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관객들이 이런 종류의 시간 여행이 가능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극장 문을 나서길 바란다. 또 아는가? 지금은 기술적으로 완성되지 못했지만 미래엔 시간 여행이 정말 가능해질지.이런 상상의 날개를 달 때 관객들도 우리처럼 이 얘기에 100% 몰입될 수 있을 것이다" - <데자뷰>토니 스콧 감독. 나 같은 인문학도가 인생을 살면서 자연과학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질 일은 사실 크게 없다.아니, 고등학교ㆍ대학교 시절 인문계고 자연계고 구분할 필요도 없이 평범한 우리들이 학창시절 교과과정을 통해 배우게 되는 수학마저도 기껏해야 돈 계산을 할 수 있는 산수 정도만 할 수 있으면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그래서 난 - 아마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라 생각되지만 - 여지껏 자연과학이란 학문을 꽤 등한시해 왔다. 까짓거 몰라도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 머리 복잡하게 괜히 자연과학 분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또 개인적으로는 과학의 발전이 진행될수록 인류의 멸망도 더욱 가까워져 온다고 생각하며 은연중에 과학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있기에 - 만화나 영화를 너무 많이 본 탓이 크다. 문제는 그러면서도 과학이 주는 혜택은 다 받으려 한다는 점이다. 꼬라지가 좀 우습군 - 내게 과학이란 학문은 그저 ‘그런 게 있겠지’라는 정도의 무관심 대상이었다. 그런데 그런 내가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된 자연과학분야의 두 가지 대상이 있는데 바로 얼마 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줄기세포(생명공학)와 영화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타임머신의 기초가 되는 우주론(상대성 이론ㆍ평행우주론 등)이다. 전자는 우리나라가 어쩌면 세계 주도권을 쥐게 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과 그것이 무너지는 과정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지식들을 찾아보게 된 것이고, 후자는 영화를 보다 보니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과학적인 이론을 알게 되면 영화를 더욱 재밌게 볼 수 있어서 관심을 갖고 찾아보게 된 것이다.(우주는 또 늘 동경의 대상이어서 평소에 이 이론들에 관심이 많았다) 물론 관심을 갖고 찾아봐야 겨우 기본적인 개념 정도 수준에 그치지만 후자의 우주론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면서는 마치 영화에서나 가능한 허무맹랑한 얘기들이 진실로 둔갑하는 과정을 겪으며 매우 흥분하곤 했는데 바로 그러한 우주론들을 근거로 만들어진 영화가 이 영화 <데자뷰>다.
이 영화 <데자뷰>는 굉장히 독특하다. 보통 영화를 보기 전 영화에 대한 사전지식을 조금 찾아보게 되는데, 이 영화는 일마치고 급하게 볼 영화를 찾다 보니 그냥 네이버에서 평점(거의 9점대에 가깝다)과 덴젤 워싱턴 얼굴이 나오는 포스터, 상영시간 정도만 확인하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덴젤 워싱톤이 나오고 제목이 ‘데자뷰’라고? 평점이 높은 만큼 처음에는 꽤 재밌는 액션스릴러물 정도가 아닐까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스 카페라떼 한잔을 입으로 훔쳐가며 스크린으로 맞닥뜨린 이 영화는 초반 20분 정도가 지나면서 내 판단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만들었다. 입이 떡 벌어지더라.(영화 보며 완전 몰입ㆍ흥분 상태 때 나타나는 현상) 특히, 영화의 핵심 소재인 ‘시간의 창’ 연구소와 연구소 내 타임머신이 내가 그동안 꾸준히 관심을 갖고 찾아봤던 상대성 이론이나 평행우주론같은 우주론들을 근거로 작동되고 있다는 사실에 완전 흥분해 영화관에서 같이 보던 옆 사람들 붙잡고 막 그 얘기를 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물론 그것은 바로 과학적으로도 이미 가능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 특히 상대성 이론 - 이론들인데 그것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 영화에 등장하는 ‘시간의 창’ 연구소와 타임머신이 인간의 단순한 상상에 불과하다 생각할까봐 하는 걱정이었다. 그래서 지금부터 그 얘기를 해보려 한다. 이 영화는 미국 뉴올리언즈의 한 부두에서 테러에 의해 거대한 미 해군 선박이 폭발하면서 시작된다. 주인공인 더그 칼린(덴젤 워싱턴)은 주류 및 화학물질 단속반 요원으로 폭발사건의 원인물질을 분석하던 중 FBI요원인 프리즈와라(발 킬머)를 만나게 되고 그를 도와 사건을 수사하다 최첨단 FBI수사 기관인 ‘시간의 창’ 연구소란 곳을 알게 된다. ‘시간의 창’은 우주에 떠 있는 7개의 인공위성으로 작동되는 관측 스크린으로 우주 상공의 인공위성들이 테러같은 사고나 사건이 발생한 곳을 다양한 각도로 보여주며 - 투시도 가능하다 - 사건 당시의 정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계다. 