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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살이

FTA시대 - [ 농업, 승리를 꿈꾼다 ]


年매출 10억넘는 농업법인 332개→734개로

◆FTA시대…농업, 승리를 꿈꾼다 / (上) 살길은 덩치키우기◆

한ㆍ미 FTA에 따른 농업시장 개방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규모화ㆍ기업화를 통해 가격ㆍ품질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정부나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이 때문에 농민들이 함께 영농조합을 만들든가 농업회사 법인 등을 만들어 재배ㆍ경영을 체계화하고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품질 향상 등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황의식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개방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영세한 농업에서 벗어나 규모화ㆍ기업화해야 한다"며 "농가들을 전문화ㆍ조직화해 품질을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농산물을 그대로 내놓기보다 포장ㆍ선별하고 공산품 만들듯 상품화해야 매장에서 잘 팔린다"며 "규모화나 산지 조합 활성화가 이런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농업의 규모화ㆍ기업화는 빠르진 않지만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조합과 회사법인을 합친 농업법인 수는 2000년 5208개이던 것이 2005년에는 5260개로 소폭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농업법인의 연간 매출은 1조7003억원에서 3조9724억원으로 133.6%나 급증했다.

특히 2005년 농업법인의 매출액 가운데 68.7%는 가공ㆍ유통 판매액이 차지해 농업법인들이 단순생산에 그치지 않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당 매출액은 2000년 5억500만원이던 것이 2005년 기준으로 11억1900만원으로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증가 추세다.

연간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법인 수는 2000년 332개에서 2005년에는 734개로 121% 증가했다.

정부도 창업지원 강화 등 지원책을 쓰고 있다.


[집중기획]농업, FTA시대 승리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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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파프리카 수입상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은 한국 조기심 농산무역 대표(48)다.

그녀가 전북 김제에서 꾸리고 있는 농산무역이 일본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파프리카 시장은 한국산이 63.9%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 중 절반가량을 농산무역이 대고 있다.

조 대표 말 한마디에 일본 파프리카 시세가 달라진다.

80개 농가가 힘을 합쳐 만든 농산무역이 지난해 올린 매출액은 140억원. 2000년부터 계속해서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농산무역 소속 파프리카 농장은 전국적으로 12만5000평에 달하며 김제에만 유리온실 2만5000평이 있다.

규모로 보면 `농가`가 아니라 `기업`이다.

가을철이면 주요 대형마트나 백화점 과일코너에는 `홍로원`에서 생산한 사과가 진열된다.

일반 사과가 보통 1000~3000원 하는 데 비해 전북 장수 홍로원 농장에서 재배한 사과는 1만원 정도에 팔린다.

`명품`으로 대접받는 것이다.

홍로원이 지난해 올린 매출액은 4억5000만원 선. 올해는 6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 김제 천지원 농장의 김병귀 사장(47)은 유통업자로도 불린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직영점을 세워 자신이 길러낸 유기농 채소를 직접 팔고 있기 때문이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따라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면 농업이 붕괴될 것이란 염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서 농산무역이나 홍로원처럼 남다른 노력으로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는 농민이 적지 않다.

한국 농가는 124만가구 정도 되며 조합과 회사 등을 합친 농업법인은 2005년 기준으로 5266개다.

특히 연매출 10억원 이상을 올린 농업법인이 2000년 332개였던 것이 2005년에는 734개로 121% 늘었다.

2005년 기준으로 연매출 100억원 이상 달성한 농업법인도 73개나 된다.

전문가들은 `지식 농민` 사례에서 보듯이 농촌에 대한 지원이 단순히 소득을 보전해 주거나 퍼주기 식으로 진행되기보다 경쟁력을 높이도록 도와주는 방식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1994년 발효된 우루과이라운드(UR)를 앞두고 농어촌구조개선 예산(1992~98년) 42조원을 내놨고 한ㆍ칠레 FTA 등을 앞두고 2003년 말 119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투융자 계획을 내놓기도 했지만 성과는 신통찮았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기업형 영농, 품질 향상, 브랜드화 등을 통해 국내는 물론 외국시장에서도 이름을 날리는 농민이 적지 않다"며 "이들 같은 지식 농민이 개방화 시대에 대응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농산무역…전국농가 묶어 공동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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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시대…농업, 승리를 꿈꾼다 / (上) 살길은 덩치키우기◆

육중한 문을 열고 실내온도 28.5도, 습도 90%의 유리온실로 들어서니 4월 중순인데도 훅 하고 더운 바람이 밀려왔다.

