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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살이

옥수수보다 5.4배 에탄올을 생산하는 잡초

사이언티픽 아메리카 최신호 보도

“옥수수보다 재배 더 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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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수수보다 효율이 더 높은 에탄올 에너지를 양산하는 것으로 밝혀진 풀

지구가 뜨거워 지고 있다. 지구촌의 재앙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고 화석연료 석유를 쓰지 않고 원시시대 자연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에너지는 쓰되 지구 온난화 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무공해 에너지 가운데 에탄올이 있다. 최근 브라질을 비롯해 남미 국가들이 옥수수를 무공해 에너지인 에탄올로 가공하는데 성공해 차세대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말이 많다. 그래서 국제선물시장에서 옥수수 값이 폭등했다. 옥수수는 가축의 사료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중요한 주식이다. 옥수수를 에너지로 쓰는 것에 대해 반발이 많다.

그러면 옥수수가 아니라 그저 한정 없이 자라는 잡초나 풀(grass)을 에너지 에탄올로 쓰면 어떨까? 그것도 옥수수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미국은 이러한 잡초가 옥수수보다 무려 540%가 더 많은 에탄올 에너지를 배출하는 풀을 발견했고 키우는데 성공했다.

미국의 유력 과학 주간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카>는 1월9일 발간한 최신호 인터넷 판에서 톱기사 “Grass Makes Better Ethanol than Corn. 풀이 옥수수보다 더 좋은 에탄올을 양산할 수 있어”를 통해 인간이나 가축이 먹는 사료가 아닌 그저 방치한 채 자라는 풀 속에서 옥수수보다 훨씬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에탄올을 생산해 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수 년생 풀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
미국 네브라스카와 다코타스를 비롯해 미국 북방에서 자라는 이 풀의 학명은 패니컴 비르게텀(Panicum Virgatum). 이 풀은 다년생 풀(perennial grass)로 일단 씨로 발아가 되면 수 십 년간 자란다. 그야말로 끈덕진 잡초다. 이 잡초가 엄청난 무공해 에너지를 선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옥수수는 1년생 작물이다. 그러나 새로 발견한 풀은 사람의 손길이 필요 없이 무한정 자라기 때문에 재배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게다가 옥수수보다 540배가 되는 에탄올 에너지를 양산할 수 있기 때문에 무공해 에너지로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이 풀이 에너지로 쓸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진단한 것은 미국 농무부(USDA)다. 설사 이 풀이 에너지로 쓸 수 있다 해도 오랫동안 재배가 불가능하다면 에너지 원(源)으로는 빵점이다. 다시 말해서 수확이 고정적이 아니라 들쑥날쑥 한다면 문제가 있다.
그러나 농무부는 네브라스카 농부들과 5년에 걸쳐 23에이커에 달하는 농지를 모델로 실험 배양에 착수한 결과 ‘아무런 문제 없음’의 결과를 얻었다. 다시 말해서 그냥 씨를 뿌리면 무한정 수확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옥수수 에탄올이 아니라 ‘잡초 에탄올’의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농무성에서 근무하면서 이러한 풀 연구에 매달렸던 과학자 켄 보겔(Ken Vogel) 박사는 “봄과 한여름에 습기만 보장할 수 있다면 수확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폭우와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한다면 문제는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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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농무부의 켄 보겔 박사는 오랫동안 풀에서 에탄올을 양산하는 연구에 매달렸다

“伐木 쓰레기로도 에탄올 얻을 수 있어”
보겔 박사는 또 “풀에서 얻는 에너지 에탄올은 옥수수에 비해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현저하게 낮다”며 “일반 화석연료 석유보다 무려 94%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풀을 수확한다 해도 생태계에 커다란 혼란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결론도 얻었다.

에너지는 수급(需給)이 안정돼야 한다. 문제가 되는 이 풀의 수확도 안정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이 풀을 통해서 얻은 에탄올을 적절하게 저장해서 수급을 조절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한편 미국 농무부와 에너지부(DOE)는 공동으로 12억 달러를 투자해 풀을 에탄올로 만드는 6개 에탄올 정제공장 건설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또 옥수수와 같은 식물에서 무공해 에너지 에탄올을 양산할 수 있다는 데 힌트를 얻은 미국 정부는 벌목(伐木)에서 나오는 목재 쓰레기에서도 에탄올을 얻을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래서 목재 쓰레기 연료 공장을 건설하는데도 5천만 달러를 지원했다.

쓸모 없는 잡초가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에너지를 선사한다는 것은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다. 길가에서 흔히 지나쳐버릴 수 있는 이름 모를 풀들도 인간과 밀접한 인연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따지자면 삼라만상(森羅萬象)이 서로 돕는 인과관계라는 조화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