을 보장할 수 없잖아요. 수입 의류와 차별화될 수 있는 가격에 경쟁력 있는 디자인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저가 정식으로 문을 연 지는 두 달여가 흘렀다. 그에 비해 반응은 빠르다. 연예인 레이싱팀이 쇼핑몰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입소문으로 퍼져 시작하기 전부터 주문을 의뢰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자동차 마니아들에게는 목마르게 기다려 왔던 쇼핑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에피소드다.

사실 레이싱 의류와 일반 의류는 큰 차이가 없다. 헬멧이나 장갑 같은 전문적인 보호 장구가 아닌 이상 옷에 대한 제약이 전혀 없다. 불에 잘 타지 않고 공기가 잘 통하는 정도의 기본 조건만 있으면 어떤 것을 입어도 무방한 셈이다. 실제 레이서들이 선호하는 복장은 자동차에 어울리는 원색 계열의 옷들이다.

일반 의류와 다르게 레이싱 복장에서 중요하게 부각되는 요소는 패치다. 가슴이나 어깨에 붙이는 패치는 자동차, 타이어, 정유 등 관련 회사의 마크가 대부분이다. 보통의 레이서들은 회사와 관련 없이 마크의 디자인에 따라 마음에 드는 것들을 골라 옷에 붙이고 나온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붙이는 것은 큰 문제가 없지만 쇼핑몰에서는 상표 등록 권리 때문에 아무 패치나 사용할 수가 없었다.

“플레이저에서 사용하는 패치는 저작권을 등록한 도안들입니다. 패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초기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입니다. 패치 외에도 자신의 혈액형이나 이니셜을 새겨 넣는 것이 레이싱 의류만의 독특한 특징입니다.”


오프라인 매장 요청 늘어

벌써부터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요청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사업 확장은 조심스럽다. 레이싱 의류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정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은 경험을 쌓으며 이후의 방향을 가늠해 보려고 한다. 그는 플레이저 외에도 아내 김효정 씨가 운영하는 패션 쇼핑몰 리나스룸(www.rinas room.com)에도 관여하고 있다.

“콘셉트나 마케팅에 대해 조언하는 정도지요. 아내가 저보다 더 많이 알고 알아서 잘하더라고요. 저 자신부터 결혼하고 아들을 낳아 가정을 꾸리면서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플레이저 같이 본업 외의 사업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되는 이유도 가장으로서 책임감 때문이겠지요.”

엉뚱하거나 건방진 캐릭터로 늘 우리를 웃겨 온 사람이지만 평소의 그는 친절하고 조용하게 느껴진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안으로 품은 것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개그맨이 되기 전부터 ‘꿈을 위해 도전하자’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무모해서는 안 되지만 인생에서 도전은 꼭 필요하다는 소신이다. 자신을 발전시키려면 주어진 가능성에 부딪쳐 봐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날 시도했던 모든 것들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고 발전하겠다는 그의 약속을 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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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오미란, 홈쇼핑서 `홈런`

지난 5월은 롯데홈쇼핑이 우리홈쇼핑을 인수한 첫 달이었다. 이 때문에 5월 한 달간의 매출은 인수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으로, 업계 사람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전년 같은 달 대비 매출 20% 증가라는 결과는 롯데가 홈쇼핑 분야에서 안착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그중에서도 슈퍼모델 오미란 씨(36)의 패션 브랜드 ‘란스타일(Ran Style)’이 10위권 안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매출에 기여하면서 다시 한 번 눈길을 끌었다. 란스타일은 롯데홈쇼핑의 TV 광고에 그녀가 직접 입고 출연했던 바로 그 브랜드다.

란스타일은 우리홈쇼핑 시절인 3월에 첫 방송을 시작해 바로 지난주인 9월 7일 가을 시즌 신상품 런칭을 알렸다. 지금까지 만 6개월을 돌아보면 꽤 순조로운 항해였다. 자신의 이름을 딴 란스타일에서 그녀가 맡은 역할은 일종의 브랜드 매니저다. 홈쇼핑과 제조사, 그리고 그녀가 함께 모여 상품 기획과 디자인 전반을 꼼꼼하게 논의한다. 더불어 15년 넘게 활동해 온 관록의 슈퍼모델 출신답게 직접 제품을 입고 자사의 모델로 활동하기도 한다.