높이 2m가 넘어보이는 진초록 파프리카 나무가 가로 96m, 세로 108.8m 크기의 유리온실을 가득 메우고 있다.

바닥에 깔린 가느다란 호수에서 뿜어져 나온 물이 시시때때로 나무를 적시고 있다.

온실 안 빛ㆍ온도ㆍ습도ㆍ이산화탄소 양 등 모두 센서에 의해 자동으로 조절된다.

영화에서나 본 듯한 첨단형 농장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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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와 일본 파프리카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농산무역의 유리온실이다.

◆ 일본 주무르는 중소기업급 농장 전북 김제에 위치한 농산무역은 = 1999년 전국 19개 영농조합법인이 공동출자해 만들었으며 전국적으로 80개 농가가 소속돼 있다.

농산무역이 지난해 파프리카를 팔아 올린 매출액은 128억원. 토마토 판매액까지 합치면 매출액이 140억원에 달한다.

농장 규모도 엄청나다.

김제 유리온실만 2만5000평이고 전국 회원농가 규모까지 합치면 10만평에 이른다.

중소기업급 `파프리카 공장`에서 오늘도 돈다발이 주렁주렁 열리는 셈이다.

농산무역은 올해 온실 1만평을 증설할 예정이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주주농가가 종류별로 파프리카를 생산해 김제로 보내면 농산무역이 단위별로 포장한 뒤 상표를 붙여 일주일에 두세 번 국내ㆍ일본의 대형 유통센터로 보낸다.

전 과정이 온라인으로 모두 공개되기 때문에 어느 농가가 얼마나 수출해 얼마를 벌었는지 낱낱이 알 수 있다.

농산무역은 물류비와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을 제외하고 나머지 수입을 모두 회원 농가에 배분한다.

농산무역은 국내 파프리카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으며 2000년 이후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농산무역은 일본시장도 휘어잡았다.

한국산 파프리카가 일본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63.9%인데 이 중 절반 가까이를 농산무역에서 대고 있다.

조기심 농산무역 대표(48)는 "농가들이 모여 덩치를 키웠더니 유통ㆍ판매 과정에서 교섭력이 생겼다"며 "규모를 키우면서도 고품질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고 보고 노력한 게 성공의 열쇠였다"고 밝혔다.

◆ 쉽지 않았던 첫 출발 = 12년 전 일본을 드나들며 의류 마케팅을 하던 조 대표는 남동생이 돌연 시설원예에 뛰어든다며 수억 원을 들여 유리온실을 짓는 걸 보고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당시 평당 45만원이나 드는 유리온실을 3000평이나 지어놓고 토마토나 오이 같은 작물을 심었으니 수지가 맞을 리 없었다.

그녀는 새로운 작물을 찾다가 우리보다 서구화된 입맛의 일본 소비자들이 알록달록하고 맛도 달콤한 파프리카를 찾는 모습을 보고 `이거다` 싶었다.

당장 돌아와 첫해 시험재배에 성공했다.

다음은 판로 개척 문제. 조 대표는 네덜란드산이 대부분을 차지하던 일본시장에 사활을 걸기로 했다.

◆ 80개 농가 뭉치다 = 외환위기로 농가들이 쓰러지던 중 조씨 사례를 듣고 파프리카 재배에 뛰어드는 사람이 속속 생겼다.

이에 따라 돌 재팬은 다른 농가와도 계약을 맺고 파프리카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농가가 늘어갈수록 품질이 들쭉날쭉해져 하나 둘 클레임이 걸리기 시작했고 조 대표 회사는 물론 전체 농가가 계약이 끊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닥쳐왔다.

