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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살이

기후변화에 떠는 유럽 포도주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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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포도주업계가 지구온난화로 고심하고 있다. 기온상승 때문에 전통적인 재배지에서 포도 농사가 어려워지자 농부들은 좀 더 서늘한 곳을 찾아 산으로 올라 가고 있다.

27일 영국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에 따르면, 스페인의 대표적인 포도주업체인 미구엘 토레스사(社)는 지난 4대간 사용했던 스페인 북동부 페네데스 지역의 포도밭을 떠나 좀 더 서늘한 피레네 산맥으로 포도 경작지를 최근 옮겼다.

미구엘 토레스 회장은 “북부 카탈로니아 지방에서 좀 더 시원한 피레네 산맥쪽으로 이동했다”며 “우리는 미래에 사용할 수 있는 포도밭으로 성공적으로 이전해 왔다”고 말했다.

토레스사는 기존 지역보다 4배나 높은 해발 1천m 고도의 트렘프 지역의 한 구릉지대에 104헥타르 규모의 포도밭을 조성했다.

이 회사는 페네데스 지역을 기반으로 포도주의 명품 업체로 우뚝섰으나 온난화가 이 지역을 강타하자 결국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것.

토레스 회장은 “불행하게도 기후변화는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땅에서 직접 과일을 재배하는 우리에게도 현실이 돼 버렸다”고 했다.

온난화가 포도주산업에 미치는 악영향은 비단 카탈로니아 지방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스페인 북서부 아라곤, 라 리오하 등도 기후변화로 인해 포도 수확시기가 불규칙해 지는 등 수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스페인과 함께 세계적인 품질을 자랑하는 프랑스 포도주 업계도 온난화 여파로 울상이다.

대표적 업체인 보르도는 창업 35년 만에 올해 가장 변덕스런 날씨를 경험했다. 4월은 예년에 비해 훨씬 더웠고, 5월은 서늘하고 습했으며 6월엔 덥고 비가 많이 왔다. 8월은 뜨겁지 않았고, 9월에는 비 한방울 내리지 않았다.

이 같은 변덕스런 날씨 때문에 당연히 포도는 제대로 익지 않았고 작황은 최악이었다. 유로화의 강세도 수출전선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날씨 변화가 보르도를 ’역경’으로 몰아넣고 있는 셈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포도주 산업 ’위기론’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난 3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와인과 지구온난화’ 주제의 세미나에선 카탈로니아 지방의 전통적인 포도 재배지역 대부분이 40-70년 안에 쇠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스페인의 전문가들은 ’유럽의 와인 지도’가 10년마다 20~25마일(약 32~40㎞) 가량 북상하고 있다며 지구온난화로 인한 포도주 산업의 위기를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