“오래전부터 의류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많이 받았어요. 공부와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여유가 없어서 번번이 고사하고 있었죠. 2006년 봄에 란스타일에 대한 제안을 받고 나서 신중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준비해 가을에 첫 디자인이 나왔고 수정 작업을 거쳐 올봄에 선보이게 된 것입니다.”

옷 잘 입는 모델이나 탤런트는 수두룩하다. 하지만 유독 그녀에게 업체로부터 브랜드 제안이 자주 들어왔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 스스로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첫 손가락에 꼽는다. 샤넬, 크리스찬 디올,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는 동안 패션에 도가 텄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기본이다.

동서울대 방송연예과 교수, 연세대 광고홍보학과 석사 졸업, 한국모델협회 이사라는 이력에서 엿볼 수 있듯 지적인 이미지가 한몫했다. 모델 생활을 하는 동안 스캔들 등 안팎의 잡음이 없었던 데다 꾸준히 이어 온 자기 관리까지 더해져 그녀는 우아한 여성의 대명사라는 인식이 굳어졌다.

“제가 내놓은 란스타일은 사람들이 저에게서 느끼는 인상을 그대로 옮겨 놓은 브랜드라고 보면 됩니다. 단아한 매력을 잃지 않는 여성을 위한 ‘프렌치 로맨틱’이라는 콘셉트가 핵심입니다. 제가 입고 싶어 하는 옷을 대중도 입을 수 있도록 옮겨 놓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란스타일이 단기간 내에 자리를 잡은 데는 홈쇼핑이라는 특수한 배경이 크게 작용했다. 의류처럼 겉으로 보이는 것이 중요한 상품에 있어서 홈쇼핑은 제약이자 도약이 될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다. 오프라인은 발품을 팔아야 하고 온라인은 바쁘게 클릭을 해야 하지만, 전국의 TV로 방영되는 홈쇼핑은 무차별적으로 소비자를 파고든다.

“일반적으로 홈쇼핑 제품은 많이 팔릴 것을 예상하고 대규모로 생산하기 때문에 이윤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싼 것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대신 많은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니까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제품들이 나오는 법이지요.”

너도나도 입을 수 있는 옷이란, 패션 브랜드에 그리 좋은 평가가 아니다. 특히 란스타일은 합리적인 가격대와 남다른 스타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30~4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로 출발했다. 무조건 대중성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녀의 전략이다.

“상품 기획이나 디자인을 할 때 웬만하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말을 듣는 편이라고들 합니다. 단호하게 제 주장을 펴는 유일한 순간은 란스타일이 자기 색깔을 잃어버릴 때지요. 많이 팔아야 한다는 생각에 예전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남들과 똑같은 스타일을 선보이려고 한다면 란스타일 고유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며 생각을 꺾지 않습니다.”

결과는 늘 그녀의 고집을 따라왔다. 여태껏 대박 상품이라고 할만한 것들 가운데는 주변에서 단가가 비싸다거나 대중에 앞서는 스타일이라고 해서 만류했던 옷들이 제법 있다. ‘대중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 시간을 기다릴 줄 안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좋은 옷을 만들기 위해 그녀는 평소에도 란스타일 제품을 입는다. 시제품이 나왔을 때부터 입고 다니면서 마무리가 제대로 됐는지, 몸에 달라붙는 정도는 어떤지, 색감의 대비는 적당한지를 점검한다. 제품 점검과 동시에 자신이 입은 옷을 주변에서 예쁘다고 할 때마다 란스타일을 자랑할 수 있어서 더 좋다.

“상품 기획 때문에 1주일에 두세 번씩 회의하고, 제품이 나오면 스타일을 제안합니다. 여기에다 직접 모델로 활동하느라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지요. 제품에 대한 좋은 반응을 에너지로 채우며 반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길을 가다가 란스타일을 입은 여성들을 보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곤 해요. 지금과 같은 속도로 란스타일이 꾸준하게 퍼져 나갔으면 합니다.”

