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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_경제

[데이비드 필링 David Pilling]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경제적 위기가 더 위험하다.

몇마디 덧붙이자면, 나는 코로나보다 경제적 위기쪽에 더 많은 우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의 의사결정하시는 고위공직자분들, 언론인들, 학자들, 의사분들 같은 경우는 락다운이 길어져도 솔직히 별 피해볼 게 없는 경우가 많다. 일자리를 잃겠어? 수입이 줄겠어? 아니면 집안에 식당에서 알바하는 가족이 있겠어? 그러니까 이런 분들은 코로나 막는데 더욱 집중하고 실업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는 그냥 A4용지 보고서 위의 숫자로만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2008-2009년 금융위기때 미국인 17만명이 '절망'으로 사망했다고 함) 

예전에 2차대전때 인도 벵갈지역에 가뭄이 들었다. 식량을 항구로 수입해와야 하는데, 하필 일본군이 인도로 쳐들어오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일본군에게 그 식량이 넘어갈까봐 수입을 금지시켰다. 결국 영국은 인도에서 일본군을 몰아냈고 2차대전 승리를 하긴 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서 학자들이 연구해보니 그때 그 식량난으로 인해서 인도인 약 3백만 명이 아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전쟁에서 이기겠다고 취한 수출입 락다운 조치가 오히려 훨씬 더 많은 희생자를 낸 것이다. 그래서 인도에서는 처칠을 히틀러나 다름없는 악마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마찬가지로, 현재의 경제 락다운 조치는 너무 과도할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대한민국 상류층 의사결정자들의 이해관계를 생각해보면 그들은 실업 예방보다는 코로나 예방에 더 무게를 실을 수 밖에 없다. 균형추가 저쪽으로 너무 기울어져있을 수 있다.​

(일례로 오늘 정부가 발표한 보조금 지원 기준안도 보면, '4인가족'을 기준으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요즘 대한민국에 4인가족은 그리 많지 않다. 전체 가구의 17%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다 1, 2, 3인 가구다. 하지만 공무원들 본인들은 다 안정적으로 평생직장 누리며 4인가족 만들어 살고 있으니, 남들도 그런 줄 알고 무슨 정책을 새로 만들어도 다 4인가족 기준으로 얘기하는 것이다. 공무원들은 우리와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트럼프가 '문제(코로나)보다 해결책(사회적 거리두기)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말한 바가 있다. 경제가 위축되면 실업자가 양산되고 그로 인해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였다. 특히 저개발국가, 저소득층, 젊은층, 비정규직일수록 피해가 클 것이다.

 

데이비드 필링 FT 기자가 어제 코로나에 대한 칼럼

 

In poor countries, the lockdown cure could be worse than disease

Instructing people to stay at home is to confine millions to cramped housing

www.ft.com

- 인도, 남아프리카 등에서도 코로나 막으려고 시민들을 자발적/강제적 자택격리로 두고 있음. (락다운)

- 그런데 못사는 나라일수록 락다운 걸기가 어려움. 라고스/뭄바이/마닐라 같은 도시는 수백만명이 슬럼가에 밀집해 산다. 방 하나에 성인 일고여덟명이 자는 일도 흔하다. 상수도 없고 비누 없는 집도 많다. ​즉 그런 나라에서는 사람들을 집에 가두는 게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라 '사회적 압축하기'가 되는 거다.

- 경제적으로도 타격이 크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세금 안 내는 비공식경제 규모가 크다. 농사 같은 일이라도 할 수 있으면 다행인데, 길거리 가판대에서 양말이나 프라이팬 같은거 팔고 구두 닦아주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던 사람들은 락다운 때문에 당장 생계가 막막하다.

- 코로나에만 의료자원을 투입하다가 다른 병에서 풍선효과로 사망자가 더 나올 수도 있다. 콩고는 2019년 홍역으로 6200명이 죽고 말라리아로 17000명이 죽었다. 거기다가 경제마저 무너지면 식중독, 영양부족, 영아사망이 훨씬 늘어날 거다.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 결국 락다운, 사회적거리두기라는 건 웬만큼 잘 살고 웬만큼 의료복지가 잘 되어있고 코로나 검사능력도 갖춘 나라에나 도움되는 얘기다. 나라가 일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해줘야 락다운도 가능하다.​

- 물론 인도나 남아공 사정도 이해는 간다. 아직 불확실성이 너무 크니까 코로나로 인한 사망이 많을지 경제적 피해로 인한 사망이 더 많을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일단 락다운부터 하고 보는데.​

- 내년쯤 되면 통계가 나와서 확인할 수 있겠지. 2019년 인도에서는 990만 명이 죽었고 아프리카에서는 1040만 명이 죽었다. 2020년 사망자 수치는 여기서 더 올라갈지 내려갈지 한번 지켜보자. 물론 그렇다고 해도 그 원인을 파악하기란 아주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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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부터 3월 22일까지 전 세계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는 1만4000명인데 같은 기간 전체 사망자는 1200만 명. 심장병/암/교통사고/에이즈/자살로 인한 사망이 각각 코로나로 인한 사망보다 훨씬 많음. 