조 대표는 "이대로 가다가는 다같이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고 유통비도 줄이려면 뭉치는 것만이 살 길이라 생각해 농가 설득 작업에 돌입했다"고 회상했다.

이 과정을 거쳐 1999년, 19개 영농조합법인 대표들이 공동 출자한 농산무역이 탄생했고 80개 농가가 식구가 됐다.

◆ 험난한길 헤쳐온 `농군`의 쓴소리 =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시대. 농가에 불어닥칠 풍파에 대해 조 대표는 할 말이 많다.

조 대표는 "농사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제일 놀란 건 농가들이 철저한 시장조사 없이 재배할 작물이나 사육할 가축을 결정하는 것이었다"며 "`그저 하던 대로만 계속 재배ㆍ사육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니 작은 외풍에도 견디기 힘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정부가 우루과이라운드나 FTA가 대세라는 것을 알면서도 농가들이 물건 안팔리는 탓을 정부에 하도록 내버려둔 것은 큰 잘못"이라며 "물이 어디 있는지만 알려준 다음 물 먹는 법은 스스로 터득하도록 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농산무역` 日本 파프리카시장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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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파프리카 수입상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은 한국 조기심 농산무역 대표(48)다.

그녀가 전북 김제에서 꾸리고 있는 농산무역이 일본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파프리카 시장은 한국산이 63.9%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 중 절반가량을 농산무역이 대고 있다.

조 대표 말 한마디에 일본 파프리카 시세가 달라진다.

80개 농가가 힘을 합쳐 만든 농산무역이 지난해 올린 매출액은 140억원. 2000년부터 계속해서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농산무역 소속 파프리카 농장은 전국적으로 12만5000평에 달하며 김제에만 유리온실 2만5000평이 있다.

규모로 보면 '농가'가 아니라 '기업'이다.

가을철이면 주요 대형마트나 백화점 과일코너에는 '홍로원'에서 생산한 사과가 진열된다.

일반 사과가 보통 1000~3000원 하는 데 비해 전북 장수 홍로원 농장에서 재배한 사과는 1만원 정도에 팔린다.

'명품'으로 대접받는 것이다.

홍로원이 지난해 올린 매출액은 4억5000만원 선. 올해는 6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 김제 천지원 농장의 김병귀 사장(47)은 유통업자로도 불린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직영점을 세워 자신이 길러낸 유기농 채소를 직접 팔고 있기 때문이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따라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면 농업이 붕괴될 것이란 염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서 농산무역이나 홍로원처럼 남다른 노력으로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는 농민이 적지 않다.

한국 농가는 124만가구 정도 되며 조합과 회사 등을 합친 농업법인은 2005년 기준으로 5266개다.

특히 연매출 10억원 이상을 올린 농업법인이 2000년 332개였던 것이 2005년에는 734개로 121% 늘었다.

2005년 기준으로 연매출 100억원 이상 달성한 농업법인도 73개나 된다.

전문가들은 '지식 농민' 사례에서 보듯이 농촌에 대한 지원이 단순히 소득을 보전해 주거나 퍼주기 식으로 진행되기보다 경쟁력을 높이도록 도와주는 방식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1994년 발효된 우루과이라운드(UR)를 앞두고 농어촌구조개선 예산(1992~98년) 42조원을 내놨고 한ㆍ칠레 FTA 등을 앞두고 2003년 말 119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투융자 계획을 내놓기도 했지만 성과는 신통찮았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기업형 영농, 품질 향상, 브랜드화 등을 통해 국내는 물론 외국시장에서도 이름을 날리는 농민이 적지 않다"며 "이들 같은 지식 농민이 개방화 시대에 대응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원소스 멀티유스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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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시대…농업, 승리를 꿈꾼다 / (上) 살길은 덩치키우기◆

웰빙시대를 맞아 녹차 관련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녹차캔은 안 마셔 본 사람이 없을 정도다.

커피전문점에서도 녹차라테가 불티나게 팔리며 녹차 맛 아이스크림, 녹차 케이크 등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녹차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지만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녹차는 동호인들이 `예를 갖추고 즐기는` 대상에 머물렀다.