멋 내기가 두려운 사람들에게 그녀만의 스타일 제안이 있을 성싶다. 오미란식 스타일의 원칙은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편안함이라고 해서 활동하기에 쉬운 막 입을 수 있는 옷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어떤 스타일의 옷을 입었을 때 스스로 어색해 하지 않고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자신의 내면과 외양이 일치하는 스타일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저만 해도 모델 초기에는 지금과 같은 이미지가 아니었어요. 데뷔 당시 강하고 섹시하게 보이는 패션이 유행이기도 했고, 서구적인 마스크를 가지고 있어서인지 디자이너들이 약간 세 보이는 스타일을 주로 입혔었죠. 내 안에 있는 여성스러움을 조금씩 보여주다 보니 오미란에게는 지금의 스타일이 더 자연스럽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인지하기 시작했어요. 스타일은 마음으로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최신 유행을 파악하는 그녀만의 특별한 비법이 궁금하다. 질문이 끝나자 마자 곧바로 유행을 아는 일은 그리 난해하지 않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그녀는 평소 TV나 잡지를 볼 때 반복해서 나오는 두세 가지 라인이나 톤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패션 분야만이 아니라 트렌드에 민감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인 것이다.

“유행은 반 정도만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유행을 100% 따른 옷은 한 계절만 입고 버리게 되잖아요. 유행보다 내가 가고 싶은 방향에 대한 이미지가 확고해야 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목표나 사업의 방향에서만큼은 확고한 사람이다. MC나 탤런트 제의를 제법 받으면서도 방송쪽에 쉽게 눈을 돌리지 않는다. 홈쇼핑 방송에도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라서 가끔씩 나갈 뿐이다. 다른 곳에 부을 수 있는 재능을 란스타일에 쏟으면 그만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지금 올 가을에는 란스타일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옷을 입고, 그 결과 매출에서도 좋은 결실을 거두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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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영 ‘품격 높은 속옷 만들 터’

여자 연예인들이 홈쇼핑에 브랜드를 런칭해 대박을 터트린 케이스는 많다. 변정수의 ‘엘라 호야’, 이혜영의 ‘미싱 도로시’, 황신혜의 ‘엘리 프리’, 이승연의 ‘어바웃 엘’, 김영애의 ‘황토솔림욕’ 등은 홈쇼핑을 통해 이름을 알렸지만 이미 자체 브랜드로서도 입지를 굳힌 케이스다.

“예쁜 속옷은 이미 많이 나와 있어요. 그러니까, 예쁜 건 기본이죠. 여기에 한국 여성들이 원하는 체형 보정 기능과 소재의 고급스러움 등을 완벽하게 구현할 필요가 있었죠. 수많은 리서치 과정을 거치고 직접 사용해 본 후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해 한국 여성들이 원하는 속옷에 가장 근접한 제품을 완성했다고 자신합니다.”

지난해 섹시 트레이닝 웨어 ‘어로즈’를 런칭하며 사업가로서 입지를 굳힌 모델 이소라가 현영(30)에게 속옷 브랜드 사업을 제안해 왔을 때 ‘내가 사업을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보다 ‘내가 제대로 된 제품을 잘 만들 수 있을까?’를 먼저 고려했단다.

이소라가 도와준다면 회사 운영이나 사업 구상에 따른 문제는 크게 걱정할 것이 없지만 새로운 브랜드를, 그것도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런칭한다는 게 그녀에게는 상당한 부담이었다. 그래서 제안을 받자마자 영화 촬영을 끝으로 고정 프로그램 출연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사업 준비에 투자했다고 한다. 물론 고정 프로그램만으로도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소재의 선택에서부터 디자인, 제품의 만족도까지 일일이 자신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안심이 되지 않았다. 모양만 예쁜 속옷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특히 홈쇼핑을 유통망으로 선택했다면 ‘반품’이라는 고객들의 무시무시한 평가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직접 입어보고 만져보고 살 수 있는 상품이 아니므로 제품력이 좋지 않을 경우 브라운관에 보이는 디자인만 보고 덥석 주문했다가 냉정하게 반품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모델 이소라가 사업 권유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매진을 기록하다가 며칠 뒤부터 쏟아지는 반품 때문에 ‘실패’의 쓴맛을 보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그렇게 되면 사업 자체로도 실패지만 연예인으로서, 고객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과 다름없으니 자신의 이미지에도 치명적인 거죠. 고객이 직접 사용해 보았을 때 최소한 화면에서 보이는 것 이상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어야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죠. 6월 16일 롯데홈쇼핑을 통해 첫 방송이 나갈 예정인데 그 이후 오프라인 매장도 계획하고 있어요. 방송을 통해 소문이 나는 것도 좋지만 고객들이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고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판매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우선은 고객 서비스를 위한 공간이라고 보는 게 좋을 거예요.”