다만 실시간이라지만 시간의 창은 정확하게 지구 시간으로 4일하고도 6시간 전의 모습을 보여준다. 즉, 지구에 위치한 시간의 창 연구소에서 스크린을 통해 보는 인공위성의 전송자료들은 분명 실시간인데 그 시점은 바로 4일 6시간 전의 모습들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것이 단순히 인공위성에 녹화된 화면들이 아니고 지구와는 4일 6시간의 시간차가 나는 과거지만 연구소에서는 보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가 있다는 점이다. 좀 더 알아듣기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면 만약 지구 시간 1월 18일 현재 대한민국 울산 태화강에서 유람선이 폭발하는 - 태화강엔 유람선이 없음 - 테러가 발생했다면 범인을 잡기위해 테러가 발생한 태화강으로 18일 현재 시각으로 시간의 창 레버를 조정하면 보여 지는 화면들은 정확히 4일하고 6시간 전인 1월 14일의 태화강모습이 보여 지게 된다. 따라서 범인을 잡기 위해서는 시간의 창을 계속 지켜보면서 앞으로 4일 6시간을 기다리며 레버조정을 통해 주변 정황을 살피다 보면 범인이 누군 인지 밝혀지게 된다.(실시간이기 때문에 정해진 4일 6시간 안에 못 찾으면 기회는 다시 안 온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해 영화상에서는 종이 한 장에 평면시간개념을 도입해 설명한다. 즉, 시간이 공간처럼 평평하다고 보고 우연한 계기로 어떤 힘에 의해 시ㆍ공간이 왜곡돼 두 시간대(4일 6시간의 거리만큼의 시간대)가 겹치면서 - 접히면서 - 웜홀(Worm Hole:시ㆍ공간의 벽에 생긴 구멍)이 생겨 그 웜홀을 통해 4일 6시간 전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영화상의 가상현실일 뿐이다. 하지만 그러한 ‘시간이 창’ 시스템이 영원히 가상현실로만 남을 것인지는 지금 소개할 아인슈타인 박사의 ‘상대성 이론’과 양자물리학자들이 주장하는 ‘평행우주론’을 통해 스스로 판단해보길 바란다. 이미 이 블로그를 통해서 여러 번 말한 바 있지만, 상대성 이론이란 쉽게 말하면 세상 모든 것들은 다 상대적이란 뜻이다. 물론 굳이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세상일들은 사람에 따라서 또는 관점에 따라서 다 상대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 박사의 상대성이론에서 말하는 ‘상대적’이라는 것의 대상은 그러한 사소한 것이 아니라 이 우주 천체를 구성하고 있는 ‘시간’과 ‘공간’에 관한 내용이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기 전인 20세기 초반까지는 세상 만물은 뉴턴의 역학이론이 지배했다. 소위 말하는 만류인력의 법칙. 그는 나무에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모든 만물은 그 질량만큼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데 그걸 ‘중력’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운동하는 물체에 작용하는 힘을 알아내기 위해 물체의 운동을 서술할 기준이 필요했는데 그 기준을 위해 그는 우주 전체에 절대시간과 절대공간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즉, 우주 모든 물질은 중력을 가지고 또 운동을 하게 되지만 그러한 중력과 운동을 측정하는 이 시간과 공간만큼은 절대적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쉽게 말하면 이 우주 전체에는 동일한 시간과 공간이 적용돼 이 지구에서의 1시간은 멀리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에서도 똑같은 1시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20세기 초에 발표한 상대성 이론으로 인해 그러한 절대시간과 절대공간은 파괴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는 두 가지가 있다. 1905년에 발표한 ‘특수상대성 이론’과 1916년에 발표한 ‘일반상대성 이론’이 그것이다. 놀라운 것은 아인슈타인이 처음 발표한 특수상대성 이론의 경우 참고자료가 전혀 없이 순수하게 자신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특수상대성 이론은 곧 ‘빛의 속도’와 ‘시ㆍ공간’에 관한 이론이다. 이 우주에서 가장 빠른 물체는 바로 빛이다. 빛은 항상 초속 30만Km의 속도로 움직인다.(광속도 불변의 법칙) 기존 뉴턴의 역학이론에 의하면 속도는 거리를 시간으로 나누면 된다. 예를 들면 100미터를 5초안에 달리면 초속 20m/s의 속도가 나오게 된다. 물론 이게 바로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속도 측정방법이다. 그런데 절대적이라고 믿고 있는 이러한 속도 측정방법에는 문제가 있다. 바로 빛 때문이다. 즉, 속도는 거리를 시간으로 나누면 된다는 방정식이 절대적이 되려면 빛의 속도도 주어진 환경(거리와 시간)에 따라 변해야 하는데, 빛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조건 초속 30만km의 속도를 유지한다. 