녹차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간편하게 즐기는 기호식품으로 자리를 잡은 배경에는 임화춘 보성녹차영농조합법인 대표(54ㆍ사진)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보성녹차영농조합은 녹차를 재배하는 것은 물론 가공ㆍ판매까지 하고 있어 `녹차종합기업`이라고 부를 만하다.

이 조합에서 생산되는 녹차는 보성지역 생산량의 30%에 달하며 이를 녹차 캔 음료, 녹차가루, 미용비누 등으로 가공하기도 한다.

지난해 매출은 123억원이며 올해 매출액 목표는 150억원에 달한다.

원래 정부 쌀을 받아 도정하는 공장을 운영하던 임 대표는 녹차를 좋아해 예(다도)를 지키며 녹차를 마시는 사람들 모임인 `차인회`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녹차도 커피처럼 많은 사람들이 편안히 즐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녹차는 신진대사를 돕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식품이다.

그는 일본 최고 차음료 전문업체인 이토엔을 방문해 알아본 후 경남대학교 기계공학과 연구팀과 공동으로 녹차 캔 음료를 만들어 냈다.

94년 뜻이 맞는 보성지역 농민들과 함께 보성녹차영농조합법인을 결성했으며 96년 `보성녹차 캔`을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기업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조합법인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유통망 확보가 급선무였다.

이를 위해 96년 제일제당(현 CJ)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예티녹차`라는 이름으로 제품이 나왔다.

이어 동원산업과도 계약을 맺고 `동원녹차`라는 제품을 출시해 납품했다.

이후 많은 업체의 요청으로 OEM 공급량을 늘렸다.

제품군도 다양하다.

최초 캔 음료에서 PET병 음료, 녹차팩,녹차가루, 화장품, 미용비누 등으로 생산품목을 다변화했다.

조합법인이 소유한 녹차밭 규모는 대략 10만평. 여기에 법인에 소속된 농가가 보유한 녹차밭까지 더하면 약 30만평이다.

여기서 나오는 녹차는 보성지역 전체 녹차 생산량의 3분의 1에 달한다.

조합법인에서 나오는 녹차는 향이 은은하고 맛이 부드럽기로 소문났다.

높은 품질을 가진 녹차를 생산하는 비결은 철저한 관리와 장인정신에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조합법인은 보성군 녹차법인으로는 처음으로 유기농 인증과 우수농산물 인증을 받았다.

임 대표는 "값싼 외국산 농산물에 맞서기 위해서는 고급화가 해답"이라고 설명했다.


`농장도 이젠 기업` R&D로 명품사과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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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시대…농업, 승리를 꿈꾼다 / 경영마인드 이젠 필수◆

전북 장수군 장수읍 해발 500m 고지에 자리잡은 홍로원 농장.

4월 중순의 따스한 햇살 아래 새순이 돋기 시작한 사과나무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잡초가 자라기 시작한 바닥에는 어김없이 촘촘하게 짜여진 검은 망이 드리워져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제초제를 쓰지 않고 잡초를 제거하면서 나무에 해를 주지 않기 위해 활용하는 방법이다.

김재홍 홍로원 대표(50)는 "봄부터 햇빛이 통하지 않도록 검은 망으로 바닥을 씌워야 농약을 쓰지 않아도 잡초가 죽는다"며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만 이렇게 해야 가을에 품질도 좋고 깨끗한 사과가 열린다"고 설명했다.

`홍로원` 상표가 붙은 사과가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 `친환경ㆍ고품질` 제품으로 인정받으며 일반 상품의 서너 배 가격인 개당 1만원에 팔려나가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는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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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 재배로 1만원짜리 명품 사과 생산 = 유통업체에 추석 명절이 끼인 9~10월은 `대박기간`이다.

이 시기가 되면 매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과일이 탐스런 자태를 드러내며 소비자를 유혹한다.

그렇지만 홍로원 상표가 붙은 10개들이 한 상자에 10만원짜리 사과박스가 단연 눈에 띈다.