디자인과 제조는 세계 유명 속옷 브랜드의 제품 개발과 생산을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대행하는 중국의 YISELLE에 맡겼다. 속옷 디자인으로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디자이너의 브랜드라는 점 외에도 빅토리아 시크릿, 알마니, 트라이엄프 등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명품 속옷 브랜드의 디자인을 맡고 있어 신뢰가 갔다. 게다가 동양계 업체인 만큼 한국인의 체형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기에 적합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다행히 디자이너 출신인 현영의 언니가 틈틈이 부족한 부분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


우아하고 귀여운 스타일로 승부

비바첼라(vivacella)는 비바체와 신데렐라의 합성어다. 비바체처럼 사랑스럽고 귀여우며 신데렐라처럼 우아한 분위기의 속옷, 현영이 추구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대입한 것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비호감 연예인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신데렐라 같은 그녀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현영이 좋아하는 레이스와 리본을 많이 써 여성성을 강조하되 디자인만 중시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레이스 속옷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귀엽고 섹시한 이미지의 ‘시티 엔젤’, 우아하고 섹시한 분위기의 ‘로맨틱 드림’, 화려하면서도 기품 있는 섹시함을 표현하는 ‘섹시 허니’ 등 속옷 하나로도 이미지 스타일링에 성공할 수 있는 스타일별 아이템을 선보인 것도 특이하다.

“소재의 고급화에 중점을 뒀어요. 프랑스산 최고급 레이스와 리본, 시폰 소재를 사용했죠. 디자인에 중점을 두다 보면 특히 레이스나 리본 같은 소재는 몇 번만 빨아도 쉽게 모양이 변하거든요. 속옷은 자주 빨아 입는 옷인 만큼 실용성이 우선이에요. 한 번 팔고 말 게 아니니까 무엇보다 제대로 된 속옷을 만들어야 재구매율을 높일 수 있겠죠.”

준비 과정부터가 만만치 않았을 법한데 그녀의 말 속에는 조목조목 자신의 경험과 주변의 조언을 정리해 하나하나 꼼꼼하게 준비한 흔적이 역력하다. 첫 방송을 코앞에 두고 그녀뿐만 아니라 그녀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 모두 조금은 긴장한 눈치이기도 하다. 예상 판매율을 묻자 조심스럽게 대답을 미룬다.

“처음 하는 사업에서 얼마만큼 팔릴 거라고 자신하는 건 너무 건방진 이야기잖아요.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많이 팔리면 좋고, 주변 분들이 워낙 많이 도와주셔서 그에 상응하는 대가도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어쨌든 세상에 실패란 없는 것 같아요. 제 연예계 생활도 그러했고요. 연예인도 어떻게 보면 개인 사업인데 처음부터 사랑받지 못했다고 해서 실패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조금씩 나의 진정성, 내면을 알리면서 좌절하지 않고 차근차근 나아가는 거죠.”

지난해 자신이 개발한 독특한 다이어트법 ‘래빗 핑거 다이어트’를 소개하는 비디오를 출시하며 자신의 몸매를 과시한 현영은 스스로를 보디 스타일리스트라고 말한다. 슈퍼 엘리트모델 출신답게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지만 세상에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다이어트 비디오를 출시하면서도 직접 배운 태국식 셀프 마사지를 검증받기 위해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자세를 보정하고 개발하는 과정을 수없이 거쳤다. 속옷의 몸매 보정 기능에 더없이 신경 쓰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아무리 예쁘고 완벽해 보이는 몸매의 소유자도 자신의 몸매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게 마련이고, 그 콤플렉스를 커버해줄 수 있는 것이 속옷의 기능이다. 예쁘고 스타일리시한 옷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예쁜 옷도 몸에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몸매를 탄력 있고 아름답게 가꾸는 노력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기본이며, 운동과 관리로 보정되지 않는 부분을 커버해 줄 수 있는 속옷을 선택하는 것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2차적인 방법이라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남들이 보기엔 균형 잡힌 몸매이지만 현영에게도 콤플렉스는 있다. 대부분의 한국 여성들이 그렇듯 키에 비해 가슴이 작다는 것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핸디캡이다.

