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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살이

시크릿 -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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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정으로 책에 싣지 못한 옮긴이 후기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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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여기까지 읽었다면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그대가 더 행복해지고 더 만족스럽게 살아가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온 내용이 참인지 아닌지 아직 모르겠지만 믿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 나온 ‘비밀’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그 전에 한 가지 묻고 싶다. 운명을 믿는가? 우리 삶이 운명을 따라간다고, 아니 운명에 지배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운명 따위는 없다고 생각하는가?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자. 한국에서, 그것도 특정 도시에서, 세기가 바뀌는 그 시기에, 하필이면 그 부모 슬하에서, 그런 신체와 성격과 재능을 타고난 것을 뭐라고 부르고 싶은가? 우연? 다시 한번 수많은 사람의 삶을 떠올려보자. 그 사람들이 각자의 조건에서 태어나게 된 그 모든 일이 진정 우연일까?

  나는 이런 것들이 결국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단 내가 말하는 운명은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강제로 부여한 삶이나 조건이 아니다. 각자 스스로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만들어낸 삶이다. 어째서 그런가?

  이 책을 읽고 이해했다면, 모두가 ‘끌어당김의 법칙’을 따라간다는 점을 알리라. 또 끌어당김의 법칙이 결국 ‘뿌리는 대로 거두는 법칙’과 같다는 점도 이해하리라. 이 말은 뿌리지 않으면 거두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생각해보자. 그대가, 내가, 수많은 사람이 태어나는 순간 얻은 ‘조건’은 씨앗인가 열매인가? 그렇다, 열매다. 그렇다면 그 열매는 어디서 나왔는가? 법칙이 만유인력의 법칙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확실하다면, 이것이 어찌된 노릇인가?

  바로 그것이다. 결국 우리는 이생에 태어나기 전에 분명히 존재했다. 그것도 씨앗을 뿌릴 수 있는 존재로서. 그 씨앗들이 영글어 열매가 되었고, 우리는 그 열매를 거둬들였다. 이렇게 보면 운명은 외부 힘이 강요한 조건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기록한 이야기다.

  이런 생각을 받아들이면 삶에 우연이나 불공평 따위는 없음을 깨닫게 된다. 불시에 끔찍한 일이 찾아와도 ‘신이여, 어찌하여 날 이토록 괴롭히십니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려움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힘이 생긴다. 이것이 이 책에서 끌어낼 수 있는 한 가지 중요한 원리다.

  하지만 그대가 이것을 믿든 믿지 않든,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과거는 무슨 수를 써도 바뀌지 않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지금, 그리고 미래다.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이다.

  ‘앞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려면 씨앗을 어떻게 심어야 하는가.’

  이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씨앗을 심는 방법. 어떤 원리로 그렇게 돌아가는지도 어느 정도 설명해주지만, 이는 결국 그 원리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기 위한 기초 지식일 뿐이다. 알짬은 ‘씨앗을 심는 방법’이다.


  어쩌면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이 책에 공감이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뭔가 속임수 같다거나, 너무 쉬워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한번 잘 떠올려보라. 그런 일 없었는가?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가 문득 생각나서 지난날을 회상하며 친구 생각을 했는데, 얼마 후 그 친구한테 불쑥 연락이 오거나 길 가다가 갑자기 그 친구를 마주치거나 한 적 없는가? 뭔가가 알고 싶어서 인터넷을 한참 동안 찾았지만 발견하지 못해서 잊어버리고 다른 일을 하는데 불쑥 그 정보가 튀어나온 적은?

  나는 이런 이야기를 숱하게 들었다. 2003년, 나는 번역가 지망생을 도와주는 사이트 주간번역가를 만들어 놓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번역 편지’라는 것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그 후로 번역 지망생을 수천 명은 만났다. 지망생 가운데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번역에 관심이 있어서 여기저기 다니다가 우연히 들렀는데, 이곳에서 제가 그토록 원하던 내용을 알게 됐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이와 비슷한 말을 하는 사람은 사실 하나둘이 아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몰랐다. 그것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자신이 ‘뜻’했고, 우주가 그에 ‘반응’했음을. 그 중에는 번역가로 데뷔한 사람도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이것이 바로 끌어당김의 법칙이다. ‘안 된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지우고, 실제로 되었을 때를 떠올리면서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돕는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분명 효과가 있다. 그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출판 번역가가 되고 싶어 하던 사람이 있었다. 아는지 모르겠지만 출판 번역가로 입문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공식 입문 과정이랄까, 그런 게 애초에 없다. 길을 가르쳐주는 곳도 없다. 그저 혼자 들이밀며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녀야 한다.