한눈에 봐도 보통 사과보다 1.5배는 커 보이고 진한 붉은 빛을 띠는 것이 단번에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사과가 바로 홍로원에서 재배한 것들로 대표적 `명품 사과`로 꼽힌다.

롯데백화점과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매장에서 판매되고, 고급 제품만 식탁에 오른다는 신라호텔 식단에서 찾아볼 수 있다.

2만3000여 평 규모 홍로원에는 9000여 그루 사과나무가 있고 지난해 여기서 올린 매출액이 4억5000만원이나 된다.

정규직이 3명이고 상황에 따라서 일용직 7~30명을 쓰는 정도의 노동력이 동원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농촌에서는 높은 생산성이다.

홍로원 사과가 명품으로 인정받는 것은 친환경 재배, 좋은 품종, 계속된 품질 개선 노력 등이 결합된 결과다.

홍로원에서는 화학비료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사과를 재배한다.

홍로원의 사과 품종인 `홍로`는 수원 원예연구소가 탄생시킨 명작으로 색이 붉고 알이 굵으며 단단해 맛과 신선도가 좋다.

홍로원의 성공 비결에는 농업을 `경영`으로 생각하고 끊임없이 품질ㆍ효율성을 높여온 김 대표의 정성이 숨어 있다.

김 대표는 심은 지 1년 만에 열매를 딸 수 있는 품종, 키를 낮춰 사다리 없이도 딸 수 있는 품종 등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비용은 줄이고 수익은 높였다.

또 9000여 그루 사과나무에는 일일이 물을 주는 기계를 설치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김 대표는 1999년 `신지식 농업인`으로 선정됐다.

◆ 첫 수확 매출 3000만원 = 김 대표가 장수읍 골짜기에 터를 잡은 것은 1987년. 경기도 여주ㆍ이천에서 농장장 생활을 하던 그는 가지치기 작업을 하러 들른 이곳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

김 대표는 "우연히 사과나무 곁을 지나다가 깜짝 놀랐다"며 "사과나무 잎이 빨갛게 물든 게 마치 단풍나무 잎처럼 너무 예뻤다"고 회상했다.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크고 한낮에 햇빛이 따가워 사과 재배에 그만이라고 확신한 그는 아내와 어린 아들을 데리고 무작정 장수읍 골짜기로 들어왔다.

피땀 흘려 번 돈을 투자해 산 땅 3000평에서 난 사과는 빛깔도 좋을 뿐더러 맛도 훌륭했다.

첫 수확으로 그가 벌어들인 돈은 약 3000만원이었다.

이후에도 품종 선택, 품질 개선, 친환경 농법, 경영 개선 등 김 대표의 노력은 계속됐다.

겨울을 이긴 사과나무들이 꽃을 맺을 때쯤이면 가지치기를 하는데 김 대표는 꽃이 핀 가지 중 3분의 2는 잘라냈다.

많은 양을 수확하기보다 나무당 열리는 열매를 적게 해 사과 품질을 좋게 하려는 시도였다.

김 대표의 이런 노력으로 홍로원 사과는 금세 유명세를 탔고 8년 전부터 백화점 등에서 명품 사과로 인기를 끌고 있다.

◆ 효율성 높이기 위해 경영기법 도입 = 김 대표는 지난해 홍로원을 법인화했고 홈페이지(www.honglowon.com)를 개설했다.

올 상반기에는 전문 컨설팅업체로부터 마케팅과 경영에 대한 컨설팅도 받을 계획이다.

농장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올해 1만5000평 내지 2만평 규모 용지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매출 규모를 6억원 선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대표는 유통경로도 다변화했다.

도매상을 통해 유통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전문 택배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소비자에게 직접 사과를 배달하는 형태로 경로를 넓혔다.

