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통화를 유지한 덕분에 유로존 재정위기 비켜가게 됐다.
2004년 유럽연합 가입과 동시에 유로화 도입에 합의했던 폴란드에서는 최근 유로존에 불어닥친 재정위기 이후 유로화 도입을 무기한 늦추고 있다. 자국 화폐가 바람막이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폴란드가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됐을 때만 해도 정부는 물론 국민 대다수는 가능한 빨리 유로화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유로존 재정 위기로 유로화가 ‘문제아’로 전락하면서 이 계획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전했다.
현재 27개 EU 회원국 중 17개국이 유로화를 쓰는 유로존에 속한다. 유로화는 한때 경제적 성공으로 가는 티켓처럼 여겨졌다. 유로화를 도입한 국가는 저리로 돈을 빌려 이를 기반으로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자국화폐 즐로티(zloty)가 성공의 열쇠로 여겨지고 있다.
2008~09년 금융위기 당시 즐로티 가치가 떨어지면서 폴란드는 국내 생산품 가격을 낮게 유지해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또 현재 즐로티 덕택에 폴란드는 유로존 재정위기의 혼란을 겪지 않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폴란드가 유로를 도입했을 때보다 연간 약 2% 더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인구 3800만 명인 폴란드는 EU 회원국 중에서는 영국 다음으로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큰 나라다. EU 회원국 중에서는 수출과 내수에 힘입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유로존 국가들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달리 폴란드는 올해 2.5%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때문에 2008년에만 해도 폴란드 총리는 2011년 유로존에 합류할 것임을 자랑스럽게 발표했으나, 현재 유로화 도입 계획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폴란드 여론조사 기관인 CBOS에 따르면 유로화 도입을 반대하는 국민 비율이 2002년 22%에서 지난 1월 60%로 늘었다고 한다.
이미지: iforexnews.com, ceefinancialhub.eu
폴란드 외무장관은 자국 내 분위기를 “매력은 줄고, 위험은 늘었다”고 요약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유로 도입을 고려하고 있지만 당분간 국회에서 새 화폐 도입을 위한 투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pochtimes - 문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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