가령 초속 30만km로 달리는 빛을 시속 200km로 달리는 기차에 태워도 - 즉 달리는 기차에서 기차가 달리는 방향으로 빛을 비춰도 - 속도는 30만 200km가 아니라 무조건 30만km가 된다(기존 뉴턴의 역학이론에 따르면 30만 200km가 나와야 정상이다) 이 말은 곧 기존의 거리(공간)를 시간으로 나눴던 속도 공식에 예외가 되는 것으로 속도를 계산하는 절대불변의 좌표라 여겼던 시간과 거리(공간)은 관측자의 상태에 따라 언제나 변한다는 얘기가 되기도 한다.(오히려 빛의 속도가 절대좌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분명 하나의 속도지만 달리는 버스 안에서 느끼는 사람의 속도감과 밖에서 버스를 바라보는 사람이 느끼는 속도감이 다른 것이다.(인간이 빛의 속도로 달리게 되면 시간은 멈추게 된다) 미세한 차이라서 느끼지는 못하지만 실제 버스안의 사람과 버스 밖에 사람의 시간은 다른 속도로 흐른다. 아니 우리 60억 인류 각자는 서로 조금씩 - 아주 미세한 - 다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고 있다.(실제 원자시계를 통한 실험 결과 약 300미터 높이의 에펠탑을 대상으로 시간을 측정해본 결과 꼭대기와 바닥의 시간 흐름이 미세하지만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이게 바로 특수 상대성 이론이다. 일상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여겨지겠지만 실제 생활에 이러한 상대성 이론이 적용되는 예도 제법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우리가 운전할 때 자주 사용하는 GPS다. GPS는 인공위성이 제공하는 정보를 통해 위치를 파악하는 시스템으로 인공위성이 떠있는 우주공간의 시간은 이 지구보다 약 20분 정도 더 빨리 가기 때문에 만약 상대성 이론을 통해 이를 보정해주지 않으면 우리는 잘못된 위치 정보를 받게 된다. 이러한 특수 상대성 이론은 발표 후 얼마 되지 않아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거대한 공식 하나를 탄생시키는데 그것이 바로 ‘E=mc²’(E:에너지, m:질량, c:빛의 속도)이다. 질량ㆍ에너지 등가공식이라 불리는 이 공식은 질량이 곧 에너지란 뜻으로 질량이 핵분열을 통해 줄어들면 줄어든 만큼의 질량이 빛의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로 방출된다는 것이다. 이 공식을 이용해 우리는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가지고 핵무기(급속한 분열)나 원자력 발전(서서히 분열)을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살펴볼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에 관한 이론이다.(‘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이라고도 한다.) 앞서 설명한 특수상대성 이론은 빛처럼 일정한 속도를 가진 - 등속도 운동을 하는 - 특수한 경우를 설명한다고 해서 특수상대성 이론이라고 부르는데, 실제 우리 생활이나 이 우주 만물에게 등속도 운동은 불가능하고 항상 중력에 따른 가속도 운동만을 하게 된다. 따라서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일반적인 가속도 운동에 상대성 이론을 확장하게 되는데 그렇게 완성된 것이 바로 ‘일반상대성 이론’이다. 기존의 뉴턴역학이론에서 중력은 물질의 질량에 존재하는 고유한 힘(인력)이라고 믿었다. 즉, 우리가 이 지구의 땅에 발을 딛고 사는 것은 바로 지구라는 거대한 행성의 인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이를 거부하고 중력을 관성과 같은 것으로 해석했다. 가령 가속도 운동을 하던 물체가 갑자기 멈추게 되면 운동하던 방향으로 물체가 계속 진행하려 하는 힘이 생기는데 그러한 관성이 바로 중력이라고 봤던 것이다. 즉 그는 질량을 가진 물질에 인력이란 것은 애시 당초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지구에 어떻게 붙어서 살며 또 우주공간에서 큰 행성 곁을 지나가던 소행성이 알 수 없는 힘에 끌려 큰 행성으로 경로를 변경하게 되는 것은 왜일까. 그 이유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앞서 소개한 특수상대성 이론의 시ㆍ공간의 상대성을 기초로 중력이 시간과 공간을 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면 침대에 구술이 하나 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만약 어떤 사람이 구술과 가까운 침대 위에 앉는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침대가 움푹 파이면서 구술 역시 그 파인 골 쪽으로 빨려들기 마련이다. 바로 앉은 사람의 중력이 작용해 침대(시ㆍ공간)가 휘면서 구술의 경로가 바뀐 것이다. 이는 빛도 예외가 아니다. 빛도 초속 30만km로 전진하다 중력이 작용하는 곳을 지나게 되면 휘게 되는데 이것이 실제 실험을 통해서 증명되면서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은 사실로 굳어지게 됐다. 지금까지 이 영화 <데자뷰>를 구성하고 있는 과학이론 중에 하나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살펴봤다. 물론 위에서 설명한 것들은 내가 상대성 이론을 이해한 수준에서의 설명일 뿐이고 그 수준에서 글을 읽는 사람이 최대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쓴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선에서도 내가 상대성이론을 통해 이 영화 <데자뷰>에 하고자 하는 얘기는 이미 명확해졌다.