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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글쓰기, 반말과 평문

초등학교 때 글짓기를 하는데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얘야, 너는 글 속에 '나는'이라는 말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구나. 어차피 네가 쓰는 글이니 굳이 '나는'이라고 쓸 필요가 없는 것 같구나"

이 말을 듣고 나는 가급적 '나는'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기로 했다. 한 10년이 지난 후 어떤 책에서 똑같은 이야기를 읽었는데 선생님께 깊이 감사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하지 않은 말씀이 있었다. 소설이나 명징한 표현이 필요할 경우엔 '나는'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는 대학 교수가 한 것이었다. 초등학교 선생님과 대학교수의 이야기를 모두 받아 들이니 내 글쓰기는 조금 더 좋아졌다.

초등학교 시절 글짓기를 할 때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단명한 문장이 좋단다. 짧고 명확한 문장이 좋다는 말이야. 어떤 이야기는 주제가 좋고 소재가 좋아도 길고 지루하게 이야기하면 아무도 읽지 않는단다."

나 는 내 멋대로 글을 쓰고 싶어서 선생님이 하는 이야기를 무시했다. 그래서 항상 글짓기를 해도 상을 받을 수 없었다. 6학년 때 거의 3년 만에 처음으로 글짓기 상을 받았는데 그 글은 매우 지루하고 시시껄렁한 것이었다. 역시 좋은 글과 상 받을 수 있는 글은 많이 다르다는 걸 그 때 알게 되었다.

요즘도 블로그를 보면 "반말로 써서 미안합니다"라고 표현하는 걸 자주 본다. 그리고 어떤 블로그는 항상 존댓말로 글을 쓰곤 한다. 나는 그런 게 너무 이상하다. 문장의 기본은 '대화체'와 '서술체'가 있다. 대화체는 상대방을 고려하고 쓰는 것이라 존대와 반말이 존재한다. 그러나 '서술체'는 그런 게 없다. 반말이 아니라 평어로 쓸 뿐이다. 어떤 사실과 의견과 사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반말이나 존댓말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냥 기술하는 문장에 어디 그런 게 필요하겠나? 그런데 많은 블로거들이 기술을 하면서 "반말을 해서 미안해"라고 말한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심지어 '블로그에서 반말한다'고 따지는 사람도 있고 그런 따짐에 대해 '미안하다, 죄송하다' 사과하는 사람도 있다. 이 무슨 바보같은 상황인가.
[블루문(bluemoon)]
요즘 초등학교는 대부분의 학생이 한글을 익히고 오기 때문에 따로 한글을 가르치지 않는다고 한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시절엔 선생님들이 한글과 덧셈을 함께 가르쳤다. 지금은 한글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서 기초적인 말하기 규칙도 가르치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어찌 이렇게 무지하고 무식할 수 있을까. 반말과 존댓말의 기초도 모르는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어찌 존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