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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_경제

가치주와의 이별 , 그리고 성장주의 시대

 

주가지수 2000 시대를 맞았다.

실제 지수가 2000을 넘건, 못 미치건, 안착하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이미 주가가 2000 고지에 도달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그 의미는 1000에서 2000 이 되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지수기준으로 보면 1000에서 2000이 되는 것과 500에서 1000이 되는 것은 같은 것이지만 그 의미와 맥락은 완전히 달라진다.

지수 2000 시대는 '가치주 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나팔소리다.

이 말은 이해하기에 따라서는 해괴한 말이다, 특히 그동안 잘못된 투자 마인드를 버리고 이제 겨우 기업의 내용과 가치를 따지기 시작한 건강한 투자자들에게 이런말은 자칫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점은 명백한 사실이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필자가 지난 1999년 말 '성장주와의 이별'을 외친지 정확히 8년만이다. 내심 10년은 걸릴 줄 알았지만 '성장주 시대의 재도래'는 예상보다 2년 빨리 찾아왔다. 그리고 결국 '가치주와의 이별'이라는 정반대의 글을 쓰고 있다.

필자는 이제부터 한국증시에 '새로운 성장주 시대'가 도래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시점은 바로 주가지수가 2000에 도달하는 시점이다. 한국증시는 많은 투자자들이 그 변화를 미쳐 이해하지도 못하는 가운데 한 시대가 흘러가고, 이제 다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2000년초 성장논리의 거품이 극에 달한 다음 시장이 파괴적으로 무너지면서 부터 그 반대의 비이성적인 가격논리가 시장을 지배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북한의 위협이라는 할머니의 겨울밤 호랑이 이야기이다. 이때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이 괴물은 실체없는 모습으로 큰 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그것은 영민한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다양한 기회를 제공했다.

돌아보면 9.11 테러, 이라크전쟁, 반복적인 북핵위협들은 항상 기회였다. 가치의 논리는 이것저것 좌고우면하지 않고 단지 현재의 가치만 살피면 그만이기 때문에, 이럴수록 가치투자는 점점 빛을 발했다.

2000년 초반 펀드매니져들이 사석에서 모이면 지수 2000 이 빠를까, 통일이 빠를까? 라는 질문에 대부분이 ‘통일이 더 빠를 것 같다’라는 답을 했다.

그만큼 어두운 시기였다.

하지만 바로 그때 일군의 투자그룹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장을 다른 시각으로 보던 일단의 펀드매니져들이 과거에 비해 투명화된 회계기준을 바탕으로 ‘가치’를 기준삼아 시장을 살폈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성장 논리와 변수요인으로 바라보면 곳곳이 암초였지만, 가치의 기준으로 시장을 보니 그것은 곧 신천지였던 것이다다.

그것에는 그리 복잡한 이론이나 논리도 필요치 않았다.

단순히 주가수익배율, 주당 순자산 비율만 놓고 전체 상장기업을 엑셀로 돌려보았더니 순자산 1.0 이하, 순이익 배율 8 이하의 종목만도 전체의 2/3을 넘었다. 한국시장 자체도 심지어 말레이시아나 중국, 인도네시아 보다 저평가 되어있었고, 개별종목기준으로는 황당한 수준의 저평가가 이루어져 있었던 것이다,

이들이 거기에다 그레이엄의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 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기준을 하나 덧대어 시장을 바라보았더니 더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즉 최소 200개 이상의 중견 기업들이 이 조건에 해당되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가치의 바다였다

여기에 주목한 운용자들은 결국 현재 한국 간접투자 시장의 중핵이자 총아로 떠올랐다,

개인 투자자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와 같이 챠트를 보고 줄을 긋고, 가는말, 대박주를 노리는 과거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투자자들은 시장의 변화를 보고 넋을 잃어야 했다, 하지만 이 변화의 키를 이해한 투자자들은 특정 기업의 대주주로 등장하는 소위 슈퍼개미로 변신하는 경우도 나왔다.

놀라운 일이었다.

과거 슈퍼개미는 주가조작을 일삼고, 허수주문 통정매매 등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 것이 다반사였다면, 2 세대 슈퍼개미들은 공정하게 매집했고 당당하게 5% 이상의 지분을 신고하면서 양지속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단한 수익의 시대였던 것이다,

그래서 아마 지난 7년간의 시장은 우리가 언젠가 이때를 돌아보면서 ‘한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돈을 벌기 쉬웠던 황금기'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 있었던 다수의 투자자들은 이제야 그것을 깨닿고, 지수 2000 시대에 순이익과 순자산을 따지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는 무서운 것이다.

이제는 같은 조건으로 검색을 해보면 10개의 기업도 기준에 걸리지 않고 과거 수백개의 저평가 기업들이 어느새 모두 적절한 자리, 혹은 그 이상의 가격에 도달해 버렸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기업은 존재해도 ‘절대적으로 저평가’된 기업은 유틸리티쪽 외에는 거의 보이지 않게 된 것이다.

그래서 가치의 영역은 이제 유틸리티 섹터에만 존재 할 뿐 저평가기업을 사서 묻어두면 이익이 난다는 원리는 더 이상 원리가 아닌 세상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시가총액 규모는 이미 세계 15위로 올라섰다, 시가총액도 GDP 총액을 넘어선지 이미 오래다, 눈을 씻고 쳐다봐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없다, 오히려 코리아 프리미엄만 잔뜩 끼어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가?

