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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살이

햇빛반사 잘하는 식물로 지구온난화 늦춘다

초미세 잔털 가진 식물, 햇빛 더 많이 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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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의 속도를 늦추는 새로운 방법이 나왔다. 빛을 많이 반사하는 식물을 심는 것이다.

올 겨울에는 봄 같은 날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린 것은 새해 초 며칠 동안뿐이었다. 요즘 날씨를 보면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지구온난화가 우리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진 않다.

반면 북극의 얼음이 점점 사라지면서 북극곰은 물에 빠져 죽어가고 있다. 개구리와 같은 양서류들 상당수가 지구온난화로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앞으로 50년 이내에 지구에 사는 생명체의 1/3이 사라질 전망이다.

지구 생명체에게 이처럼 급박한 상황에서 과학자들은 그동안 지구온난화를 막는 몇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그 중 하나가 바다에 철을 뿌리는 것이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한다. 따라서 식물성 플랑크톤이 늘면 지구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일 수 있다. 철은 식물성 플랑크톤의 수를 늘게 해주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과학자들이 내놓은 또다른 방법은 태양막을 치는 것이다.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빛을 줄여 지구의 온도를 낮춘다는 것이다. 과학자는 이 방법을 화산폭발에서 착안했다. 화산이 폭발하면 막대한 양의 화산먼지로 인해 태양빛이 가려져 오랜 기간 동안 지구의 기온이 낮아진다. 특히 화산폭발에서 분출된 황산 입자는 대기 중의 성층권으로 들어가 햇빛을 잘 반사한다. 바로 이 황산 입자를 성층권에 뿌려 태양막을 인공적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태양막을 극단적인 처방으로 생각하고 있다. 대기 중에 황산 입자를 뿌렸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무엇인지가 밝혀지지 않았다. 이뿐 아니라 햇빛을 더 많이 반사한다는 원리를 쓰는 태양막은 지구의 강수량을 상당량 줄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특히 적도지방에서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게 된다.

미국 어바인에 위치한 캘리포니아대학의 과학자들은 태양막의 이같은 단점을 없앨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지난해 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 지구물리학 학회에서 내놓았다. 햇빛을 많이 반사하는 식물을 심자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크리스 도티라는 대학원생을 중심으로 한 연구팀은 이 방법으로 평균 1℃ 정도 기온을 낮출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잎에 초미세의 잔털을 가진 식물이 보통 식물보다 3-5% 정도 햇빛을 더 많이 반사한다. 따라서 초미세 털을 가진 식물을 대량으로 심으면 태양막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이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식물이 현재 미국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다고 했다. 그 식물은 콩의 한 품종이다.

연구팀은 이 식물을 위도 30-60도의 지역에 심을 것을 제안했다. 햇빛을 많이 반사시키면 적도지방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도 30-60도 지역에만 식물을 심을 경우 강수량의 변화가 미미할 것이라는 계산을 얻었다. 그 결과, 이 지역에서는 평균 1℃ 정도의 기온하락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소식은 영국의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 1월 9일자, 영국의 신문 가디언지 1월 8일자에 게재됐다.

어쩌면 앞으로 식물을 심을 때도 햇빛을 얼마나 잘 반사하느냐를 따져야 할지 모르겠다. 지구온난화를 극복하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