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숨겨진

조중동 vs 네티즌, 2007대선 최종승자는?


재밌는 글이 있어 옮겨왔다. ^^
얼마 전 시사저널 사태를 겪고 다시금 시사IN을 창간하는 자리에 다녀왔다.
우리나라 언론 특히 '조중동'의 대책없는 글들을 보고 있자면, 기가 차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역시 어려운 시국에 유감없이 힘을 발휘하는 국민들의 저력이 점점 꿈틀대고 있음을 느낀다.
무관심 한듯 하지만 그 내공을 통해 일궈낸 역사는 찬란하다.
수많은 역사의 전쟁에서 그리고 민주화, 경제위기, 대선...

우리나라 언론도 제 역활을 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권력의 맛들인 후,
썩을 대로 썩은 언론을 통해 나라가 얼마나 혼란스뤄워 졌는지...

어쩌면 한국이 IT 강국이 된 것은 숙명이 아니었을까?
국민들이 직접적으로 나라를 이끌어 가고, 흐름을 창조해 내기 위한.

세계 강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다시 한번 한반도는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
다음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대한민국의 운명.

이번에도 국민들의 힘으로 대통령을 뽑게 될 것이다.



조중동 vs 네티즌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쟁취 후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언론 정치세력 조선·중앙·동아가 실질적 킹메이커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1997년 대선까지 이들은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킬 힘을 가진 유일한 세력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2002년 대선을 전후하여 네티즌과의 대결에서 패퇴한다.

나는 언론 정치세력에 대한 네티즌들의 승리가 두 번 있었다고 본다. 2002년 대선 당일 시황분석에 따르면, 오후 세 시경까지는 이회창 후보가 리드하였으나, 그 후 노무현 후보가 판세를 역전시켰다고 한다. 이 역전극과 동시에 기록할 만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이것은 역전극을 설명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정몽준의 노무현 지지 철회 후, 네티즌들은 오마이뉴스에 24시간 동안 총 2천만 뷰를 클릭하였으며, 선거 당일 오후에는 핸드폰 통화가 폭증하였다. 지난 대선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엄청난 순간결집력을 보였던 네티즌들의 막판 역전극이자, 50만 표 차이의 신승(辛勝)이었던 것이다.

내가 네티즌들의 두 번째 승리라고 보는 것은 2004년 총선이다. 이 승리는 열린우리당이 과반수를 획득한 압승(壓勝)으로 기억되고 있지만, 선거 당일 지지율이 하락 추세였던 열린우리당이 1% 내외의 차이로 승리했던 지역구가 수십여 개였다는 점은 이 승리가 실제로는 간신히 이루어낸 승리였음을 방증하고 있다.

2004년 총선에서 네티즌들은 인터넷 사이트 ‘서프라이즈’에 집결하였다. 당시 조선일보가 만들어낸 ‘노인폄하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던 정동영 의장이 선거 며칠 전 자신의 모든 권한을 내려놓고 사퇴했던 것은, 서프라이즈의 무명논객의 공개권고에 따른 것이었다. 그리고 이 사퇴 카드는 당시 지지율 하락세를 진정시키는 데에 일조하였다.

언론 정치세력 ‘조중동’ 대 네티즌

네티즌들의 두 번의 승리는 의미 있는 사건이다. 조직된 소수가 조직되지 않은 다수를 지배한다는 지금까지의 상식에 어긋나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 두 번의 승리는 공히, 네티즌들의 열망과 이들이 상호 의사소통할 수 있는 장(場)이라는 기본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조선․중앙․동아 외에 또 다른 성공한 ‘킹메이커’가 힘을 발휘했던 것을 경험하였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집권기간 동안 조중동이 다시 공론장을 지배하였다. 조중동은 세 번째 실패를 방비하기 위한 근원(?)처방에 몰두했다. 이들은 네티즌과 참여정부를 이간질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이것은 시민들이 선택을 잘못 했다고 후회토록 하려는 음모에 다름 아니다.

이들은 지난 4년 동안 참여정부가 수행하는 ‘모든’ 정책을 폄하했으며,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모순된 현실의 책임을 오로지 참여정부에 돌렸다. 지난 4년 동안 일방적이고 지속적인 반대·비난·의혹 제기만 난무했으며, 건전한 비판은 거의 실종되었다.

반면, 세간에서 ‘차떼기당’이나 ‘성추행당’으로 불리는 한나라당에 대해서 조중동은 한없이 관대하였다.지난 10년 동안 한나라당의 업적은 IMF와 ‘노무현 반대’와 ‘국회 파행’으로 요약될 수 있는 의정활동이다. 그밖에도 한나라당의 무능과 악행 사례는 리스트가 길다. 그러나 조중동은 한나라당이 비난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사안의 이슈화는 의도적으로 방기하였다. 이들은 한나라당의 잘못을 꾸지람하여 국정수행 능력을 갖추도록 담금질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어쨌든 이들의 작전은 - 지금까지 - 어느 정도 성공하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평균 2-30%였으며, 각종 선거결과는 40:0의 압도적인 한나라당 승리였다. 지난 주초 한나라당의 경선절차도 ‘아름답게’ 끝났으며,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목하 6-70%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이들은 과연 오는 12월에 축배를 들 수 있을까?