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이 시간과 공간은 절대적이지가 않다는 것. 즉 이미 과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되고 거의 대세를 굳히고 있는 특수ㆍ일반 두 상대성 이론을 통해서 시간이란 것은 이 우주에서 마치 공간처럼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일반 상대성 이론인 중력이론을 통해 중력이 크면 클수록 시ㆍ공간이 크게 휘어 시간의 흐름은 더욱 느려진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만약 블랙홀처럼 빛조차 흡수해버리는 엄청난 중력의 공간에서는 시간조차 멈춰버리게 된다.(아직 블랙홀의 실체에 대해서는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일부 천문학자들에 의해 블랙홀로 짐작되는 우주의 공간이 관측되기도 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 블랙홀이 바로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한다고 보고 있으며 가끔씩 등장하는 블랙홀의 분신인 웜홀(Worm Hole:벌레구멍)이 - 웜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문단에서 하겠다 - 바로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웜홀이 바로 이 영화 <데자뷰>에서 ‘시간의 창’이 작동하는 원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존하는 최고의 과학자로 불리는 영국의 스티븐 호킹 박사는 만약 그러한 식의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이 현재의 시간에 이미 미래의 사람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러한 호킹 박사의 주장에 맞서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다시 제기한 이론이 바로 이 영화 <데자뷰>의 또 하나의 과학이론이 되는 양자물리학자들의 ‘평행우주론’이다. 앞서 설명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이 과학자들에게 준 또 다른 희망은 시간여행의 가능성이었다. 즉, 시간이란 것은 절대적이지가 않고 가변적인 것이기에 만약 빛의 속도로 날아가면 시간이 멈춰 과거로의 시간여행도 가능하다고 봤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빛의 속도로 날아갈 수 없기에 기대를 건 것이 바로 이미 설명한 블랙홀의 분신인 웜홀(Worm Hole:벌레구멍)이다. 웜홀이란 블랙홀이 심하게 회전할 때 생기는 시간과 공간의 벽에 생기는 구멍을 말한다. 그리고 이 구멍이 통하는 것이 바로 ‘또 다른 우주’이고 또 다른 우주의 존재는 바로 ‘평행우주론’을 전제로 할 때 가능해진다. ‘평행우주론’이란 우리가 속해 있는 이 우주가 지금 순간순간마다 셀 수 없이 많은 평행우주로 갈라진다는 이론이다. 즉, 이 우주는 우리가 속해있는 이 우주만 있는 게 아니라 칸막이를 통해 셀 수도 없을 정도의 많은 우주로 나뉘고 있는데, 그렇게 수없이 나눠진 우주 속에 지금의 또 다른 내가 하나씩 다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나는 지금 퇴근을 하고 집에 왔지만, 퇴근 후 생길 수 있는 수많은 경우(가능성) - 친구 만나 밥을 먹거나 야근을 하거나 등 - 가 수 없이 많은 평행우주에서 모두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앞서 설명한 시간과 공간의 벽에 생기는 웜홀이 바로 이들 평행우주 사이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이 영화 <데자뷰>에서 주인공 더그 칼린(덴젤 워싱턴)이 ‘시간의 창’ 연구소 타임머신을 통해 갔던 곳은 테러가 일어나기 전의 또 다른 우주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영화의 핵심 소재인 데자뷰현상 - 기시감(旣視感)이라고도 한다. 처음 본 사람이나 장소 또는 처음 겪는 어떤 장면이 왠지 과거에 겪었던 적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현상 - 을 바로 또 다른 우주 속의 내가 보내는 ‘기억’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연과학분야에는 전혀 무관심했던 내가 상대성 이론 같은 각종 우주론을 찾아보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바로 ‘겸손’과 ‘행복’이었다.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가 지동설을 주장할 당시 인류는 거대한 분노를 느꼈다. 지구가 태양을 돈 다는 것은 우주 만물이 인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혔을 터. 하지만 그것은 진실이었고, 어쩌면 갈수록 오만해져가는 우리 인간들에게 신(神)이 보낸 첫 번째 경고 메시지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메시지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한 인류는 더욱 오만해져 갔고 이를 보다 못한 신이 다시 보낸 메시지가 바로 ‘상대성 이론’일지도 모른다. 