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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_경제

사자는 새끼를 절벽에서 밀어 떨어뜨린다 _ [ 상속 반대하는 빌 게이츠, 홍콩 거부 리카싱 자녀 후계 구도 ‘반대’, 워렌버핏 재산 85% 기부에 세 자녀 반응 ]

평균 3.5년. 주요 대기업 재벌2~4세들이 임원승진에 걸린 시간이다. 그렇다면 외국은 어떨까. “현명하게 돈을 쓰는 것은 돈을 버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궁극적으로 나는 내 돈 대부분을 내가 믿는 대의를 위해 사회에 환원할 것이다.” 

빌 게이츠 MS 회장의 말이다. 빌 게이츠는 슬하에 96년생 딸과 99년생 아들을 뒀다. 그는 아이들에게 천만 달러만 물려줬다. MS의 경영승계 역시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빌 게이츠의 이런 성향은 아버지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빌 게이츠의 아버지는 상속세 폐지를 반대하는 미국의 대표적 갑부 모임을 책임지면서 ‘상속세 폐지 반대 전도사’로 나선 바 있다. 

세계적인 주식거부 워렌 버킷은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존경받는 투자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워렌 버핏은 지난 2006년 6월 440억 달러(한화 41조원)에 달하는 자신의 재산 85%를 기부하겠다고 발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워렌 버핏 세 자녀의 반응이었다. 

기부 계획을 발표하고 며칠 후 셋은 미국 ABC방송에 출연했는데, 진행자가 “내 돈은 어디 있느냐고 아버지에게 물어보지 않았냐”라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 “정말로 엄청난 재산을 물려준다면 그것이야 말로 정신 나간 행동일 것이다(맏딸 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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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유통업체 월마트의 창업주 샘 월턴도 가족에겐 냉담했다. 샘 월턴은 자녀에게도 절약의 가치를 물려주려고 노력했다. 자녀들이 가게에 나와 일하게 하면서 그에 대한 대가로 용돈을 줬는데, 용돈 액수는 친구들이 받는 것보다 적었다. 현재 월마트의 회장은 샘 월턴의 장남인 롭 월턴이다. 롭 월턴의 사무실은 가로·세로 약 3m의 정사각형 모양이다.

큰 책상 하나 들어가면 사무실이 꽉 찰 정도다. 월마트 간부들 사무실 중에선 가장 작다. 출입문 외에는 사방이 막혀 있고 창문도 없다. 아버지의 절약정신을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이다. 홍콩의 재벌인 리카싱은 동아시아 최고의 갑부다. 그는 두 아들을 마치 사자가 어린 새끼를 절벽에서 밀어 떨어뜨리듯 독하게 키운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리카싱은 스물두 살이던 1950년에 플라스틱제품 생산업체인 청쿵실업을 세워 1972년 홍콩 증시에 1호 기업으로 상장시켰다. 리카싱은 초등학생인 두 아들이 청쿵실업의 이사회를 참관하도록 했다. 둘은 회의실 구석에 놓인 어린이용 의자에 앉아서 자리를 지켜야 했다. 청쿵실업 이사회는 회장의 말에 그대로 동의하는 거수기 스타일은 아니었다.

어떤 이슈에 대해선 서로 얼굴을 붉히며 자기가 옳다는 주장을 했다. 하루는 이사회에 들어온 두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논쟁이 격화되는 것을 보고 서로 싸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때 리카싱은 이렇게 말했다. “울지 마라. 논쟁을 하는 것은 사업을 위한 것이다. 사리는 논쟁을 하지 않으면 명확해지지 않는 법이다.”

더욱 놀랄만한 사실은 리카싱이 아이들을 이사회에 나오게 한 이유는 후계를 위한 게 아니었다는 점이다. 비즈니스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체험교육을 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이처럼 해외 ‘거부’들은 자녀들을 냉정하게 교육한다. 무턱대로 임원에 발탁하는 행동은 삼간다. 그들이 전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것도 이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