한나라당 후보의 가능성

나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조중동은 대선이 다가올수록 영향력이 감소한다. 국민들이 신중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조선일보의 경우 기자들이 평가한 신뢰도는 3.6%, 영향력은 31%라고 한다. 대선이 다가올 수록 낮은 신뢰도가 영향력을 더욱 감소시킬 것이다.

둘째, 이들이 내세운 후보가 너무 허약하다는 점이다. 최강의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회창 후보로 실패한 후라면, 조중동은 당연히 더 강한 후보를 고르거나 단련시켜 내었어야 했다. 그러나 조중동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 잘못된 편애(偏愛)로 일관하였다.

작년 3월 조중동은 이해찬 국무총리의 4만원 내기골프 사건을 보름 가까이 집중보도한 바 있다. 반면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공영 테니스장을 독점 사용한 후 2천여만 원을 서울시 테니스협회 이사들이 대납토록 했던 일은, 이틀 정도, 신문 깊숙이 ‘처리’하였다.

이명박 서울 시장의 책임 하에 서울시가 여의도 국제금융센터를 유치하면서 1조원이 넘는 특혜를 AIG에 내주었던 국부유출 사건을 KBS가 보도했을 때에도, ‘비판정론지’ 조선은 거의 침묵하고 있다.

‘비판정론지’ 조선일보는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정아 학위위조 사건’에 관련된 의혹(!)이 있다고 띄운 후, 이에 대한 반응으로 검찰이 수사의지를 표명하자, 사설까지 동원하며 검찰수사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반면 이명박 서울시장 퇴임 직후 서초구청장이 전 시장 소유 건물의 고도제한을 해제하였던 권력비리 사건의 혐의(!)에 대해서는 두 달이 넘도록 입을 닫고 있다.

조중동은 이명박 후보의 이 모든 허물을 덮어주는 한편으로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띄우기 위해 진력하였다. 그러나 이 노력의 토대가 얼마나 허약했는지를 이제 와서 그들 스스로 밝히고 있다. 조선일보가 - 그들이 지금까지 과장 보도하였던 - 경부운하 공약을 이제 와서 취소할 것을, 사설을 통해 이명박 후보에게 권고한 것이다. (사설게재 시점이 경선 직후라는 점은 또 얼마나 교묘한가?)

조선․중앙의 제안을 이 후보 측에서 반박한 것으로 보아, 이 후보는 교만하다는 인상마저 준다. 남북정상회담 연기 주장은 무지와 교만의 또 다른 표현에 다름 아니다. 지지율이 충분히 높으니, 적당히 떨어져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시민들과 ‘정치인’의 소통

마지막으로, 조중동은 네티즌으로 활동하는 시민들의 힘을 잘못 평가하였다. 이들 언론 정치세력은 앞선 두 실패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평가하였으며, 시민들을 조작 가능한 대상으로 보았다. 이것은 반민주적 사고(思考)인 동시에 대단히 큰 실수다.

시민들의 집결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두 번의 승리를 일구어냈던 시민들의 결집은 그들의 현실의 삶에 기초하고 있다. 현재의 삶이 고되고 힘겨울 수록, 언제라도 이들이 결집할 개연성은 더 높다. 그리고 권력은 중독성이 있다고 했던가? 대통령을 스스로 선출했던 권력을 누려보았던 국민들은 - 조중동의 간절한 바람과는 달리 - 이 권력을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시민들의 힘만으로는 혁명이 아닌 방법으로 제도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는 없다. 시민들의 열망을 제도권으로 매개해내는 존재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조중동은 이런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에 대해 특별히 주의하였다. 이해찬 전 총리의 낙마나 유시민 전 장관에 대한 부정적 기사가 많은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나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르면, 시민들의 희망을 실현해내고자 하는 유능․참신․청렴한 정치인들이 현재 즐비하다. 가나다 순으로, 강운태, 문국현, 신기남, 유시민, 이해찬, 한명숙이다. 이들은 모두 자신을 목적이 아니라 도구로 보고 있는 분들이며, 따라서 여섯에서 하나를 만들어낼 분들이다. 이들은 이제 시민들과 본격적이며 보다 직접적으로 소통에 나설 것이다.

나는 이들과 국민들과의 의사소통 성공여부가 이번 대선결과를 결정지을 것이라 본다. 이 과정의 성공확률은 높다. 왜냐하면 시민들은 지난 4년 간 조중동의 ‘활약’에 힘입어 희망적인 담론을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빼앗겼던 만큼 반대로 튀는 힘도 더욱 강할 것이다.

[덧글] 우리나라 현실에서 가장 중대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신뢰도 3.6%의 신문이 31%의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현실이다. 대선 승리 후, 시민들이 전국지 규모의 신문을 만들어 자신의 이익을 대변토록 할 수 있다면, 이 왜곡을 바로 잡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철 동양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