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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LUXURY]정장… 품격을 아는 남자의 패션 시작이자 마무리



남성에게 슈트는 단순히 옷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을 표현하는 패션의 시작이자 모든 것을 대변하는 패션의 마무리다. 상대방에게 격식을 차리는 한 방법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남성은 여성 못지않은 패션의 소비 주체로 인정받고 있다. 남성 패션의 총체적 결합체인 슈트가 각광받는 건 당연지사.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고급 슈트 브랜드를 국내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평범한 직장인의 한 달 월급으로도 모자라는 값비싼 정장 라인들. 덜컥 살 수는 없겠지만 꿈꾸는 것이야 뭐가 나쁘랴. 가격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는 슈트의 세계를 살펴봤다.

○ 전통의 세련됨이 보여 주는 남성 미학의 극치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남성 슈트 프레젠테이션. 남성 정장 론칭 쇼치고는 이례적으로 열기가 뜨거웠다. 슈트의 고장 이탈리아에서도 최고급 클래식 브랜드로 평가받는 ‘키톤’이었기 때문이다.

키톤은 국내 굴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철마다 해외에서 맞춰 입는다는 입소문 덕에 유명해졌다. 5대째 슈트 가업을 이어온 키톤은 350명의 장인이 수공업으로 제작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다. 몸의 실루엣을 최상으로 표현해 한 번 입으면 반드시 단골이 된다는 키톤. 7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 내에 단독 매장이 들어선다.

‘체사레 아톨리니’도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명품 슈트. 영국 왕실과 영화배우 클라크 게이블이 사랑했던 양복으로 유명하다. 나폴리만의 독특한 슈트답게 허리보다 어깨를 강조한 V라인이 인상 깊다. 100% 수공으로 제2의 피부와 같은 편안함을 강조한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브랜드가 유럽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올해 189주년을 맞이하는 ‘브룩스 브러더스’는 아메리칸 클래식 스타일의 진수를 보여 준다. 링컨과 루스벨트 등 역대 대통령과 앤디 워홀 등 문화계 거장들이 즐겨 입었던 브랜드다.

혁신적인 제품으로 유명한 브룩스 브러더스의 대표적인 라인은 피츠제럴드 모델. 케네디 대통령의 미들네임에서 따왔다. 전통과 현대의 감각을 동시에 살린 미국 슈트의 전형이라는 평가다. 1961년 발표 이후 슈트의 기본인 투 버튼은 오랫동안 비즈니스 양복으로 애용됐다.

이제는 미국 패션의 대명사가 된 랄프 로렌의 최고급 라벨 ‘랄프 로렌 블랙 라벨’도 미국 남성 패션의 전통적인 강자. 세련되면서도 실용적인 스타일은 미국 패션의 성격을 그대로 대변한다.

○ 최고의 디자이너들이 만든 완벽한 라인

젊은 패션 리더들은 유행에 민감하다. 트렌드를 선도하고 싶어한다. 최소한 한 발짝 이상 흐름을 앞서가는 디자이너의 슈트를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통 슈트의 세계에 독특한 캐주얼함을 선보인 것으로 평가받는 ‘겐조 옴므’. 자기만의 색깔을 지녔으되 재미와 위트로 사교적인 남성의 이미지를 추구한다. 겐조 옴므는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고객을 타깃으로 한 강한 캐릭터 라인이 인상 깊다. 스타일이 살아 있는 디자인의 정장 슈트에 아름답고 톡톡 튀는 색상의 셔츠, 화려함과 심플함을 동시에 갖춘 타이로 마무리된다.

‘보스 휴고 보스’는 남성복에 패션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부여했다는 자긍심이 넘친다. 성공한 남성의 슈트라는 애칭답게 최고급 원단에 남성 패션의 기본이 되는 패턴을 중시한다.

올해는 부드러운 톤의 남성에게 어울리는 투 버튼의 싱글 슈트가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좁은 듯한 디자인에 물 흐르듯 떨어지는 라인이 돋보인다.

미니멀한 감성의 대표주자인 ‘질 샌더’ 역시 멋쟁이들이 좋아하는 남성 슈트. 올 시즌 역시 특유의 깨끗하고 간결한 슈트가 주류를 이룬다. 살짝 볼륨이 느껴지는 상의와 대조적인 날씬함을 부각한 팬츠는 건축학적 비례의 균형미까지 갖췄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내 디자이너도 있다. 해외에서 더 평가받는 디자이너 우영미의 ‘솔리드 옴므’가 대표적인 사례다. 여타 명품 이상의 고급 소재를 바탕으로 세련되고 깔끔한 남성 라인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 제품은 슬림한 최신 경향을 받아들이면서도 한국 남성에게 어울리는 편안함에 신경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