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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배수진(背水陣)의 유래

배수지진(背水之陣)

[背 등 배/水 물 수/之 갈 지(…의)/陣 진칠 진]

물을 등지고 진을 친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죽음을 각오하고 이하는 것을 이른다.

배수지진(背水之陣)이라고도 한다.


 한고조(漢高祖) 유방이 제위에 오르기 2 년전(기원전 240년) 한신(韓信)으로 하여금 조(趙)나라를 무찌르게 했을 때의 일이다.  


<사기(史記)>“회음후열전(淮陰後列傳)”에 이런 내용이 보인다. 
 [信乃使萬人先行 出背水陣 趙軍望見而大笑].


명장 한신(韓信)이 한(韓)나라 고조 유방(劉邦)의 명령을 받고 장이(張耳)와 함께 병사 수만 명을 이끌고 동쪽으로 진격하여 정형(井형)에서 내려와 조(趙)나라를 치려고 했다. 

조나라 왕과 성안군(成安君) 진여(陳餘)는 한나라가 정형 어귀에 군사를 집결시켜 놓고 공격하려고 하는데, 그 수가 20만 명이라는 것을 들었다. 광무군(廣武君) 이좌거(李左車)가 성안군에게 다음과 같이 건의하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 박순철

“들리는 바로는 한나라의 장군 한신은 서하(西河)를 건너서 위(魏)나라 왕 표(豹)와 하열(夏說)을 사로잡아 연오(連敖)를 피로 물들였다고 합니다. 

이 번에는 장이의 도움을 받아 우리 조나라를 항복시키려고 한다니, 승세를 타고 고국을 떠나 멀리까지 와서 싸우는 그들의 예봉을 막아내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신이 듣기로는 천리 밖에서 군량미를 보내면 운송의 어려움 때문에 병사들에게 주린 빛이 돈다고 합니다.
더욱이 땔나무를 하고 풀을 베어야 밥을 지을 수 있으므로 군사들이 저녁밥을 배불리 먹어도 아침까지 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정형의 길이 좁아서 두 대의 수레도 나란히 지나갈 수 없으며, 기병도 줄을 지어 갈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수백 리를 가야 합니다. 이렇다면 군량미는 반드시 그 후방에 있을 것입니다.
원 하건대 족하(足下)께서 신에게 기습 병사 3만 명을 주시면 지름길로 가서 그들의 군량미 수송대를 끊어 놓겠습니다. 군께서는 물길을 깊이 파고 누벽(壘壁)을 높이 쌓고 진영을 굳게 지켜 한나라 군대와 싸우지 마십시오. 이렇게 하면 적군은 전진해서 싸울 수도 없고, 후퇴하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이때 우리 기습 병사가 적의 뒤를 끊고 적이 약탈할 만한 식량을 들판에서 치워 버리면, 열흘도 못되어서 한신과 장이의 머리를 바칠 수 있습니다. 군께서는 신의 계책에 유의해 주십시오.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적의 두 장군에게 사로잡힐 것입니다.”

그러나 성안군은 본래 기습 작전을 싫어했으므로 이좌거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신은 첩자를 통해 이좌거의 계책이 채택되지 않은 것을 알고는 매우 기뻐하며 군대를 이끌고 정혈 어귀에서 약 30리 떨어진 곳에 야영을 하였다. 그는 밤이 되자 군령을 전하여 가볍게 무장한 기병 2천 명을 선발하고는, 사람마다 붉은 깃발 한 개씩을 가지고 지름길로 산 속으로 숨어들어 조나라 군대를 바라보게 하였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조나라 군대는 우리가 달아나는 것을 보면 반드시 누벽을 비워놓고 우리를 좇아올 것이다. 너희들은 그 사이에 빨리 조나라 누벽으로 들어가서 조나라 깃발을 뽑아 버리고 한나라의 붉은 깃발을 세워라.”

한신은 군사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며 오늘 조나라 군대를 격파시키고 잔치를 하자고 외쳤다. 그렇지만 장수들 가운데 그의 말을 믿는 자는 없었다.

한신은 병사 만 명에게 먼저 정형 어귀로 나가서 물을 등지고 진을 치게 하였다. 조나라 군대는 이 모습을 보고 병법을 모른다며 크게 비웃었다.

새 벽에 한신이 깃발을 들고 북을 치며 정형 어귀로 나갔다. 조나라 군대는 누벽을 열고 나와 오랫동안 격렬하게 싸웠다. 한산과 장이가 거짓으로 북과 깃발을 버리고 강가의 진으로 달아나자, 조나라 군대는 예상대로 누벽을 비워 놓고, 한나라의 북과 깃발을 빼앗으려고 쫓아왔다.

그러나 한신과 장이가 강가의 진으로 들어가자 한나라 군대는 필사적으로 싸웠고, 한신이 앞서 보냈던 기습 병사 2천 명은 그 틈을 타 누벽 안으로 달려들어가 조나라 깃발을 뽑아버리고 한나라의 붉은 깃발 2천 개를 세워 놓았다. 조나라 군대는 한신 등을 이길 수 없었으므로 누벽으로 돌아가려고 하였다.

그러나 조나라의 누벽에는 모두 한나라의 붉은 깃발이 세워져 있었다. 전쟁은 한신의 승리로 끝났다.


  전승 축하 잔치가 벌어진 자리에서 부하들이 한신에게 물었다. 

"병법에는 진을 칠 때 산을 뒤에 두고 물을 앞에 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장군께서는 도리어 물을 뒤에 두고 진을 쳐서 이겼습니다. 

그것은 무슨 진법입니까?"


  한신이 대답하였다.

 "그 역시 병법에 있는 것인데 자네들이 몰라서 하는 말일세. 

'죽을 땅에 빠져야만 살 길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 군사들은 피로가 겹친데다 충분한 훈련도 받지 못했네.  싸우다가 전세가 불리해지면  도망칠

염려가 있기 때문에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수 있도록 배수진을 친 것일세. 

만약 배산임수의 진을 쳤더러면 우리는 이길 수 없었을 것일세."


장수들이 이 말을 듣고 탄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