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J.K. Rowling
해리포터를 처음 첨했던건 2001년. 군대 이등병 시절 개봉했던 해리포터 영화를 처음 보고나서부터였으니 사실 조금 늦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후 급격히 해리포터에 빠져든 나는 1권부터 해리포터 책을 읽어내려갔다. 2003년에 제대를 하자 바로 5권 'Order of the phoenix'가 나왔고, 2005년 뉴욕으로 돌아가자 바로 6월 'half-blood prince'가 나와주었다. 그리고 또 2년의 기다림.. 결국 해리포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7권 'Deathly Hallows'가 세상에 나왔다.
기존의 해리포터 작품들은 몇일만에 다 읽어버리곤 했지만, 이번엔 좀 오래 걸렸다. 발간 바로 다음날 교보문고로 달려가서 원서를 구입했지만, 광고회사 일에다가 음악작업까지 겹쳐서 꾸준히 읽어내려가기란 어려웠다. 게다가 하드커버의 워낙 육중한 무게를 자랑하는 책이라 출퇴근길에 들고 다니며 읽기도 버거운 터였다. 틈날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읽어가기를 어언 몇주.. 드디어 지난 늦은 밤 완독을 마칠수 있었다.
어 떤식으로 결말이 이루어질것인가 2년을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지만 이런식으로 끝날줄은 몰랐다. 알고보면 스네이프는 착한편이다 라는 소문이야 늘 돌았지만.. 덤블도어도 알고보면 사람이다라는.. 덤블도어도 허물이 있다는 스토리 전개는 굉장히 놀라움이었다고 할까. 갑자기 해리포터가 굉장한 전투력을 보유할거라 믿진 않았지만 해리포터는 마지막까지 전혀 판타지 주인공스럽지않은 제로에 가까운 전투력을 뽐내면서도 주인공으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마쳤다.
그래도 이번 7편은 반지의 제왕까진 안되더라도 기존 시리즈중에 가장 많은 전투씬으로 이루어진, 가장 판타지소설스러운 작품이었다. 물론 해리포터는 언제나 추리/미스테리물에 가까웠고 이번에도 여러가지 의문점과 그 의문점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그리고 마지막에 반전이 존재하는 것까지 기존의 패턴을 따르고 있지만.. 최초로 호그와트를 배경으로 하지 않는 작품이라는것과 볼더몰트의 숨겨진 분신들을 찾아 헤매는 전형적인 판타지물의 모험구조등 과거 판타지물과 현대를 적절하게 조합시켜놓은것 같다. 게다가 7권까지 이르며 여전히 지난 1권에서 6권까지에 나왔던 쉽게 넘기기 쉬운 디테일들이 다 7권에서 연결이 되는 부분들에선 감탄이 나올수밖에 없었다. 실제 정말 1권에서부터 이 모든 것들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 롤링의 천재성에 정말 찬사를 보내지 않을수 없을것 같다.
해리포터 일행의 먼 훗날 뒷 이야기까지 나온것은 사실 조금 아쉬웠다. 그것은 팬들끼리 상상력을 펼치도록 내버려두거나 후에 아예 번외편으로 만들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뭐 그래도 좋았다. 권을 더해갈수록 더이상 아이들의 책이 아니게 되었고 사실 7권을 읽으면서도 어린 대여섯살 꼬마들은 읽어도 이해 못하겠다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해리포터와 함께 자라온 아이들이라면 자신만큼 성숙한 해리를 느끼며 그에게 안녕을 고할수 있었을것 같다.
조금 아쉽기도 하다. 이제 더이상 해리, 론, 그리고 허마이오니의 모험을 볼수 없다니.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성 캐릭터인 지니가 너무 조금 나온것도 슬프다. 그러나 현대 판타지 소설의 명작으로 오래오래 남겨진 이 작품을 계속 함께해왔다는 것에 만족하며, 호그와트를 떠나 내가 속한 머글들의 세상으로 다시 돌아와본다.
안녕 호그와트. 그리고 스네이프씨, 나는 당신 마음을 정말 이해해요.
[무명가수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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