이에 따라 사과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는 홈페이지에 접속해 주문을 하면 바로 다음날 사과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사과 수확기인 9월부터 이용이 가능한데 유통마진이 빠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김 대표는 "농업을 생산에 국한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개선해야 하고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하는 분야가 농업"이라며 "새로운 품종ㆍ농법이 나왔는지, 소비자는 어떤 상품을 원하는지 등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부터 서울디지털대학교에서 마케팅을 공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시장 개방이 되면 해외에서 값싼 농산물이 들어올텐데 가격 측면에서 우리 농업이 불리하다"며 "하지만 고급화 등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농산물 특화 개발땐 국산도 경쟁력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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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시대…농업, 승리를 꿈꾼다 / 경영마인드 이젠 필수◆

농산물 시장 개방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농업에도 기업경영 방식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데는 정부나 전문가들 모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영세농에서 벗어나 농가를 기업 형태로 발전시키고 전문경영기법 도입, 컨설팅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저가 수입농산물에 맞서기 위해서는 고급화 브랜드화를 이용해 상품을 특화시켜야 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일본 등으로 수출 길도 넓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한국농업의 개선방향이다.

이런 방식으로 재배된 오이, 파프리카, 백합, 장미, 수박, 배 등 상당수 품목들이 실제로 일본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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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업을 탈바꿈시키기 위해 농림부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선 농민들이 농사에 경영 개념을 도입할 수 있도록 농업인, 농업법인 경영주 등을 대상으로 경영혁신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대기업 전문연수기관의 위탁교육 등을 이용해 조직화 능력, 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와 함께 농림부는 지역영농조합 등이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도록 독려하고 있고 회계ㆍ경영전문가 등을 전문인력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농산물의 고급화 브랜드화도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

농림부는 농림기술개발사업에 농업인 등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신지식농업인 등이 연구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 농산물 브랜드는 5000∼6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소비자의 인지도나 충성도는 다른 제품군에 비해 낮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브랜드를 활용한 마케팅도 지원하고 있다.

농업법인 등을 대상으로 우수한 브랜드를 선정해 자금 지원 등 혜택을 주고 있다.

경영개선을 통해 효율성ㆍ품질 개선을 이루고 이렇게 향상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도 겨냥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천지원, 상추ㆍ케일 팔아 年 25억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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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시대…농업, 승리를 꿈꾼다 / 경영마인드 이젠 필수◆

전북 김제시 백산면 천지원 농장에 들어서면 비닐하우스가 아파트처럼 길게 줄을 지어 있다.

노천의 밭에서는 새싹이 돋아나는 4월 중순이지만 비닐하우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케일, 청경채 등 신선 채소가 벌써 새파랗게 영글어 있다.

이곳이 전남ㆍ북 지역에 집중적으로 신선채소를 공급하면서 지난해 40명의 직원으로 25억원의 매출을 올린 천지원 농장이다.

천지원 농장의 상품들은 농약 대신 퇴비로 길러지는 유기농 채소다.

채소 품질도 높지만 이곳은 유통단계를 개선하기 위해 할인마트에서 직영점을 운영하는 점이나 순익 중 절반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병귀 천지원 대표(47)가 귀농을 결심한 것은 1990년. 자연식을 계속하고 건강이 호전되는 것을 체험한 후 농사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농약 대신 좋은 퇴비로 길러낸 상추를 첫 상품으로 내놨지만 도매시장의 가격 등락이 심해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다.

5년간 빚이 2억원으로 불었다.

5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상품을 규격화하는데 성공해 자신감이 붙었다.

또 깻묵과 쌀겨, 동물 부산물을 섞어 2년간 발효시킨 고급퇴비를 주자 채소 잎에서 윤기가 반짝반짝 났다.

이 결과 상추, 신선초, 케일이 유기재배 품질인증 마크를 달게 됐다.

품질을 높이고 나자 문제는 판로확보였다.

김 대표는 "인지도를 높여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를 뚫기 위해 무작정 유기농 인증마크가 붙은 농산물을 나눠주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김 대표는 대형마트 등에 납품하는 길을 찾아냈다.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유통단계를 좀더 단순화해야 판매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 대형마트를 설득해 직판점 설치를 허락받았다.

현재 광주 등지에서 천지원이 직원을 파견해 판매활동을 하는 직판장은 12개에 달한다.

김 대표는 제품 차별화와 경영개선을 멈추지 않았다.

