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여름 밤. 따끔하다 싶으면 어느새 물고 도망간 모기는 얄밉기 그지 없다. 물린 자리는 이내 빨갛게 부어 오르며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을 남긴다. 어떻게 하면 이 괴로움을 없앨 수 있을까.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바나나 껍질이 최고라는 사람부터
버터, 매니큐어액, 식초는 물론 치질약이 즉효라는 주장까지 나온다”며 피부과 전문의인 나다니엘 비어스 박사와 나네트 실버버그
박사의 조언을 소개했다.
▲가려움이 사라질 때까지 버텨라
모기에 물린
자리가 왜 가려운지 알아보자. 모기는 사람의 피를 빨아 마시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흡혈 중 피가 응고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단백질 성분을 투여한다. 갑자기 침투한 외부 물질에 대항하기 위해서 당신의 몸이 분비하는 것이 ‘히스타민’. 이 히스타민 때문에
물린 부위가 빨갛게 부어 오르고 가려운 것이다.
개인별로 차이가 있으나, 수 분 내지 수 시간 내에 가려움이 시작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려움은 24~48시간 내에 멈춘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가장 견디기 어려운 시간은 잠들기 직전. 왜 하필 그 때쯤에 유달리 가려운 걸까. 사실은 그 때 고통이 증가되는 것이 아니다. 낮 시간보다 덜 바빠 신경이 덜 분산되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뿐이다.
▲확 긁어버려라
가려움의 고통을 긁어서 없앨 수 있을까. “긁으면 히스타민이 더 많이 분비되고, 더 가렵고, 더 긁게 되는 악순환을 부를 뿐”이라고 비어스 박사는 충고한다. 그러나 과격한 당신에게는 이런 원리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사실, 계속 긁으면 결국에는 가려움이 완화되기도 한다. 염증을 일으키는 자극원에게 일종의 출구를 열어줬기 때문이다. 비어스 박사는 “물린 부위를 벅벅 긁을 작정이라면, 손톱을 짧게 깎고 항생제를 바르라”고 충고했다.
▲과학을 믿으라
가려움을 유발하는 히스타민에 대항하기 위해 ‘항(抗)히스타민제’가 있다. 바르거나 먹는 약이 모두 나와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먹는 약이 좋다. 사용액을 정확하게 측정해 과용을 막을 수 있기 때문. 실버버그 박사는 “항히스타민제는 실제로 가려움을 크게 줄이기보다는 편하게 잠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땀발생억제제를 바르면 어떨까. 긁어서 상처가 난 부위가 아무는 데 알루미늄 염화물 성분이 효과가 있다. 또한 대부분의 땀발생억제제는 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알러지 반응을 약화시킬 수 있다. 마늘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항바이러스·항염증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늘로 마구 문지르지는 말라. 가려움을 없애려다 물집으로 고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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