“한국 여성들의 가슴은 작고 퍼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수술 등의 방법이 있긴 하지만 수술이라는 건 부작용과 그에 따른 거부감도 만만치 않아서 선뜻 마음먹기가 쉽지 않아요. 저 같은 경우엔 평소 속옷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예쁜 속옷만 보면 사서 입어보곤 했죠. 예쁜 속옷은 일종의 자기만족이에요. 게다가 남들이 모르는 자신의 핸디캡을 속옷으로 보정할 수 있으니 여자들에겐 무척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평소에도 속옷에 관심이 많아 예쁜 속옷을 모으는 취미를 갖고 있기도 하지만 그 즐거움에 자신의 경험을 반영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더없이 행복하게 한다. 즐겁지 않은 일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그녀의 말처럼 그녀의 행복이 그녀처럼 아름다워지기를 바라는 여성들에게 오래도록 전파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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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경, 구두 전문 쇼핑몰 오픈…‘1인2역 자신 있어요’

보기 좋고 신기 편한 구두 추구… 직접 디자인·기획 참여
지구에서 20광년 떨어진 머나먼 우주에 글리제581c라는 행성이 있다. 이 행성은 바위나 바다로 덮여 있고 물이 있는 것으로 짐작되는 곳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바에 의하면 우주에서 가장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별이라고 한다. 글리제(www.gliese.kr)는 ‘새로운 세상을 밟을 만한 새로운 구두’라는 뜻을 담아, 글리제581c의 이름을 따온 온라인 구두 쇼핑몰의 이름이다. 속뜻을 모르고 접해도 멋스러운 구두 브랜드의 이름으로 꽤 그럴싸하게 들린다.

이 글리제는 방송인 안혜경 씨(27)가 (주)구두그리고사람들(대표 김나영)과 손잡고 만든 쇼핑몰이다. 반년 정도의 준비 끝에 6월에 런칭한 후 이제 갓 한 달이 흘렀다. 오픈 첫날에는 안혜경이 운영하는 쇼핑몰이라는 뉴스 때문에 서버가 다운됐을 정도로 화제가 됐고 그 후 꾸준하게 일정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처음부터 큰 욕심은 내지 않으려고요. 안혜경의 구두 쇼핑몰이라는 호기심에 반짝 인기를 얻기보다 제품이 정말 좋다는 입소문이 전해지면서 갈수록 매출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제법 사업가다운 면모를 보이는 그녀의 다부진 포부다.


고급스러운 느낌의 수제화로 승부

방 송 활동 외에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결심은 주변의 권유에 힘입은 것이다. ‘방송만 잘하면 됐지’라던 그녀에게 주변의 선배들이 부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던 것이다. 지금의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연예인에게는 노후를 위해서라도 부업이 필수적이라는 충고였다.

“연예인도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 하나예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생계나 미래를 생각하며, 생활인이자 사업가로서 열심히 일하는 것뿐입니다.”

그 녀가 애초 손을 대려던 분야는 의류 관련 쇼핑몰이었다. 평소 의상에 대한 관심도 있었고 워낙 많은 연예인들이 성공적으로 진출해 있는 터라 의류 쪽으로 가닥을 잡았었다. 그 와중에 예상치 않게 구두와 연을 맺게 된 것에는 개인적인 계기가 있다. 방송 진행을 하다 보니 예쁜 구두를 신기는 해야겠는데, 오래 서 있으면 다리가 금세 부어 피곤함이 가시지 않았다. 협찬을 받아 여러 브랜드의 구두를 신어 보았지만 내 발에 딱 맞는다 싶은 구두는 좀처럼 없었다.

“동네에 나갈 때 신는 슬리퍼처럼 발에 착 달라붙으면서도 멋이 나는 구두가 없을까 고민했지요. 구두 디자인을 하는 지인이 제 말을 듣고 신발을 만드는 공방을 소개해 주었어요. 구두에 대한 특별한 지식 없이 신고 싶은 구두를 스케치해서 공방을 찾아갔습니다.”

그때부터 그녀는 줄기차게 구두 디자이너들을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의류보다 희소성이 있다는 생각에 또 다른 가능성이 보였다. 그러나 처음에는 연예인이라는 사실을 무기로 자신의 이름만 걸고 별다른 노력 없이 쇼핑몰을 열 것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느껴졌다.