예를 들어 다품종ㆍ소량포장 제품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다양한 쌈야채를 공산품처럼 깔끔하게 포장한 뒤 이를 `유기농 쌈야채 종합세트`란 이름으로 내놨다.

또 김 대표는 2002년에 인근 소규모 농가들과 함께 영농조합법인을 세우고 농가마다 특화시킬 수 있는 작물을 생산하도록 해 이를 유통시켰다.

천지원 농장의 재배면적은 비닐하우스 4만평을 포함해 총 8만여 평에 달한다.

여기서 40여 가지, 연간 980t의 유기농산물을 생산해 전주 광주 익산 목포 순천 등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천지원 농장의 매출은 25억원, 순익은 2억원이었다.

순익 중 절반 이상은 위생관리 시설을 만들거나 농산물을 연구하는 데 재투자됐다.

농업을 기업경영으로 보기에 가능한 일이다.


1촌 1명품 만들고 스타농업인 10만명 양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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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SERI 연중기획 (8) / FTA시대…농업, 승리를 꿈꾼다◆

농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기준으로 2.9%에 불과하다.

10년 전인 95년 5.5%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같은 기간 농가 부채는 3배 가까이 늘었다.

95년 농가당 916만원이었던 농가 부채는 2005년 2721만원으로 증가했다.

총가구에서농가가 차지하는 비중도 8%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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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업의 추락을 보여주는 수치들이다.

더욱 큰 문제는 농민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있다는 것. 5년 후 생활수준이 지금보다 나아질 것으로 내다본 농민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는 농민들의 절망감을 반영한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농업도 개방 물결을 피할 수 없게 되면서 위기감은 더욱 높아가고 있다.

◆ 낙후한 농업ㆍ농촌 현실 = 미국 프랑스 등 대부분 선진국은 농업 경쟁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 경제에서 제조업 비중이 커지면서 농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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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농업이 경쟁력 상실과 위기에 빠진 것은 결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농업이 낙후된 가장 큰 이유는 개방과 경쟁이라는 시장 흐름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95년 WTO 체제에 돌입하기 훨씬 이전부터 농업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다.

농어촌 구조개선 대책 42조원, 농특세 사업 15조원, 농업 농촌 발전계획 45조원 등 92년부터 2006년까지 130조원이 넘는 예산이 농업에 투입됐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19조원 규모 투ㆍ융자 사업도 진행중이다.

정부는 그동안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시장 평가는 냉담하기만 하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로 "투ㆍ융자 사업을 경제성을 냉정하게 따진 경영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고 농업인을 도와주는 지원성 사업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농업계 역시 정부 보호와 지원에 의존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런 와중에 농산물이 본격적으로 수입되면서 농산물 가격 하락과 농업 경쟁력 추락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농촌도 상품` 패러다임 전환 필요 = 농업 전문가들은 한국 농업이 절망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한다.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개방과 무한 경쟁에 노출됐지만 주변 환경은 오히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주장도 많다.

매일경제신문과 삼성경제연구소는 `희망 있는 농업 농촌`을 만들기 위해서는 패러다임 전환이 급선무라고 보고 5가지 제언을 내놨다.

전통적인 농업 범주에서 벗어나 농업을 바라보라는 것이 핵심이다.

민승규 삼성경제연구소 박사는 "큰 그림에서 정부 의존형 농업에서 시장 지향적이고 개성 있는 농업으로 전환하고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농촌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농촌이 먹을거리를 재배하는 곳이 아니라 환경과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 개념으로 인식해 `농촌도 상품`이라는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자연환경 역사 문화 환경 등을 정비해 퓨전형 농촌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다.

주5일 근무제 시행과 웰빙 열풍이 불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시장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농촌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을 쉽게 짓도록 농가전용허가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는 문화적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한 전원형 농촌 소도시 개발을 유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이 같은 퓨전형 관광상품에는 기업도 참여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과 농촌을 연계해 `1촌 1명품` 만들기 운동을 전개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촌 마을을 관광상품화하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농산물을 개발해 경쟁력을 집중하는 방안이다.

