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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_경제

CMA 위험한 상품인가?

최근 은행권 인사 한 사람을 만났는데 대뜸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대한 불만부터 털어놨다. CMA에 자금이 몰리면서 은행 자금난이 벌어졌고, 그 결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폭등했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이 CMA에 쏠린 자금을 운용하다가 손실도 봤다더라"며 "원금 보장도 안 되는 위험한 상품"이라고 으름장도 놨다.

 그동안 CMA에 대한 위험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2001 년 머니마켓펀드(MMF) 수익률이 떨어지자 대량 환매가 일어났던 '펀드 런' 현상이 재발될까 염려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전체 CMA 시장에서 70%를 차지하는 RP형 CMA 상품구조를 잘 뜯어보면 그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다. 이 상품은 고객이 맡긴 돈으로 만기가 짧은 채권에 투자한다. 최근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에 증권사도 투자 손실이 크게 발생했다. 이런 와중에 CMA 규모는 커지고 있으니 위험은 늘어나는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RP형 CMA는 위험을 투자자가 아닌 증권사가 떠안는 구조다. 증권사는 고객에게 확정금리를 약속하고 자신들은 투자를 통한 수익을 얻는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최근 채권값 하락 손실을 자신들이 떠안았다. 이러다 증권사가 망해도 투자자들은 증권사가 투자한 채권을 담보로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채권 원금을 받는다. 고객은 채권투자 이상의 위험은 없는 셈이다.

 은행권에서 제기하는 비판은 증권사에 '쓴 약'임에 틀림없다. 최근 증권사들이 과욕을 부리다 파생상품 거래에서 손실을 본 사례도 있었기 때문이다.

투 자자에겐 어떨까. 다행히 CMA는 은행권에서 욕하는 만큼 큰 위험을 갖고 있진 않다. 그럼에도 CMA 투자자들은 거래 증권사가 채권에 투자하다 손실을 보고 심지어는 부도가 날 위험도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증권사들은 CMA 고수익성을 알리는 데 99시간을 쓴다면 1시간은 위험성을 알리는 데 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