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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jw브라우저 - 토종 웹브라우저 리뷰, 비하인드 스토리

윈도우 사용자에게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는 '웹브라우저'의 또다른 이름이나 다름없다. 한때는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가 영광의 권좌를 차지하기도 했다. '불여우'란 애칭으로 불리는 모질라재단의 '파이어폭스'도 요즘 인기가 치솟는 웹브라우저다. '오페라'도 자신만의 왕국을 구축하며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매킨토시 사용자라면 '사파리'를 먼저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허나, 이들만으로 웹브라우저 영토를 온전히 채울 수는 없다. 주의깊게 둘러보면 숨어 있는 소수 웹브라우저가 꽤 많다. 그깟 게 뭐 대단하겠냐 싶겠냐만은, 이들도 엄연한 웹브라우저다. 나름 마니아층도 두텁다. 장길석(41) 씨가 만든 'jw브라우저'(jwBrowser)도 그 가운데 하나다. 그것도 꽉 찬 여덟살배기 어엿한 중견 웹브라우저다.
jw브라우저
"당시엔 주로 IE를 썼어요. 그런데 IE는 웹사이트마다 윈도우를 하나씩 띄우다보니, 여러 사이트를 방문하면 브라우저 창이 화면을 꽉 채워 산만하고 어지러웠습니다. 게다가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가 참고용으로 열어뒀던 기존 화면을 밀어내고 열려 불편했어요. 그래서 하나의 윈도우에서 깔끔하게 웹서핑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궁리하다가 생각해낸 것이 '멀티탭'이었습니다."

탭브라우징 지원하는 8년차 토종 웹브라우저

멀티탭은 '탭'을 이용해 한 윈도우에 여러 화면을 동시에 띄워 쓰는 기능이다. 지금이야 IE7이나 파이어폭스 등이 멀티탭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당시 대표 웹브라우저였던 IE에는 이런 기능이 없었다. 소프트웨어 개발 7년차였던 장길석 씨는 답답한 마음에 직접 제품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1999년 12월 손수 제작한 첫 웹브라우저가 인터넷에 공개됐다.

"처음엔 제품 이름을 멀티브라우저(MultiBrowser)라고 지었는데요. 이용자 가운데 한 분이 외국에 이미 멀티브라우저란 제품이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그래서 혼동을 줄 수 있겠다 싶어 'jw브라우저'로 변경한 겁니다."

jw브라우저는 IE7이나 파이어폭스처럼 탭브라우징을 제공하는 국산 웹브라우저다. 자체 엔진을 가진 파이어폭스와 달리, jw브라우저는 IE 엔진을 가져다 쓴다. 그 덕분에 IE에 최적화된 웹페이지를 방문해도 별다른 불편 없이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jw브라우저처럼 IE 엔진을 이용한 웹브라우저로는 국내산 웹마브라우저를 비롯해 외국산 맥스톤, 아반트, 그린 등이 있다.  

그렇지만 jw브라우저가 사랑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용자들은 무엇보다 실행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꼽는다. 요즘에야 PC 성능이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지만, 버벅거리는 웹브라우저에 대한 이용자의 짜증은 여전하다. 장길석 씨는 "처음 만들 때부터 기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속도가 빠른 브라우저를 만들고 싶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 없다"고 jw브라우저의 장점을 자랑한다. 

휴대와 설치, 삭제가 간편한 것도 jw브라우저의 자랑거리다. 실행파일만 USB 메모리에 넣어두고 어디서든 꺼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도에 신경쓰다보니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데는 아직 부족한 편이다. 그 대신 이용자가 원하는 기능은 수시로 반영해 제품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jw브라우저는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이용자가 함께 만드는 웹브라우저"라고 장길석 씨는 소개한다.

"안하무인 요구와 악플, 개발 의욕 꺾어"

실제로 jw브라우저의 공식 사이트로 쓰이는 장길석 씨의 블로그 'jwmx'를 방문하면 제품에 대한 이용자들의 각종 요청을 어렵잖게 발견할 수 있다. 때로는 복잡한 요구나 오류 등에 대해 이용자가 직접 해결방법을 찾아 올려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이용자의 반응이 늘 즐거운 것은 아니다.

"이른바 악플이라도 달리는 날엔 힘이 쭉 빠지기도 합니다. 명령조로 말씀하시는 분도 가끔 계세요. 자존심을 심하게 건드리거나 비꼬는 말투는 제게 큰 상처를 줍니다. 그럴 때면 사실 제품을 계속 만들려는 의지가 많이 저하되기도 하고요."
jw브라우저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

장길석 씨는 1983년 세운상가에서 'Apple II+'를 본 뒤 컴퓨터 프로그램의 세계에 푹 빠져버렸다고 한다. 1992년부터는 SW개발 업무에 본격 뛰어들어 지금에 이르렀다. jw브라우저 외에도 그가 개발한 프로그램은 여럿이다. '구글 노트북'이나 'MS 원노트'처럼 간단한 메모를 할 수 있는 탐색기 형태의 'jw프리노트', 전화번호부인 'jw폰북', 연도별로 오늘 날짜에 한 일을 적고 알아보는 'jw다이어리', 애플컴퓨터의 대시보드와 비슷한 'jw핀보드'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도 PC에 필요한 액세서리같은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 소박한 꿈이 있다면, 다른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을 계속 내놓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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