· TV를 보면 이탈리아가 코로나 때문에 쑥대밭이 된 것처럼 보도하지만 사실 코로나는 현재 이탈리아인 사망원인 중 8위에 불과. 중국에서는 더 낮음. 코로나가 피크를 쳤던 2/3월에도 코로나는 중국 내 사망원인 49위에 불과.

· 중국 우한시가 코로나 지옥인 것 같았지만 2020년 우한시 전체 사망자 중 코로나 사망자는 2%밖에 안 됨.

· 요컨대, 코로나 사망자수는 다른 사망자보다 많지 않음. 평소에도 우리 지구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사유로 사망하고 있는데 다만 우리가 신경을 안 쓰고 살아갈 뿐.

· 다만 코로나는 전염되는 병. 방역을 제대로 안 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음. 2의 10승이 1000이라는 걸 생각하자. (매주 2배씩 환자가 늘어나면 10주 후에는 1000배라는 얘기) 그러니까 초기 방역이 중요.

· 그런데 사망자 분석은 간접적인 효과까지 고려하면 계산이 좀 복잡해짐. 코로나로 인한 긍정적 간접효과가 있을 수 있음. 중국의 경우, 락다운 기간 동안 대기오염이 줄어서 호흡기질환 사망자수가 대폭 줄었음. 그렇게 살린 생명의 수는 코로나 사망자수의 20배나 될 것으로 추정. 즉 중국의 2/3월은 코로나 덕분에 사망자가 오히려 줄었을 가능성이 높음. (이 블로그에서 내가 진작부터 얘기했던 바. 한국도 마찬가지일 것). ​

· 부정적인 간접효과도 있음. 의료자원이 코로나 처리에만 몰리다보니 다른 응급상황을 가진 사람들이 죽는 경우가 나옴. (대구에서 코로나가 아니라는 이유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안타깝게 죽은 17세 소년처럼.) 또 락다운으로 인해 경제상황이 안 좋아지면 국가 의료보건 시스템이 망가짐. (실업자가 수백만명씩 나오며 가계경제가 파탄나는 것은 별개로 하더라도)

결론:
1) 코로나에 너무 패닉하지 말자. 다른 병도 많다.
2) 그래도 조심은 하자.
3) 코로나로 인한 직접 피해자(감염자와 사망자)도 챙겨야 하지만 간접 피해자(대구 소년, 실업자)도 챙겨야 함.
4) 어쨌든 코로나는 현재진행형인 비극인데, 벌써부터 뭘 잘했다고 자화자찬하는 정치인들은 찍어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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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로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전례없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산유국은 유가 폭락의 충격이 더해지면서 조만간 부도 사태를 볼 수 있다는 경고음도 나온다. 브라질에서 인도, 한국까지 시장대응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일시 회복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머징 시장의 흔들림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CNBC 등에 따르면 최근 지난주 이머징마켓 증시 반등 폭은 2년 만에 최고였다. 브라질, 인도, 한국 등에서 코로나19 대응책을 속속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화부문과 주식부문의 JP모건 가격변동성지표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이다. 아직도 불안함이 가시지 않고 있는 것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이머징시장 이코노미스트 에드워드 글로솝은 "국가 부도의 가능성이 사상 최고"라며, "이머징국가 일부는 이미 경제 부양 정책과 코로나19 예방 정책으로 감내 수준을 넘는 지출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그 대응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가운데 보건 정책 비용은 감내 수준을 넘어서 더욱 사정이 어렵다. 특히 산유국은 현재 국제 원유가격이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내려가 더욱 그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메리칸센츄리인베스트먼트의 펀드매니저 압델락 아주리오우는 "투자자들이 이머징 마켓을 기피하고 있어 자금이 많이 이탈했다"면서 "이머징 국가가 하나 둘씩 부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AMP캐피탈의 네이더 나이미는 "아시아 이머징 마켓의 주식, 채권, 통화는 양호한 국제수지와 코로나19에 대한 초기대응 등으로 비교적 선호하고 있다"며, "라틴아메리카는 저평가돼 약간 매력은 있지만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시기에 진입했기 때문에 국제수지와 재정적자로 매우 위험한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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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이머징 마켓(신흥시장) 경제가 69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 금융정보업체인 레피니티브 등의 자료를 종합해 올해 신흥 시장의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믿을 만한 집계가 시작된 1951년 이후 신흥시장 경제의 첫 역성장이라고 전했다.

특히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지난 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신흥시장의 경제 성장률을 -1.7%로 전망했다. 나라별로는 멕시코가 -6.0%를 기록하고 한국(-3.0%)과 중국(-3.0%), 터키(-2.0%), 러시아(-1.5%) 등도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WSJ은 이번 사태가 신흥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은 1980년대의 남미 외채 위기, 1990년대의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출처: indizioinvesting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