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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살이

[그린 어메니티] 42. 진안군 능길마을

[그린 어메니티] 42. 진안군 능길마을

 


전북 진안군 동향면 능길마을은 여느 어메니티 마을과 다른 점이 많다. 정부 지원을 거의 받지 않은 점이 우선 꼽힌다. 농림부와 진안군으로부터 각각 ‘녹색농촌체험마을’과 ‘으뜸마을사업’ 지원금으로 모두 3억원만을 지원받은 게 전부다.

화천 토고미, 홍성 문당리, 이천 부래미 마을 등 여타 전국 그린투어 선도마을들이 80억~1백50억원씩 정부 지원을 받은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 러면서도 경쟁력은 다른 선도마을에 뒤지지 않는다. 마을 소득 올리기에 그린투어의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IMF 이후 정부 도움 없이 인진쑥공장을 차려 지금은 연매출 5억원의 경이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2002년 6천8백만원이던 마을농산물 판매 소득은 도·농교류와 직거래에 힘입어 올해 약 10억원으로 늘었다. 4년 만에 15배로 급증한 것이다. 또한 마을 폐교를 개조해 만든 ‘능길산골학교’는 올해 방문객이 2만명을 넘길 전망이다.

능길마을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다양한 농촌체험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는 점이다. 겨울프로그램만 꼽아봐도 ‘짚으로 새끼꼬기’ ‘논에서 연날리기’ ‘고구마 구워먹기’ ‘팽이치기’ 등이 있다. 도시민의 향수를 한껏 자극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특징 중 하나. 마을 폐교에 황토를 칠하고 학교 뒤에는 감나무를 이식해 농촌다움을 강조했다. 또 시골집 같은 숙식시설과 강의실까지 갖춰 단체 농촌체험행사를 갖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방문자센터, 마을 안내판이나 홈페이지(www.nungil.org)도 새롭게 단장했다.

마을 뒷산 산책로를 개설하고, 개천에 징검다리를 놓아 물고기를 관찰할 수 있게 하는 등 활용가능한 모든 어메니티 자원을 상품화했다. 400년 된 반송(盤松)도 다른 마을에서는 보기 어려운 볼거리 중 하나다. 물레방아와 황토방, 원두막은 도시 어린이들에게 인기있는 프로그램이다. 1㎾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원두막과 산골학교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 것도 눈길 끄는 아이디어. 전기세가 들지 않고, 볼거리도 제공한다.

도시민, 기업과의 결연에는 매우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KG케미칼, 증권선물협회, 준마엔지니어링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덕분에 마을의 농산물은 생협매장을 통해 전국 어디에서나 구입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농림부 주관 농촌마을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마을 대표 박천창씨는 농민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박씨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 모두가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체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도시민의 귀농과 도시 자본의 마을 투자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쉬리와 쏘가리, 줄고기가 사는 금강 최상류의 생태마을. 능길마을은 53가구 150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뛰어난 생태환경과 지도자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그린어메니티를 선도하고 있다.

진안군청 구자인 정책팀장은 “능길 마을은 스스로 노력하는 마을을 먼저 지원한다는 군의 방침에 부합하는 곳”이라며 “능길마을이 거듭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