천기누설이라 불릴만한 이 이론은 바로 우주의 비밀인 셈이고 신은 이 우주를 창조한 노하우를 인간에게 가르쳐주면서까지 우리들에게 진정 하고 싶었던 얘기가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메시지는 바로 이 영화 <데자뷰>를 만들 당시 평행우주론에 대해 조언을 했던 브라이언 그린 박사의 이 말이 아닐까 싶다. “우리의 우주와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로 거대한 빵 덩어리의 아주 얇은 한 조각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우주엔 우리가 직접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비밀이 존재한다. 그걸 깨닫게 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공간이 얼마나 감사한지를 느끼게 된다.” 마지막으로 며칠 전 네이버 메인 뉴스에 뜬 ‘팝뉴스’ 이나무 기자의 기사내용 중 1990년 6월 미 NASA 탐사선 보이저 1호가 명왕성 부근에서 지구를 찍은 아래 사진을 보고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쓴 멋진 시(詩) 한 편을 소개하면서 마치겠다.
여기있다. 저것이 우리의 고향이다. 저것이 우리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들어봤을 모든 사람들, 존재했던 모든 것들이 그곳에서 삶을 영위했다.
우리의 기쁨과 고통의 총합, 확신에 찬 수많은 종교, 이데올로기들.
경제적 독트린들,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들, 모든 영웅과 비겁자.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부, 사랑에 빠진 젊은 여인들.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 희망에 찬 아이들, 발명가와 탐험가.
모든 도덕의 교사들, 모든 타락한 정치인들, 모든 슈퍼스타.
모든 최고의 지도자들, 인간 역사 속의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저기 - 태양 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 - 서 살았던 것이다.
<Tip - 기리의 상상우주철학 시리즈 번외 편>
상대성 이론을 조금 알고 난 후 개인적으로는 약간의 상상력을 보태 이 우주에 시간이란 개념 자체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즉, 이 우주에는 공간만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사실 시간이란 개념은 이 넓은 우주에서 티클 정도의 크기도 안 되는 태양계의 작은 행성인 지구에 사는 우리 인간들이 편리를 위해서 스스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것인데 우리가 하루 또는 일년이라고 말하는 시간들이 실은 지구가 스스로 한 바퀴 돌거나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현상일 뿐인 것이다.(즉, 우리는 공간의 현상을 시간이란 개념으로 변환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아인슈타인의 중력 이론에서 시간이 중력에 의해 휘어지는 현상에서 볼 수 있듯이 시간이 곧 공간으로 해석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늙어가고 죽는 것은 왜일까. 우리는 보통 시간이 흐르기 때문에 늙어가고 언젠가는 죽는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건 시간 때문이 아니라 태양같은 ‘별’이 태어났다가 나중에는 사라지는 것처럼 공간에서 벌어지는 단순한 현상일 뿐일지도 모른다. 결정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도 분명 우주의 한 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아인슈타인의 특수ㆍ일반 상대성 이론은 모두 대전제가 이 우주에 빛보다 더 빠른 물질은 없다고 봤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빛보다 더 빠른 게 있다고 본다. 그것은 바로 생각(정신)이다. 나는 지금 울산에 있지만 내가 몇 년 전에 살았던 서울 내 자취방에 지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 자취방을 생각하면 비록 현실은 아니지만 난 이미 그 자취방에 가 있는 것이 된다. 확실히 생각은 빛보다 빠르다. 게다가 라이트 형제가 하늘을 날겠다는 생각을 해서 인류는 지금 하늘을 날 수 있었듯이 생각은 가끔 물질로 현실화되기도 하면서 마법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생각은 바로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제다이의 힘인 포스(Force)와 같은 것이고, 일전에 소개한 바 있는 ‘우주와 나’란 나만의 상상우주철학시리즈에서 난 태초에 우주정신(Cosmos mind)이 먼저였다가 그 우주정신에 의해 우주가 탄생됐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펼 수 있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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