둘중 하나다, 단순가치를 믿는다면 이제 주식시장에서 내려야 한다, 하지만 성장을 믿는다면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야한다. 왜냐하면 이미 적정한 가치를 부여받고 있는 기업의 주가가 추가상승하고 그 추가상승이 가격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가치나 이익이 증가해야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가치가 앞서고 가격이 따라갔다면, 이제는 가격이 앞서고 가치가 따라가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가지 걸림돌이 있다, 만약 가격이 앞선 다음 가치나 이익이 그 뒤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그것이 바로 ‘거품’이기 때문이다,

향후 한국시장은 이미 무너져 버린 유동성의 둑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가격은 더 질주 할 것이다,

그점은 분명하다. 지수가 3000도 5000도 갈 수 있다. 다만 그끝을 모를 뿐이다.

하지만 그 질주가 어느시점에서 풍선처럼 터져 버린다면 그것은 바로 가치가 따라잡지 못한 때문일 것이고, 터질듯 터질 듯 터지지 않고 그 이후에도 질주를 계속한다면 그것은 바로 가격이 상승하는 만큼 실적이 좋아지고 기업의 가치가 증가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거품이 아니다.

둘중 어느 쪽일까?

아무도 그것에 답할 수는 없다. 지금은 단지 가격이 가치를 추월해서 질주 할 것이라는 점만 알고 있을 뿐, 가치가 그것을 따라잡을지 아니면 가격만 질주하고 다시한번 거품영역으로 진입한 다음, 모든 투자자들이 결과적으로는 다시 피의 카니발에 제물로 올려 질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 한가지는 분명하다,

이제는 투자의 중심이 저평가가 아니라 성장성이라는점이다,

이제 가격논리를 뒷받침 할 성장성이라는 흥행요인을 가진 종목과 이업을 고르는 안목이 주가지수 2000 시대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뭐가 있을까? 어려운 질문이다. 저평가를 찾기는 쉽지만 성장성을 찾기는 정말 어렵다.

이에대한 답을 하기전에 먼저 미국을 살펴보자,

미국은 1차 산업의 시기를 거치지 않고 바로 2차 산업에서 출발했다. 이것은 미국이라는 나라의 축복이다. 그들은 1차 산업 정리기간 없이 바로 2차 산업의 구조를 갖췄고, 그것이 한계에 달하자, 금새 3차 서비스업으로 세계를 선도했다, 그 과정에서 기축통화가 달러가 되고, 그것은 다시 4차산업이라 불리는 투자산업, 금융산업의 부흥을 이끈힘이 되었다,

미국의 투자산업은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당장 이나라 대한민국의 은행과 핵심기업은 이미 그들이 주인이다, 우리는 허울좋은 경영권과 그들이 주는 급여, 그들에게 공급하는 부품이나 원자재, 인력으로 먹고 살고있다, 하지만 이제 미국만의 독보적인 투자산업의 금융노하우도 이제 거의 많은 나라들이 벤치마킹하고 따라잡기 시작했다,

미국의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2,3,4,차 다음에 미국의 힘을 유지시킬 5차 산업은 무엇일까?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은 에너지다, 미국은 무력과, 기축통화의 힘, 4차산업 구조의 부흥으로 에너지 자원의 주도권까지 행사했다, 하지만 이제 그 장악력이 점점 떨어지고 유가가 70불을 넘는 세상을 맞이했다, 유가가 만약 100 불, 혹은 150불이 되면 어떨까?

과연 그 시점에서도 세계의 경제는 지속성장하고, 4차 산업인 투자산업은 이익을 낼 수 있을까?

불가능할것이다,

인플레와 원자재가의 상승이 임계점을 넘는 순간 대재앙으로 다가 올 것이다,

미국은 이점을 알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제 5차 산업은 새로운 에너지와 생명공학에서 출발 할 공산이 크다, 환경에너지, 신재생 에너지, 대체 에너지, 바이오, 의 약학등의 이름으로 새로운 에너지 질서가 구축되고 다시금 세계는 미국의 경기 조절력에 목을 매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 흐름을 보일까?

아직 전환기에 있는 3차 산업의 성숙과 4차 산업의 부흥이 우선이다.

예를들어 증권,투자금융, 보험과 같은 산업들이 상대적 후발국에 진출하고, 그곳에서 과거 미국이 했던 역할을 우리가 대신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미국 주도의 신에너지 질서에 일정부분 참여하는 것이다, 이미 포스코, 한전을 비롯한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대 기업그룹에서도 속속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의 특징은 정부 주도적이라는 점이다,

국가가 관리하고 결정권을 국가가 행사하는 산업구조에서는 이러한 역할을 직접 수행하는 기업보다는 이들 산업에 핵심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훨씬 유용할 것이다, 예를들어 물부족으로 기근이오면 정부는 에너지 수자원분야의 기반시설을 필연적으로 국공유화 하게 될 것이다.

즉 이런 사업에 연관 기술을 가진쪽은 시장친화적이지만, 오히려 기반시설은 반시장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다시 본질로 돌아가서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만약 현재의 가치논리에 의해 가격이 상승한 기업들이 계속 랠리를 보인다면 그것은 명백히 거품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상의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성을 찾고 그것이 실체화하는 순간이 온다면 이들 기업의 가치는 상상 이상으로 커질 것이다.

이제는 성장주의 시대다,

투자금융, 에너지, 수자원, 바이오, 레져, 헬스케어, 에듀,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기업들의 성장성에 주목하라,

그것이 지수 2000 시대가 갖는 진정한 의미다.


[시골의사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