  하여 이 사람도 이런저런 궁리를 하면서 이 책에 나온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목표’를 정하고 기록해놓는다. 그리고 됐을 때 모습을 떠올리며 흐뭇해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계속 나름대로 길을 찾으려고 한다.

  이렇게 하기를 몇 달, 우연히 이 사람 동생과 친한 언니가 모 출판사에서 일한다면서 번역을 맡길 수 있다고 한다. 이 사람, 당장 출판사로 찾아가서 일감을 얻어온다. 그렇게 두세 권 번역한다.

  그러고 나서 얼마 후, 전부터 알고 지내던 편집자가 ‘나랑 일해볼래?’라고 먼저 말을 건넨다. 그렇게 다시 몇 권을 번역하면서 번역뿐 아니라 기획 쪽으로도 경험과 경력을 쌓는다.

  그렇게 번역에 입문한 지 3년쯤 지났을 때, 전혀 뜻하지 않은 곳에서 뜻하지 않은 사람이 연락을 해온다.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번역가들이 모여서 단체를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한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몇 달 후에는 번역가들이 모여 회사를 만들고, 이 회사가 무럭무럭 성장한다.

  초반에 눈치 챘겠지만, 이것은 내 이야기다. 그리고 이야기는 아직 진행형이다. 이 모든 과정이 얼핏 보기에는 우연히 누군가를 만나서 일이 풀려 나가는 것 같지만, 이것이 바로 ‘끌어당김의 법칙’이 작용하는 방식이다. 뜻을 세우고 그것이 이루어진다고 믿으면 짐작하지 못한 곳에서 손길이 찾아와 길을 열어준다.

  어쩌면 저자가 말한 대로 ‘모든 일이 뜻하는 대로 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앞서 이야기한 운명과도 관련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운명을 모른다. 자신이 뜻을 세우고 그것이 된다고 믿고 노력해서 실현하면 ‘그렇게 될 운명’인 셈이고,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거나 포기하면 ‘안 될 운명’인 셈이다.

  분명한 것은 저자가 말했듯 ‘끌어당김의 법칙’이 ‘엄격하고 정확한’ 법칙이라는 점이다. 그러니 뿌려둔 씨앗은 어디로 도망가지 않는다. 긍정적이고 좋은 생각을 씨앗으로 심었다면, 당장이 아니더라도 그 씨앗은 자신에게 돌아가게 돼 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 논리에서 오류를 발견하거나,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그렇다, 이 책은 완벽하지 않다. 단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저자는 예수나 붓다 같은 깨달은 성인이 아니다. 어찌 우주의 법칙을 ‘완벽하게’ 이해하겠는가. 오히려 그렇기에 우리와 같은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이야기하지 않는가. 뛰어난 통찰을 일상 언어로 전달한다 ― 이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게다가 비밀을 활용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제시되어 실제 적용에 도움이 된다.

  비밀을 활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저자가 말했듯, 크고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작고 사소한 목표를 정해서 직접 적용해 보라. 스스로도 의심스러운 목표를 정해서는 달성하기 어렵다. 먼저 ‘이 정도는 가능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일을 목표로 정하고, 여기서 제시한 방법을 따라가 보라. 분명히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일단 경험하고 나면 다음부터는 수월해진다. 조금씩 큰일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말 그대로 삶을 창조해나갈 수 있다.

  ‘비밀’을 적용할 때는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이것이 아니면 안 된다’라거나 ‘꼭 이 사람이어야 해’라는 생각은 버려라. 특정 대상에 집착하지 말고 원하는 삶이나 모습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할 때, 당장은 뜻대로 되지 않는 듯 보여도 결국은 그대가 바라는 삶을 향해 움직인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이제 스스로 대답해 보자.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삶은 어떤 모습인가?’


2007년 5월 옮긴이 김우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