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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_경제

삼성 SDI - 김순택 사장

“신중한 고민과 분석 없이 이리저리 열심히 움직이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의외로 다른 곳에 있는 근본적인 핵심을 짚어내 해결해야 합니다.” 김순택 삼성SDI 사장이 새로운 각도로 감춰진 해결점을 찾아갈 것을 강조했다. 근본 원인을 덮어둔 채 언 발에 오줌누기식 방법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김 사장은 이런 생각을 전하기 위해 이달 경영 메시지에서 ‘캥커루의 동물원 울타리 넘는 이야기’를 소개했다. 김 사장은 “어느 한 동물원에서 캥거루가 울타리 밖으로 자주 뛰쳐 나오는 일이 발생하자 관리원들이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모두 담장 높이가 낮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면서 “그래서 울타리 높이를 원래 10m에서 20m로 높이기로 결정했다”며 운을 뗐다.

그런데 공사를 끝낸 다음 날에도 캥거루들이 울타리 밖으로 뛰쳐 나왔다. 동물원 울타리를 30m까지 올렸으나 캥거루들이 또 울타리 밖으로 나와 돌아다녔다. 김 사장은 “크게 긴장한 관리원들이 마침내 50m까지 높였다”고 말했다.

동물원 관리원들은 ‘이젠 됐겠지’라며 안심을 했다. 그런데 정작 동물들 사이에 나누는 대화는 전혀 달랐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김 사장은 “한가롭게 풀을 뜯던 기린이 캥거루에게 ‘인간들이 울타리를 계속 높일 것 같아?’라고 묻자 캥거루들은 웃으면서 ‘관리원들이 계속 울타리 문을 잘 닫지 않고 다닌다면 아마 그렇게 될 것 같은데’라고 대답했다”며 이야기를 끝맺었다.

김 사장은 “고질적이고 반복되는 문제점은 그 속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탈출구를 찾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면서 “새로운 각도, 새로운 인물에 의해 근본적으로 재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문제의 해결은 먼저 냉철히 현장을 조사하고 철저한 분석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눈앞의 문제에만 집착해 당장 울타리를 높이는데만 급급했던 동물원 관리원처럼 근시안적인 대책은 없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