주 변의 선배들도 그녀를 말렸다. 고급 브랜드의 명품 구두와 인터넷이나 동대문 등에서 싸게 살 수 있는 구두가 쏟아져 나오는 판인데, 거기서 거기인 구두로는 사업성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오기가 나서 더 열심히 했다는 안혜경은 결국 구두에 대해 하나씩 배워가며 쇼핑몰을 열기에 이른다.

“구두는 겉감보다 보이지 않는 안쪽에 들어가는 재료를 좋은 걸로 써야 합니다. 속에 어떤 소재를 썼는지가 구두의 가격을 결정하지요. 다소 비싸더라도 좋은 소재를 쓰고, 주름을 잡거나 장식을 박는 일은 디자이너들이 일일이 손으로 하고 있어요. 디자인 면에서는 트렌드를 따라가더라도 흔하지 않은 구두가 나오도록 신경을 씁니다. 판매 중인 제품에는 제가 직접 디자인한 구두들도 있습니다.”

회사에는 디자이너 다섯 명과 관리·마케팅을 담당하는 인력 여섯 명을 합해 열두 명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디자이너들은 직접 가죽을 두드려 가며 구두를 만들어 왔던 노장부터 새로운 흐름을 이끄는 신세대까지 조화를 이루어 일한다. 글리제의 독특한 점은 애프터서비스를 전담하는 외주 인력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봄과 여름 시즌을 끝내고 가을과 겨울 상품을 준비 중인데, 시즌 준비와 별도로 애프터서비스 이벤트를 마련했다. 고객이 올 여름에 신었던 신발을 글리제에 보내면 새것처럼 보수해 내년 여름에 다시 신을 수 있도록 돌려주는 이벤트다.

“연예인이 하는 쇼핑몰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습니다. 팔고 있는 상품의 질에 신경 쓰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건 기본이에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교환, 반품, 애프터서비스까지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쇼핑몰 운영에 대한 그녀만의 의지와 열정이 보인다.

TVn 연예e-뉴스와 EBS 코리아코리아를 비롯해 진행과 게스트 출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안혜경은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 이상 회사에 들른다. 연예 활동을 하면서 남보다 빨리 패션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기에 이것저것 의견을 내놓는 것이 일이다. 회사 디자이너들은 고정된 틀을 깨는 그녀의 아이디어에서 도움을 얻는다고 한다. 반면 그녀는 구두만 보고도 발의 모양과 걸음걸이를 알아내는 전문가들에게서 구두에 관한 지식을 얻어가고 있다.


애프터서비스까지 완벽하게 처리

“이 제는 사람을 볼 때 옷이 안 보이고 구두만 보여요. 의상을 보더라도 저런 의상에는 어떤 구두가 더 잘 어울릴 텐데, 상상하게 됩니다. 요즘은 글리제 제품만 신고 다니지만 일부러 여러 브랜드의 매장을 돌아다니며 될 수 있는 한 많은 구두를 신어보고 느낌을 정리해 보기도 합니다.”

글리제의 목표는 여자들에게 일상생활 속에서 레드카펫을 밟는 기분을 선사하는 것이다. 특별한 시상식에서 연예인들이나 신는 줄 알았던 구두를 일반 여성들도 편안한 느낌으로 신고 다니게 하고 싶은 것이다. 이 때문에 더 많은 여성들을 위해 온라인 외에 오프라인 매장 진출 계획도 머릿 속에 그리고 있다. 안혜경 개인적으로는 당초 하고 싶었던 의류 쇼핑몰에 대한 관심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연예 활동 쪽으로는 가을 무렵 그녀가 출연하는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될 예정이다. 또 오랜 소원인 심야방송 DJ도 추진 중이다. 쇼핑몰과 방송 때문에 스케줄이 빡빡해도, 그녀 자신은 활기를 잃지 않고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주어진 일을 똑 부러지게 처리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을 전하는 모습에서 브라운관과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진다.

“그동안 기상캐스터, 방송인으로 사람을 대하고 쇼핑몰을 준비하는 등 이런 일 저런 일을 겪는 동안 예전보다 많이 여유로워졌어요. 지금은 아침에 뜨는 해가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하루하루를 즐겁게,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