농촌과 연계한 기업은 농산물 개발ㆍ유통ㆍ마케팅ㆍ판매에 기업 노하우를 전수해 농촌에도 경쟁과 기업가 정신을 북돋는 계기가 될 수 있다.

◆ 명품 농산물과 벤처 농업에 집중 = 명품 농산물은 개방으로 확대되고 있는 외국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해 24억달러 수준이었던 농산물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안은 `명품 농산물`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수출로 일본시장을 70% 장악한 한국산 파프리카가 대표적인 명품 농산물로 꼽힌다.

주변 국가와 함께 `국제 농업박람회`를 개최해 동양의 신비로움을 상품으로 개발하는 전략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에서 농업에 바이오(BT)를 접목해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는 전략도 절실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농업 바이오산업을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10% 이상씩 성장시키면 2012년에는 종자사업에서만 5000만달러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농림 바이오산업 규모도 5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고령화로 쇠락하고 있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10만명 스타 농업인` 육성도 필요하다.

1촌 1CEO 양성을 위해 경쟁력 있는 젊은 농업인을 집중 지원하자는 것이다.

이미 벤처 농업인들이 중심이 돼 `베세토 농업포럼`을 운영하고 있고, 한ㆍ일간 농업 심포지엄이 열리는 등 국제 교류가 시작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충분한 제언이다.

정부는 119조원 투ㆍ융자 사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을 감안한 계획을 수립하고 지방자치단체 역량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승규 박사는 "이 같은 전략이 제대로 추진되면 2012년에는 농업도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인식되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협동조합이 제역할 해야 농업 발전

◆매경-SERI 연중기획 (8) / 희망있는 농업 `끝장토론`◆

농업ㆍ농촌을 비교우위 측면에서만 보지 말고 다원적 기능을 인정해 본질적 가치를 봐야 한다.

국가균형발전은 도시와 농촌간 균형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20년 동안 농업 구조조정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전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효과는 별로 없었다.

2013년까지 농업에 투자하기로 한 119조원도 농림부 기존 예산이 대부분인데 마치 별도 예산을 투입하는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싫든 좋든 개방이라는 대세를 거스를 방법은 없다.

정부는 일률적인 지원보다는 자생적으로 노력하는 농민을 적극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또 협동조합이 제 기능을 해야 한다.

농협중앙회가 협동조합 본연의 제 기능을 하지 않고 대형화만 지향하는 건 옳지 않다.

[윤석원 중앙대 교수]

고부가 농산물 재배하면 충분히 승산◆매경-SERI 연중기획 (8) / 희망있는 농업 `끝장토론`◆

농업 경쟁력을 농업 영역 안에서만 찾을 게 아니라 바이오(BT) 정보통신(IT) 등 다른 산업과 접목해 키워야 한다.

농업에 문화적 감성적인 요소를 접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농업에 대한 투자가 하드웨어,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는 데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사람을 키우는 소프트웨어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

어차피 개방은 대세지만 대응 전략을 잘 마련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농산물을 단순 먹을거리가 아니라 품질 서비스 기능을 추가한 고품질ㆍ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봐야 한다.

또 농업에 내재된 다원적 기능을 잘 개발해 농촌관광과 같은 수요를 만들면 농가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양주환 경희사이버대 교수]

일본처럼 농가소득 안정장치 필요◆매경-SERI 연중기획 (8) / 희망있는 농업 `끝장토론`◆

`개발의 역설`이란 용어가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늘수록 농업에 대한 국가의 보호는 강화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농업을 선진국으로 가는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봐야 한다.

농업 구조조정은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돼야 한다.

농산물은 이미 대부분 개방돼 있다.

관세율을 얼마나 낮추느냐가 관건이다.

수출산업도 농업을 양보해 수출을 늘리는 전략보다 기술개발을 통해 품질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농업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캐나다와 일본처럼 농가 단위소득 안정장치가 필요하다.

앞으로 농업은 토지와 인력에 의존하던 전통적인 개념에서 기술 자본 아이디어가 결합하는 종합산업 개념으로 변화할 것이다.

[전찬익 농협경제硏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